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불발'...주민들 반발, 왜?
상태바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불발'...주민들 반발,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장 입구 봉쇄 항의, "양돈장 이설 약속 먼저 이행하라"
대치상황에 착공 '연기'...道 "주민협의 후 공사 시작할 것"
KakaoTalk_20170302_105238178.jpg
▲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예정일인 2일, 동복리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봉쇄하고 항의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1.jpg
▲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예정일인 2일, 동복리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봉쇄하고 항의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제주도의 새로운 광역폐기물 처리시설인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조성사업의 착공이 연기됐다.

공사 시작일에 맞춰 지역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봉쇄하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2일 오전 7시30분께 동복리 주민들 40여명은 공사장 입구에 덤프트럭과 승용차 등으로 길을 봉쇄하고, 제주도정과 제주시당국의 '약속 미이행'에 강력 항의했다.

주민들의 집단항의가 시작되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당국은 공무원 등을 현장에 투입해 설득에 나섰으나 2시간 이상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2014년 4월 자체 투표에 의해 매립과 소각의 폐기물처리시설 유치를 결정한 동복리 주민들은 왜 이날 착공 반대 항의시위를 한 것일까.

문제는 센터를 유치할 당시 주민들과의 약속사항 중 하나인 동복리 소재 양돈장 이설 약속이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는데 있다. 양돈장은 사업구역에 포함된 곳은 아니지만, 센터 유치 때 행정당국과 이설협의가 이뤄진 사항이다.

그러나 양돈장 이설 약속이 이뤄지지 않자, 모든 행정절차를 마친 센터 조성사업은 당초 지난해 12월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연기됐고, 이번에도 또다시 반발에 부딪히면서 두번째 착공계획도 무위로 끝났다.

지역주민들은 이날 양돈장 이설 약속을 먼저 이행한 후 공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한 주민은 "제주도가 공사장 인근 양돈장을 이설한 후 환경자원순환센터 공사를 착공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김방훈 정무부지사와 김양보 환경보전국장, 고경실 제주시장과 박원하 제주시 청정환경국장 등이 주민 대표들과 긴급 협의에 나섰으나 성난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지는 못했다.

결국 차후 주민들과 원만한 협의를 한 후 공사를 시작키로 하면서, 이날 집단항의 상황은 일단락됐다.

김양보 국장은 "그동안 양돈장 대표와 지역주민들과 수차례 협상을 하며 (이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으나 현실적으로 개인 사유재산인 양돈장 이설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조만간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환경자원순환센터 유치시 지역주민과의 약속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특히 기존 양돈장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방안을 동복리 마을과 계속 협의해 적극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착공이 더 이상 늦어질 경우에는 생활쓰레기 처리난이 불가피해 제주도 전체가 혼란에 빠짐은 물론 행정.재정적으로 큰 손실이 예상돼 부득이하게 착공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애초 제주도정이 사유재산 영역인 양돈장 이설 약속을 섣불리 한데서 초래된 것이어서, 제주도정 스스로가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KakaoTalk_20170302_105236045.jpg
▲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예정일인 2일,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주민들의 항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동복리 26만7095㎡ 부지에 들어서는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는 총 사업비 약 2034억원을 들여 오는 2019년까지 200만톤 규모의 매립시설과 하루 50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건설된다.

법정지원금 350억원과 특별지원금 225억원을 투입해 가구별 태양광 발전시설(3kw), 주민편익시설인 힐링케어타운, 2MW의 마을 풍력발전사업, 임대주택 신축(29가구), 동복리 마을 주유소 시설 등의 주민지원사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