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제1당 '붕괴' 초읽기...여권재편, 지방정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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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제1당 '붕괴' 초읽기...여권재편, 지방정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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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發 '탈당 도미노'...도의원들도 이달중 '결행'
도의회 지각변동...제1당 민주당, 제2당 보수신당 재편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새누리당 탈당을 기점으로 해 제주지역 여권진영의 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이달 중 집단탈당을 결행키로 하면서, '탈당 도미노'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원 지사는 개혁보수신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협력과 공존의 제주공동체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정치질서를 만드는 길에 나서겠다"면서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신당 참여를 선언했다.

2000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3선 국회의원과 사무총장을 지낸 원 지사는 16년만에 새누리당과의 '결별'을 고했다.

그는 "2000년 입당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함께 가는 건강한 보수, 시대 변화에 맞게 개혁하는 정치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왔지만 국가와 당보다는 대통령 권력만 바라보는 정치, 국민과 당원보다는 계파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오늘 정치를 시작했던 정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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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탈당 기자회견에 배석한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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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탈당 기자회견에 배석한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을 대표해 강연호 의원이 참석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대거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연호, 고정식, 고충홍, 고태민, 구성지, 김동욱, 김황국, 손유원, 이경용, 이선화, 하민철, 현정화 의원 등 12명이 배석했다.

'동반 탈당'이 아님에도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것은 원 지사의 '결심'에 힘을 실어주고, 자신들도 조만간 '집단 탈당'을 할 것이라는 예고의 성격이어서 주목됐다.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강연호 의원은 배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탈당여부)는 것 보다는 같은 당 소속으로서 도리를 지키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고 이해를 해주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새누리당 제주도의원님들이 있어 제 마음이 든든하다"면서 "모두 저와 뜻을 같이하며 제주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회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배석한 의원들도 조만간 탈당할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실제 지난 연말 원 지사가 탈당결심을 밝히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회동을 가졌을 당시 이미 '집단탈당'과 관련한 상당부분 진척된 의견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차적으로는 새누리당 소속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원 지사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탈당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됨에 따라, 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8명인데, 이중 비례대표 의원 4명(김영보, 유진의, 이기붕, 홍경희)을 제외한 지역구 의원은 14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역구 의원 중 외부 행사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신관홍 의장과 일신상의 이유로 동참하지 못한 김천문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구 의원이 배석했다.

신 의장은 "도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새로운 보수신당 참여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의 집단탈당은 언제 '결행'하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개혁보수신당의 창당이 잠정적으로 이달 25일쯤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이전 시점에서 '집단탈당'이 선언될 가능성이 높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번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기존 정치인사들과는 거리를 두며 자체적이고 주도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보수신당의 제주도당을 현직 도의원 중심으로 꾸려 나가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제주도당 창당 작업을 도의원들이 직접 나서 꾸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1명도 없어, 올해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도의원들 중심으로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적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와 새누리당 도의원들 사이에서 신관홍 의장을 새로운 보수정당 제주도당 위원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나타났던 구태적 공천관행을 타파하고 당조직을 혁신하기 위해, 제주도당 위원장 뿐만 아니라 제주시 갑.을, 서귀포 3개 지역 당협위원장 선정도 도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제주도의회 원내 지각변동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단 탈당에 합류하는 인원이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하더라도 최소 13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당별 의석은 의원정수 41명 중 교육의원(5석)을 제외하면 새누리당 18석, 더불어민주당 16석, 무소속 2석으로,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하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의 지위를 갖게 되고, 새로운 보수신당이 제2당이 된다.

민주당의 입지는 한층 커지는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은 제3당의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여권진영이 2개 정당으로 재편되면서 앞으로 다가올 대선,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정가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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