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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특별한 여행...쉽지 않았던 이유는?

[장애인 인권이야기] '장애인 객실'과 '우선 예약제도'
아직도 높기만 한 문턱...관광접근성 개선 위해서는?

이지니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1.2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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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니 제주자치도 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간사 ⓒ헤드라인제주

우리 아버지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을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나는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다. 하지만 아버지는 12년 전 사고로 인해 한쪽이 마비가 되어 활동이 불편하게 되었고, 언어장애도 동반 되어서 의사소통도 힘들어지게 되었다.

장애인이 되신 것이다. 몸도 불편해지시고 말씀을 하시기도 힘들어하셨던 아버지는 집밖을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그렇게 좋아하던 여행도 가지 않으시고 집안에서만 활동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여행의 기쁨을 되돌려 주고 싶던 우리 가족은 아버지께 여행 제안을 하였다. 사고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시던 아버지는 여행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활짝 웃으셨다. 그때마다 왜 이제야 아버지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하였는지 미안하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장애인과 여행을 한다는 것은 이전의 여행과는 많은 것에서 달라지는 것을 의미했다. 휠체어를 이용하시게 되자 이전에는 관광지 입구에 있는 조그마한 턱조차 너무나도 불편했다. 식사를 하려면 항상 테이블이 있는 곳을 찾아야 했고 관람을 하는 관광지 중간에 계단이 있으면 관람을 중단하고 돌아와야 했다.

숙소를 찾는 일 또한 힘들었다. 호텔이나 리조트를 숙소로 이용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그나마 편의시설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일반 펜션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많아 2층이나 3층에 묵게 되면 아버지를 업고 올라가야만 했다. 

이러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되자, 엘리베이터가 있는 호텔과 리조트만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펜션보다 더 많은 숙박비를 내야하지만,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 30개 이상 객실을 보유한 일반 숙박시설은 전체 0.5% 이상의 장애인 이용 가능한 객실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적 의무라서 30객실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숙소에서 장애인객실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9월 11일자 에이블 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숙박시설 20개당 1개의 장애인 객실을 건축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은 휠체어용 샤워실이 포함된 객실(1%)과 휠체어용 샤워실이 포함되지 않은 객실(2%)을 구분하여 전체 객실의 3% 장애인 객실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장애인 객실을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해보면 모두 예약이 되어있다고 한다. 직접 방문을 하지 않아 정말로 장애인들이 예약을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수기에 장애인객실을 이용하기란, 정말이지 하늘의 별따기 같다. 아쉬운 마음에 색다른 숙소를 물색하던 중 자연 휴양림을 가보기로 하였다.

제주에는 6개의 휴양림이 있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선택하였다. 다른 휴양림보다 숙소까지 가는 길이 평탄해 보였고, 휠체어를 이용하여서도 산책이 가능한 길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양림에 숙박을 하게 되면 입장료도 면제해준다고 하였다.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를 보니 이곳은 장애인객실이 별도로 있는 곳이었다. 또한, 장애인 우선예약이라는 것이 있었다.  

매달 1일부터 다음 달의 예약을 받는데, 10일까지는 장애인만 예약이 가능한 장애인 객실이 있었다. 10일 이후에 장애인의 예약이 없으면 비장애인도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장애인을 우선으로 예약하게 하니 정말로 장애인객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진심으로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지를 검색하고 경험하면서 이러한 휴양림의 우선 예약 제도를 다른 숙소에서도 제공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일까지는 아니어도 매달 3일정도의 시간을 두어 장애인의 예약을 먼저 받는 것이다. 

장애인은 가족을 동반하여 많이 여행하기 때문에, 이러한 장애인객실을 우선 예약하는 숙소는 동행하는 가족도 함께 이용을 하게 된다. 

그리하면, 제주 여행계획을 세울 때 우선예약을 하는 숙소를 찾아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고 장애인을 동반하여 여행을 하는 가족에게도 그리고 여행을 떠나려는 장애인에게도 숙박에 대한 불편함이 사라져 더욱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고 본다. 

모두에게 즐거운 여행이야말로 참다운 휴식의 시간이며 힐링의 시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지니 / 제주자치도 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간사>

장애인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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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니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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