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인천형무소 수용인의 증언, "이유도 모르고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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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인천형무소 수용인의 증언, "이유도 모르고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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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열린 완전한 4.3해결을 위한 4.3역사증언 및 제주4.3 인천형무소 수형희생자 실태조사 보고회에서 수형희생자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 4.3당시 어린 나이에 영문도 모르고 인천형무소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던 수형희생자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28일 오후 2시 제주시 하니호텔 별관 2층 회의실에서 '완전한 4.3해결을 위한 4.3역사증언 및 제주4.3 인천형무소 수형희생자 실태조사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인천형무소에 수형됐던 수형희생자 당사자인 현창용, 박동수, 양근방, 양일화 할아버지들을 비롯해, 4.3유족회 회원 등 200여명이 자리했다.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는 1부에서 인천형무소 수용희생자들에 대한 조사결과 보고가 이뤄졌으며, 2부에서는 수형희생자 중 생존자들의 증언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증언에는 현창용, 박동수, 양근방, 양일화 할아버지가 나와 69년 전 겪었던 4.3의 아픔을 증언했다.

당시 제주읍 노형리에 거주하던 현창용 할아버지(당시 16세)는 "한밤 중 잠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 구둣발로 걷어차 깨어났다"면서 "영문도 모르고 일어나니까 경찰이 저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공산주의나 좌익, 이북에 대해 알지도 못하던 현 할아버지는 경찰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해야 했고, 밥 해주는 아주머니의 '경찰히 말하는 대로 해야 살 수 있다'는 조언에 경찰의 자백서로 추정되는 종이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현 할아버지는 인천형무소로 끌려가 재판조차 받지 못한 채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감옥에서 나오게 됐고, 또 다시 잡혀가 사형을 언도받았으나 무기징역, 징역 20년으로 점차 감형돼 석방됐다. 석방되던 당시 나이는 42세로, 26년 가까이 감옥을 전전했던 것.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고 딸을 낳았지만, 현 할아버지가 사상범으로 수감생활을 했던 사실로 인해 공직에 나설 수 없었다.

이날 아버지와 형님이 눈 앞에서 총살되고, 영창으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박동수 할아버지를 비롯해 한날 한시에 산촌형제들까지 집 마당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는 양근방 할아버지, 쓰러진 전신주 보수작업에 동원됐다가 잡혀간 조병태 할아버지 등도 나서 당시의 참혹했던 실상을 증언했다.

한편 생존자의 증언에 앞서 희생자 실태조사 보고회에서 희생자들은 대부분 체포된 뒤 협박과 고문을 받았으며, 제대로 된 재판조차 없이 수형소에 수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4명이 대답한 재판결과 인정 여부에 대해 대부분인 62명이 재판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특히 재판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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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열린 완전한 4.3해결을 위한 4.3역사증언 및 제주4.3 인천형무소 수형희생자 실태조사 보고회에서 수형희생자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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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17-03-29 09:17:34 | 112.***.***.25
진짜 어이없네요 피해보상을 국기차원에서 명확히 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