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제주4.3문제 해결의 발판돼야"
제주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및 제주대.한라대.국제대.관광대 4개 대학 총학생회는 25일 오전 10시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정부와 정당 대선주자들이 4.3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생들은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의실현과 국민들의 힘을 보여줬다 생각한다"면서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제주4.3의 진실 찾기와 정의 실현을 방해하는 일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먼저 학생들은 제주4.3 역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제주 4.3이 발발했던 제주지역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 대학에서 조차도 제주4.3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다"면서 "'대학생들은 역사에 관심없다. 무지하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가르쳐주지 않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학생들 스스로 관심을 갖고 배워라 맡겨 놓는 것은 방관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 교육은 중요하다. 제대로된 역사 교육은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주지역 대학생 뿐만 아니라 전구그이 대학생들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받고 배울 수 있도록 제도적인 교육 환경 조성을 공약에 반영시켜 실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또 "제주4.3은 인권과 생명권이 무시된 처절한 공포와 죽음의 시간이었다"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비극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극우 보수세력들은 빨갱이 폭동으로 말하거나 희생자 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4.3을 흔들어 왔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들의 움직임을 비판하고 저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극우 보수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은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면서 "4.3특별법과 4.3진상보고서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었고, 이로 인한 피해는 제주도민과 유족이 고스란히 받아 안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대선주자들은 극우 보수세력들이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원칙과 절차에 따른 강경한 대응을 통해 조치할 것을 공약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끝으로 마지막 남은 4.3생존희생자들과 체험세대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대통령의 4.3위령제 참석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은 4.3희생자추념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 4.3위령제를 공식 4.3추념식으로 격상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은 내년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와 도민들께 진심어린 위로를 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어르신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정당 대선주자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존희생자들과 체험세대들에게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주도민들은 70년 가까운 시간 4.3의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정의 실현을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 왔다"면서 "제주도민들이 4.3해결을 위해 지켜온 진실과 정의, 그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저희들은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4.3사건은 좌익, 우익의 이념대립의 상징이 아닌 인권.화해와 상생의 상징이 돼야 한다"면서 "차기정부와 정당 대선주자들이 4.3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나고 200여 명의 대학생 대표단들은 4․3사건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사건이 벌어진 관덕정 광장을 출발해 중앙로 사거리를 거쳐 탑동광장까지 4.3바로 알리기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 4.3주제 표어를 현수막으로 제작해 도민들에게 4.3에 대해 홍보하고, 오후에는 탑동광장에서 4․3추념물품 나눔 행사, 4․3홍보책자 배포, 시민 4․3희생자 추모분향소 등을 운영하며 도민들의 자발적인 추모 참여를 유도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