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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오라관광단지 의혹...'검증' 카드로 통할까

[2017 이슈와 현안] (2) 오라단지 '절차위반' 논란, 향방은
道 "투자사업 검증, 이제 시작"...시민단체 "감사위 조사하라"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01.03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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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오라관광단지 사업부지. ⓒ헤드라인제주
제주도 개발사(史)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난개발 및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2017 정유년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행정절차 위반 및 '봐주기' 특혜의혹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사가 요구된 쟁점은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결과 번복과정의 절차적 하자 △제주특별법 및 지하수법을 위반한 지하수 관정 양도.양수 △신규 편입부지의 ‘사전입지검토’ 절차 누락의 문제 등 크게 3가지다.

지난해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심의 절차를 강행해 통과시키면서 의구심을 샀던 제주특별자치도는 도의회 동의안 제출을 유보하고 자체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행정행위에 대한 감사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오라관광단지 사업 논란의 핵심은?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약 6조28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오라동 357만5753㎡ 부지에 휴양콘도와 관광숙박시설, 에코 마이스 센터, 테마파크, 상업시설, 18홀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사업부지 중 91만㎡는 이번 신규 사업에서 추가된 면적이다. 제주도교육청에서 매각 반대입장을 밝힌 제주고등학교 실습지 5만2195㎡도 포함돼 있다. 역대 제주도 개발사업 중 단연 최대 규모다.

문제는 중산간 지역의 대단위 난개발이 우려되는 이 사업이 사실상 신규로 진행되는 것임에도, 제주도정은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연속사업'으로 간주해 행정절차를 치러주고 있다는데 있다.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최초 1999년12월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받았으나, 그동안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채 2014년 12월 개발사업 시행기간이 만료됐고, 2015년 5월 시행승인이 취소 처분됐다. 기존 사업계획 자체가 '소멸'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정은 마치 새로운 사업자가 기존의 권리를 양도.양수받은 것으로 인정하며 환경영향평가 심의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이 때문에 '사업자 편들기' 논란이 크게 일었다.

심지어 전직 고위 공무원 등이 오라관광단지 사업에 관여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동안 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석연찮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수십만평 고(高) 고도 부지가 사전 타당성 검토조차 없이 추가된 점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지하수 관정 사용 문제 △2014년 개발가이드라인의 취지에 재대로 부합하지 않는 골프장, 대규모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 위주의 개발계획 및 환경총량제 등에 대한 문제가 집중 제기돼 왔다.

또 사업자인 (주)제이씨씨(JCC)의 업체 적격성 여부 및 투자자본의 성격, 자금조달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이에대한 의구심도 크게 분출했다.

이번에 감사위 조사를 공식 요청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도 이러한 맥락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환경영향평가심의결과 번복 재심의, 정당한가?

첫째,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결과가 번복되는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제기했다.

환경영향평가심의회의 최초 결정은 지난해 9월21일 이뤄졌다. 당시 회의 결과 위원 중 8명의 의견으로 '조건부 동의'(4명은 '재심의' 의견)가 결정됐다. 조건부 사항으로는 심의위원회가 공개 합의한 '하천 양안으로부터 30m 이격하여 개발한다'는 사항 및 '신규 추가 부지내 콘도 시설 제척할 것' 등이 명시됐다.

그러나 10월4일 환경영향평가서 심의보완서 검토회의가 다시 개최돼, 조건부로 제시됐던 사항 중 신규 추가 부지내 콘도시설 제척할 것 등 3건을 '권고사항'으로 돌연 변경했다. '조건부 동의' 취지에 불부합하다는 것이 이유다.

연대회의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결정내용을 변경하는 절차에 대한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면서 "9월21일 결정내용 중의 조건부사항이 오류 또는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사업자를 위한 특혜행정에 불과하고, 명백한 절차적 하자"라고 주장했다.

