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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에 오른 도정현안 설문조사...'엉터리' 논란, 이유는?

도의회도 '절레절레' 섬문화축제-국립공원 여론조사
"섬축제 81% 찬성", "국립공원 87% 찬성"...여론몰이용?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2.11 12:58:00     

지난 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제34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업무보고에서는 원희룡 제주도정이 의뢰해 시행했던 도정현안 관련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9일 열린 환경도시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제주도가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시행하고 있는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을 위한 기초조사 관련 설문조사의 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10일 문화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부활을 추진 중인 세계섬문화축제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이 2개 설문조사 결과는 모두 제주도청 해당부서의 언론브리핑 자료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환경보전국은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 도민 87%가 찬성", 문화정책과는 "세계섬문화축제 개최 81% 찬성"이란 제목의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국립공원 확대 지정이나, 섬문화축제 부활의 경우 도민사회에서 필요성 검토가 충분히 인정되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신중히 검토해야 할 단계에서 완성도가 미흡해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는 조사데이터를 섣불리 공개했다는데 있다.

찬성 여론몰이를 위한 '점화효과'를 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먼저 국립공원 지정 확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렇다. 아직 기초조사 과정이고, 국립공원으로 지정의 목적이나 방향성 등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7월 정부에 건의한 자료를 통해 109.86㎢ 면적의 곶자왈을 비롯해 △오름 368개소 △생물권보전지역 830.94㎢(한라산천연보호구역 등 포함) △세계자연유산 188.45㎢ △만장굴 등 12개소의 세계지질공원 △5개 해양도립공원 206.606㎢ 등을 추가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제주도 전체 면적인 1845.88㎢의 80% 수준에 해당하는 범위다.

국립공원 지정은 그 곳만큼은 반드시 개발의 회오리에서 지켜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계획대로 지정된다면 제주도 개발정책 및 환경보전 패러다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무차별적인 난개발로 인해 제주 중산간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난개발을 차단하는 마지막 보루의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어찌된 일인지 국립공원 지정을 확대하겠다고만 제시하고 있을 뿐, 그에 걸맞는 정책적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 방안 토론회에서 환경단체에서 조차 의문을 제기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정책적 목표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도민 87%가 찬성'이라는 보도자료는 서둘러 발표했다. '자신이 소유한 토지의 지정'도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 땅값 상승 속에서 대부분 도민들이 자신의 땅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도민 3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발표했을 뿐, 구체적 표본선정 등 조사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김경학 의원은 "도민 87%가 찬성한다는 이 조사결과는 명분 정립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표본 선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립공원 지정은 대부분 읍면지역인데, 표본 샘플에 읍면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의문"이라며 "국립공원 확대지정 의도는 좋지만 주민들에게 설득 합의가 된 다음에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두번째 논란 사항인 섬문화축제 관련 설문조사와 관련해서는 조사방법 등의 내용이 모두 구체적으로 공개됐으나 질문지 구성에서 문제가 터져나왔다.

섬문화축제는 1998년과 2001년 두번에 걸쳐 개최된 후 폐지됐다. 2회 행사가 끝난 후에는 참가 섬지역 예술단 공연의 질에 대한 논란에서 부터, 수익사업 치중, 축제장이 중산간(오라관광지구)에 위치한데 따른 관람객 접근성 문제, 예산투자 대비 효과성 논란 등 긍정적 평가보다 부정적 평가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원희룡 지사가 '민선 6기 후반기 문화예술 주요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제3회 세계섬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17년만에 축제를 부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축제 부활에 대한 여론조사의 질문은 '상식 밖'이었다.

축제기획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팀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3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작성됐다고 하나, '찬성 유도'를 위한 질문에 다름 없었다.

국제적인 문화축제 존재여부에 대한 질문을 한 후 이어진 '귀하는 제주만의 섬 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인 문화축제(세계섬문화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2번 문항이 결정적이었다.

'제주만의 섬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 문화축제'라는데 방점을 두면서 찬성 답변을 의도적으로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이 질문 문항에 대한 응답자 분포를 근거로해 제주도정은 '세계섬문화축제 찬성 81%'라는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10일 김태석 의원은 이 조사결과에 대한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섬문화축제 찬성 81% 나왔는데,'귀하는 제주만의 섬 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인 문화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로 된 질문문항에 반대할 도민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베이스 데이터가 어긋나면 모든 정책결정이 어긋날 수 밖에 없다. 이건 섬문화축제를 유도하는 문항에 불과하다. 이런 문항을 갖고 81%가 찬성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 엉터리"라고 질책했다.

결국 원 도정이 올해 역점시책으로 꼽은 이 두가지 현안은 초반 의견조사 '왜곡' 논란을 초래하게 됐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셈이다.

관련 분야 '선수'들이 참여한 논의에서 왜 이런 오류가 나타난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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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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