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좋은 취지인데 왜 극비?…헌재, '기안자' 누구인지 의문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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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 좋은 취지인데 왜 극비?…헌재, '기안자' 누구인지 의문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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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계한 기안자가 누구인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19일 열린 7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기안을 어디서 추진한 것이냐"고 물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통령 공약사항에도 있었던 중요사업이면서 문화 융성을 위한 좋은 취지의 사업임에도 극비로 추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 재판관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 중에 중요한 부분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KT그룹 등 기업 인사에 개입된 부분이 있다"면서 "공교롭게 증인은 전혀 모른다고 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미르·K스포츠 재단은 문화 융성을 위한 좋은 취지의 사업인데 비밀로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나쁜 취지가 아닌데 증인은 기억을 못 하는 것을 보니 위민시스템으로 보고된 것이 아닌 듯하고 안종범 전 수석도 모른다고 하는데 그럼 어디서 기안이 된 것이냐"고 물었다.

박 대통령에게 올라오는 보고를 전달하는 정 전 비서관이 모른다는 것은 일반적인 전산보고 형태인 위민시스템을 이용한 것이 아닌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친전' 형태로 전달된 사안이 아니냐는 의미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태를 전산을 통한 위민시스템과 직접 전달하는 친전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율은 9대1 정도라고 했다.

친전은 보지 말라는 의미로 봉해져서 보고가 이뤄지고 위민시스템을 이용한 보고는 부속실에서 시스템에 접속해 직접 출력해서 보고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강 재판관은 "안 전 수석도 기업 출연과 관련해서는 지시를 받은 것 같은데 기초 설립이나 사업보고서 등 처음 설계나 기안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같고 증인도 모른다고 한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제가 알기로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께서 안 전 수석과 상의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이어 안창호 재판관은 "최순실씨에게 인사자료를 왜 참조하라고 보내줬냐"며 "보통 사람 같으면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안 재판관은 정 전 비서관이 "평소 여러가지 상의를 하는 관계라 말씀자료를 보내줬다"고 답하자, "말씀자료는 이해되지만, (인사자료 등은) 그냥 발표하면 되지 왜 하루이틀 먼저 알려주는지 그게 궁금하다"고 재차 확인을 구했다.

이에 정 전 비서관은 잠시 고민하듯 머뭇거린 뒤 "대통령을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으로서 남들보다 조금 더 먼저 알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 재판관은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물었다.

안 재판관은 정 전 비서관에게 "보이지 않는 서열이 있는 과정에서 증인이 최씨에게 인사자료나 이런 것을 건네주거나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자료나 이런 것은 (최씨와) 상의하고 말씀자료를 보내주는 그런 관계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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