또 "조건부사항은 곧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이 되는 것으로 이것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또는 승인기관 장이 법규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신청해 진행해야 하나, 그러지 못한 것도 절차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법 제31조(조정 요청 등) 및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조례 제15조(조정요청)에는 사업자나 승인기관의 장은 환경영향평가심의결과 통보받은 협의내용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조정요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조례에서는 사업자가 심의결과에 따른 협의내용의 조정요청을 하면 조례에서 정한 '조정요청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심의를 하도록 하고 있다.

즉, 조정요청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하지 않고 막바로 회의를 다시 열어 조건부 사항을 변경 결정한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연대회의는 "심의위원장이 회의 소집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서 심의위원회 결정사항을 스스로 뒤집는 회의결정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심의결과 번복결정은 권한을 넘어선 월권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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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회의. ⓒ헤드라인제주

◆ 사업시행 승인 취소과정에 '지하수 양도.양수' 묵인, 왜?

둘째, 지하수 관정 양도.양수를 인정한 것은 제주특별법 및 지하수법 위반 논란이다. 제이씨씨는 이전 사업자인 극동건설로부터 양도.양수 받은 지하수 관정 9개 등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관련법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4년 12월 종전 사업자의 개발사업 시행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15년 2월4일 사업자에게 시행승인 취소에 따른 청문실시를 통보했고, 그해 5월 시행승인의 최종 취소처분을 내렸다.

이 일련의 과정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이뤄진 일이다. 문제는 시행승인 취소를 위한 청문이 통보된 이틀전인 2015년 2월2일 지하수개발.이용자 권리.의무 승계신고서를 접수받았다는 것.

당시 제주자치도는 사업자의 개발사업 시행기간 연장 요청도 거절하고, 사실상 사업승인 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사업시행 승인 취소를 하는 과정에 사업자가 제3자에게 지하수 관정의 양도.양수를 묵인하는 기인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하수법 제10조에서는 '허가를 받은 목적에 따른 개발.이용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지하수 허가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주특별법 380조에서는 이 지하수법의 이 조항에 해당하는 경우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연대회의는 "따라서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승인이 취소되면서 9개의 지하수 관정은 허가를 받은 목적대로 이용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로서 허가권자인 제주도지사는 지하수 개발.이용허가를 취소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즉, 개발사업을 목적으로 허가받은 지하수 관정은 개발사업 승인취소와 함께 그 목적이 상실됐기 때문에 당시 지하수 관정의 양도.양수에 따른 신고서는 당연히 반려돼야 했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도정이 발표한 중산간 지역 지하수 오염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해발 300~400m 이상 지역을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방침이 무색하게 다가오고 있다.

◆ 91만㎡ 규모 신규 부지, '사전입지검토' 왜 안했나?

셋째, 오라관광단지 사업의 신규 편입부지에 대한 '사전입지검토' 절차가 누락된 문제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고시인 '도시관리계획 사전입지검토 기준'에 따르면 환경보전과 선투자로 인한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사전입지검토'는 10만㎡ 이상의 사업에 대해 사전에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해 개발이 가능한 곳인지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라관광단지 사업은 기존 사업면적에서 무려 91만㎡ 규모가 추가 편입됐는데도 불구하고, 사전입지검토 절차를 누락한채 2015년 11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받아 검토에 착수했다.

기존 사업부지와 통합해 지구단위계획을 지정하기 위한 도시계획위원회의 도시관리계획안 자문(2016년 1월) 및 경관심의위원회의 경관심의 통과(2016년 2월)가 된 후인 지난해 4월에야 신규 부지를 개발진흥지구로 지정받기 위한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려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진흥지구로 확정되면 지구단위 개발을 할 수 있고 건폐율과 용적률 등을 완화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사전입지검토를 하지 않은채 본사업 심의만 진행한 것이다. 이에대해 제주자치도는 "2016년 1월 도시관리계획안 자문으로 해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대회의는 "제주도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전무하다. 오히려 '도시관리계획 사전입지검토 기준'에서는 '사전입지검토가 완료되면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시 입안여부 결정전에 실시하는 도시계회위원회의 자문을 생략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면서 "결국 제주도는 앞뒤 절차를 바꿔버린 우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설령 제주도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전입지검토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 원희룡 지사 "검증은 이제부터...상세 검증 후 최종 판단하겠다"

이러한 가운데, 원희룡 지사는 언론사 신년대담에서 제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면적 축소 조정이나 인허가 절차 중단 등의 결단을 내릴 의향은 없는지를 묻자, '철저한 검증' 약속을 내놓았다.

