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렴을 위해 개인의 도덕성을 강조한다. 즉, 공직자의 양심과 정의만 믿고 청렴하길 바란다. 하지만 청렴도 1위의 핀란드나 아시아 최고 청렴국가인 싱가포르에서는 개인의 양심만 바라보며 청렴을 외치진 않는다. 옴부즈맨 제도, 정보공개의 투명성, 금융거래의 투명성, 성역없고 독립된 수사 등 청렴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뒷받침한다. 이렇게 원활히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이 이들 국가들을 청렴 선진국으로 만들고있다.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는 한, 개인의 양심에 전적으로 기대지 않아도 된다. 이런 사회적인 제도 하나하나가 완성된 퍼즐처럼 구축 되어 있으니 부패의 연기가 피어나올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핀란드는 어려서부터 청렴하고 이타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과의 경쟁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속에서 자라난다. 이렇다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사회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청렴을 이야기하는 건 고요속의 외침일 뿐일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라는 책에서 한국인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 중에 하나가 빨리빨리 문화라고 하였다. 이 문화는 급격한 경제성장은 이루어 냈지만 청렴하고 깨끗한 문화는 정착시키지 못했다. 물론, 속도는 정보화 시대의 경쟁력이다. 아직도 기업 및 공직의 곳곳에서는 성과를 중요시 여기며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늦어도 깨끗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결국에는 거북이가 승리하듯이 사회 시스템 및 청렴 제도를 정착하면서 나아가야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다. 청렴이 국가경쟁력인 시대이다. <조진혁 / 제주시 위생관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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