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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대한 고찰...사전적 의미로 풀이해보면?

[장애인인권이야기] 고재원 제주장애인자립센터 간사

고재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2.21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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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원 제주장애인자립센터 간사 ⓒ헤드라인제주
‘장애(障礙)’란 단어는 ‘장(障)’과 ‘애(礙)’라는 한자를 합하여 만든 말이다. 우선, ‘장(障)’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좌부변(阝, 언덕・둑)과 장(章, 명백히 하다)이 합쳐진 것으로, 언덕이나 둑 따위로 명백히 하여 구분 짓는, 즉 구분 지어서 못하게 막는, ‘막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애(礙)라는 한자는 ‘거리끼다’, ‘지장을 주다’, ‘방해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애(障礙)’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함 또는 그런 일’을 장애의 첫 번째 뜻으로 가지게 되었다.

왜 이렇게 재미없는 말을 하느냐고? 그 이유는 당연히 장애에 대해 잘 이해해 보기 위함이다. 누군가가 ‘나에겐 장애가 있다’라고 말한다면, 듣는 상대방은 장애의 두 번째 뜻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장애의 두 번째 뜻이 뭐냐고?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 장애에 대해 흔히 생각하는 바로 그 뜻이다.

도대체 왜 장애가 있음에 대해 사전의 첫 번째 뜻이 아닌 두 번째 뜻으로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인가? 만약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나한테 묻지 말아줬으면 한다. 나는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잘 모르니까. 그러니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고 나서 스스로가 직접 생각해보길 바란다.

만약, 장애가 있음에 대해 장애의 두 번째 뜻으로 이해한다면, 장애의 원인은 분명히 개인에게서 찾게 될 것이다. 왜냐고? 장애의 정의가 응당 그러하기 때문이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이라는 한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이해. 그런데 장애라는 것이 진정 한 개인에게서 그 원인을 찾고 이해되어야 하는 것인가?

여담이지만 우리는 늘 처음, 첫 번째 등을 주장하면서 장애에 대해서는 두 번째를 고집하는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태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기에 앞서, 우선 이 질문에 대해 답하여 보라. 만약 당신은 무언인가를 부정하고자 할 때, 사회를 부정하는 것이 쉬운가, 개인을 부정하는 것이 쉬운가? 답은 여기에 있다.

장애가 있음을 장애의 두 번째 뜻으로 이해하게 된 것은 이러한 태도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사회를 부정하는 것은 전체를 부정하여 어려운 반면, 개인을 부정하는 것은 일부만을 부정하여 쉬운 까닭으로 장애를 그렇게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의 첫 번째 뜻으로 장애를, 장애인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조금 더 건설적인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우선,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장애의 첫 번째 뜻에서 ‘어떤 사물’을 ‘사람’으로 대치해 보자. 장애가 있음은 사람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함 또는 그런 일이 있음을. 한마디로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나서고자 하는 사람이 가파른 언덕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그런 불편함이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그런 불편을 겪게 되는 원인은 휠체어를 타고 가는 사람(개인적 측면)이 아니라 나아감을 방해하고 있는 가파른 언덕(사회적 측면)에 있다는 사실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장애(障礙)’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서 장애를 이해해 보려는 시도는 의미 있었는가? 만일 당신이 지금까지의 이 글을 읽으면서 ‘아’하고 탄식을 내뱉었다면, 앞으로는 장애를 두 번째 뜻이 아닌 첫 번째 뜻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길 바란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편견이라 단언할 수 있는 장애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재원 제주장애인자립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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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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