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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대선후보 제주도 공약, 왜 판박이처럼?

'조기 대선'의 지역공약 빈약.부실화 우려
차별성 없고, 새로운 것 없고...시민단체도 발끈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4.18 18:36:00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제주도 공약이 발표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실망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정책으로,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신규 공약'은 거의 없고,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늘상적으로 제시돼 온 공약목록들이 그대로 선보이면서 식상함마저 주고 있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조기 대선'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일까.

유력 정당들의 대선공약은 제주특별자치도가 각 정당에 제시했던 '6개 분야 23개 과제'의 대선공약 목록에서 선택적으로 채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대선 후보에 요청한 6개 분야 23개 공약 목록

Ⅰ. 제주환경자산의 세계적 브랜드화

1. 제주경관 보전을 위한 송·배선선로 지중화

2. 제주 세계환경중심도시 조성

3. 제주국립공원 지정

4. 제주여건에 맞는 도 전역 하수처리구역 확대 지정

Ⅱ. 동아시아 문화․관광허브를 위한 인프라 확충

5. 제주 신항만 조기 완공

6. 제2공항 조기개항 및 정주환경 조성

7. 제주해녀 어업문화의 세계화

8. 세계수준의 크루즈 관광특구 조성

Ⅲ. 청정제주 1차산업 경쟁력 강화

9. 감귤산업 혁신을 위한 원지(園池)정비 지원

10. 난지권 종자 종합 관리센터 설치

11. 제주 밭작물 등 농산물 해상운송비 지원

12. 제주형 스마트 비닐하우스 온실과일 클러스터 조성

Ⅳ. 4차 산업혁명 선도 세계적 롤 모델 구축

13. 제주 스마트시티 조성

14. 제주 전기차 특구 및 글로벌 플랫폼 조성

15. 제주형 바이오 6차 산업 육성 클러스터 조성

16. 제주 에너지 자립섬 구축

Ⅴ.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제도개선

17.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

18.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및 특례 확대

18-1. 제주특별자치도 면세특례제도 확대

18-2. 중앙권한 이양 소요비용 반영 법제화

18-3. 구(舊)국도 (지방도)를 국도로 환원

19. 제주공항공사 설립 국가 지원

Ⅵ. 평화와 화합을 위한 현안 과제

20.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및 공동체회복을 위한 지원

21. 제주 4·3 특별법 개정 및 유가족 지원

22.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정상추진

23. 한라에서 백두로, 남북화해·교류 시범사업 추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8일 제주도를 방문해 발표한 공약은 4.3문제해결에 있어 ''의지'가 강조된 것을 제외하고는, 원희룡 도정에서 제안한  공약목록과 거의 비슷하게 제시됐다. 

문 후보 공약은 △제주특별자치도 제도적 완성 △동북아시아 환경수도로의 도약 △1차산업 경쟁력 강화 △제주 제2공항과 신항만 조기개항 지원 △4.3특별법 개정과 희생자 배.보상 적극 검토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원 등 5개 분야로 제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분야에서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 조속 시행, 면세특례제도 확대, 시장직선제나 기초자치단체 설치 등 관련 자치조직권 특례 규정 등을 약속했다.

자치조직권 특례는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요구됐던 것이고, 나머지 사안들은 특별법 제도개선때마다 정부에 요구돼 온 내용들이다.

원희룡 도정이 제안했던 특별자치도 분야 대선공약 목록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문 후보의 '환경수도 공약'의 내용도 제주국립공원 지정과 제주경관자원 보전을 위한 송.배전선로 지중화 사업 지원, 하논분와구 복원 추진, 탄소없는 섬 실현을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모두 늘상적인 제주도의 환경관련 이슈들이다.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다. 제주국립공원 지정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논제에 대한 의견도 덧붙여 설명함이 없다.

경관보전을 위한 송.배전선로 지중화사업을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탄소없는 섬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풍력발전기기 건설과 대치되는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설명없이 공약만 나열했다.

송.배전선로 지중화와, 지상으로 세워지는 풍력발전기기는 분명 대립적이고 모순된 정책내용임에도 말이다.

1차산업 분야에 있어 감귤산업 및 밭작물 경쟁력 강화, 제주농산물 해상 운송물류비 지원 등은 대선이 아니라 총선 등에서도 늘상적으로 공약으로 제시됐던 내용들인데 이번에 다시 '재탕'됐다.

문 후보가 분명하고 강한 의지가 표명한 정책은 제주4.3 관련이었다.

제시된 정책은 그동안 제주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수형인 진상규명이나 유족신고 상설화, 배.보상 추진 등의 범주이나, 문 후보가 직접 4.3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하며 내년 4.3추념식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이 주목됐다.

그러나 공약발표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부른 것은 제주 제2공항과 신항만 건설과 관련한 입장이었다.

제2공항 문제는 입지선정의 절차적 문제에서부터 부실용역 문제로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시민사회단체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 후보는 현 제주공항의 포화상태에 따른 공항확충의 시급성을 언급하며 '조기개항'에 초점을 맞춰 공약을 제시햇다. 사업추진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전제로 한다고 밝히면서도, 결국은 '제2공항 조기개항 지원'으로 귀결됐다.

공군기지 연계논란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제2공항 부실용역 논란이나 공군기지 연계 의혹의 문제를 제기해온 지역주민들이나 시민사회단체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대규모 탑동해상 매립이 수반되는 제주 신항만 건설과 관련해서도 환경성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으나, 문 후보는 현재 추진 중인 신항만 완공시기를 앞당겨 조기 개항하고 고부가가치 해양레저관광산업 육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이나 갈등 등 사람을 중심으로 한 문제해법 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우선점을 두고 졉근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지역주민들의 반대투쟁 등에 대한 언급도전혀 없었다. 

시민사회단체가 문 후보의 공약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헛공약", "민심과 상반되는 최악의 공약"이라는 날선 비판을 가했다. 

아무리 시간적으로 촉박한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번 문 후보의 제주도 공약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새로운 것도 없고,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도 찾기 어려운 '판박이' 공약 일색으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제주도당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 선대위 조직의 '화려함'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현재까지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제안한 공약에 대해 전면 수용한다고 밝힌 정당은 정의당 제주도당이 유일하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전체적인 틀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제주도정의 공약제안 목록을 상당부분 반영하면서 '항공요금 인가제 도입', '외국인관광객 전세기 인센티브 지원', '제주대학교 약학대학 설립' 등 일부 차별성을 둔 공약을 1차적으로 발표했다. 앞으로 안철수 후보의 제주방문 시점에 최종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 후보의 공약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공약이 최종 어떻게 제시될지 주목된다 .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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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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