원 지사는 "오라관광단지는 일단 환경영향평가 심의 절차를 거쳤고, 저희가 최종 단계에서 보완 요구를 했다. 지하수 사용 최소화하고, 하수 등 폐기물 전량 자체처리 하도록 하고, 숙박시설, 특히 분양되는 숙박시설의 물량을 조절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아직 (요구된 사항에 대한 사업자의 보완서류) 접수는 안했는데, 합당하게 보완되는지 여부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문제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투자자본이 충실하냐를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면서 "현재까지는 환경영향평가에 초점을 맞춘 사업진행이었기 때문에, 투자 자본 부분은 본격적으로 심의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만큼 자료도 아주 개략적으로 종이 몇 장 정도만 제출돼 있는데, 저희는 앞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 자본조달 계획, 경영 어떻게 할 것인지 상세한 방안과 근거를 제시하도록 해서 이게 과연 대규모 사업을 차질 없이 성공시킬 수 있는 자금조달 능력이라든가 경영방안이 충분한지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전 사업에서 검증은) 진행하다가 중간 과정에서 이익만 챙기고 넘겨버린다든지 부실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시도나 다른 국가에서 검증하는 예를 참고해서 신용평가 기관이나 국제적인 컨설팅이나 전문가 통해 자본의 충실성 여부를 투명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문제는 검증 내지는 심의를 해야 할 부분이 성공했을 경우의 문제"라며 "대규모 리조트가 가동된다고 했을 때 교통이나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인구적인 영향이나 이런 부분이 제주도가 어떻게 수용 가능할지에 대해 시뮬레이션 같은 그에 따른 심의나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투자자본의 충실성에 대한 투명한 검증, 사업이 오히려 성공했을 경우에 제주의 수용 여력, 수용 능력, 이 두 가지 부분이 환경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심의가 되고 거기까지 통과돼야 저희가 허가를 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제주도에서 왜 검증을 안했냐고 하는데, 실제로는 대략적인 사업 방안을 해서 경관, 환경 이런 것들을 각종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절차를 지금까지 밟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까지 조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어차피 환경에 대한 문제, 자본에 대한 문제, 사업 자체가 제주도에 주는 문제에 대해서, 사업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당연히 검증을 해야 한다"면서 "지금 그 부분에 대한 자료가 워낙 제출이 안됐기 때문에 저희가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해서 이 부분들을 전문가들과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서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말 뒤늦게 환경영향평가심의 동의안의 도의회 제출을 보류하고, 사업자로 하여금 내용보완을 요구했다.

보완을 요구한 사항은 △중산간의 지하수 보전과 오염방지를 위해 지하수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상수도, 중수도 등 다른 용수 사용계획을 제시할 것 △기존 공공 하수처리장의 수용능력이 포화상태임을 감안해 하수 및 폐기물의 전량 자체 처리계획을 수립할 것 △사업부지 내 휴양콘도시설의 적정수요량 재산정 및 조정할 것 등이다.

제주자치도는 보완요구와는 별도로 투자자본의 적격성 및 충실한 투자계획의 이행, 관광단지 사업내용이 지역경제 및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교통.경관영향 등 종합적인 것을 엄밀히 검토해 제주미래비전에 부합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 그리고 엄격한 잣대를 통해 전반적 검토를 진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보완요구는 지금까지 이뤄진 일련의 절차가 정당하다는 전제 하에서, 사업자로 하여금 환경훼손 최소화 방안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없어 시민사회단체나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이 제기하는 의혹.논란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원 지사의 투자자본 검증 약속과 별개로, 감사위원회는 일련의 '절차적 위반' 지적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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