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콜센터 폐쇄 격한 성토, "도민 배신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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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콜센터 폐쇄 격한 성토, "도민 배신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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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민 의원 '5분 발언', "보은은 못할망정 내팽겨쳐"
"제주본사도 페이퍼 컴퍼니 수준...에어부산 본받아라"

제주항공이 제주예약콜센터 직원들을 권고사직 시키며 제주센터 폐쇄수순을 밟는 것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격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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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태민 의원.ⓒ헤드라인제주
16일 오후 열린 제34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고태민 의원(바른정당)은 '5분발언'을 통해 "제주항공은 제주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고 의원은 얻는 것에 있어 조심해야 하고, 이익을 볼 때 의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의 '계지재득 견리사의(戒之在得, 見利思義)'라는 성어를 끄집어내며, "이는 제주항공이 곱씹어야 할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주항공은 2007년 6월 예약 콜센터를 제주본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주도민을 우선적으로 신규채용 하겠다고 해서 도민들이 크게 환영을 했었다"면서 "그런데 제주에 이전된 콜센터를 지난해 7월 M사와 위탁계약을 체결, 제주와 서울로 이원화 운영을 해 왔고, 급기야 통합 결정을 하고 제주예약센터를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는 제주항공 홈페이지에 제주를 제외하고 김포와 인천공항을 주요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제주항공의 본사이전을 위한 초석 깔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증명하듯 본사의 주소는 제주시 건설공제회관 3층으로 되어 있지만, 확인해보니 콜센터와 제주지역본부 일부 직원들만 근무하고 있어 페이퍼 컴퍼니 수준이었다"고 힐책했다.

또 "제주항공은2015년 제주항공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려다가 도민들이 여론이 나빠지자 없던 일로 한 적도 있다"면서 그간의 제주항공 행보를 비판했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제주항공 탄생 배경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2001년 당시 제주 방문객 90% 이상이 항공에 의존하는 실정에서 항공사들의 자의적 요금 인상과 노선 감축 폐지 등이 빈발하고 있었다"며 "항공사들의 운항 정책에 휘둘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한계 상황에서, 도정과 도의회, 도민 사회는 분연히 일어났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또 "항공사들의 횡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심정으로 현실을 타파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모아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제주도가 주도해 2001년부터 4년의 노력 끝에 2005년에 설립됐는데, 제주도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규모인 50억원의 도민 혈세를 출자했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2006년 6월 첫 취항을 한 이래, 제주항공이 오늘 날 국내 저가 항공업계 1위업체로 성장할 때까지 도민들의 제주항공 사랑은 계속되었다. 공사의 이름에 '제주'가 붙어 있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졌고, 제주도민이라면 제주항공을 타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가졌다"고 전제, "우리 도민은 제주항공의 탄생부터 성장과정에 이르기까지 함께 해 왔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런데 이런 제주항공이 도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콜센터를 폐쇄하겠다고 하고 제주본사가 페이퍼 컴퍼니 수준이 무슨 말이냐"고 힐난했다.

고 의원은 "제주 콜센터를 서울 콜센터와 합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주 콜센터로 통합해야 하는것이 순리"라며 "그런데 제주항공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분개해 했다.

그는 "사무실 내 근무조건 개선은 나 몰라라 하면서, '직원들의 이직이 많다 구인이 어렵다'는 탓을 하고 있다"며 "좋은 근무 환경을 마련하고 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제주항공이 이를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제주항공은 콜센터 폐쇄여부는 외주업체 문제이지 자기들과는 무관하다고 한다"면서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주를 준 갑을 무시하고 을인 외주업체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모두 알 것"이라며 "이게 제주항공의 책임 있는 태도이냐"고 힐책했다.

고 의원은 "그동안 제주항공이 몇 차례 유상증자 과정을 거치면서 제주도의 지분이 쪼그라들어 버렸다"며 "그 결과 제주항공 측의 일방적 콜센터 폐지 결정 하나 단칼에 막지 못하는 입장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주항공의 탄생 역사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항공의 모태는 제주도와 제주도민"이라며 "낳아준 부모에게 나이 들어 힘이 없다고 보은하진 못할망정 내팽개치는 경우와 다름이 없다. 참으로 도리에 어긋나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오늘 제주항공 측에 강력히 경고한다"며 "제주콜센터 문제는 단순히 53명의 직원에 대한 고용관계 문제가 아니라 65만 도민에 대한 신뢰관계 문제로, 콜센터 폐쇄는 도민에 대한 배신이다. 이후 나타나는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주항공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동종 업체인 에어부산은 지역에 사옥까지 짓는 등 부산시민 기업으로 사랑 받고 있다"며 "제주항공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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