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결심 굳힌 원희룡 지사...새누리당 도의원들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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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결심 굳힌 원희룡 지사...새누리당 도의원들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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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새누리당 긴급연석회의, 탈당사태 입장 조율
원희룡 "보수 새로 세워야"...도의원들 "당장 동참 어려워"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오는 27일 집단탈당을 결의한 가운데, 22일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원 지사와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제주 새누리당 긴급연석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중 신관홍 의장, 강연호 원내대표, 고정식, 고충홍, 구성지, 김동욱, 손유원, 유진의, 이경용, 이선화, 하민철, 홍경희 의원 등 12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고태민, 김영보, 김천문, 김황국, 이기붕, 현정화 의원 등은 외부일정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자리하지 못했다.

모두발언 직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새누리당 중앙당 분당 상황을 공유하고, 탈당을 결심한 원 지사의 입장을 듣고 위기에 처한 당의 진로를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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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제주 새누리당 긴급연석회의ⓒ헤드라인제주
◇ 원희룡 "건강한 보수 새로 세워야"...신관홍 "도민 위해 충실"

원 지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 정치가 큰 기로에 서있다. 대통령의 탄핵 심판까지 오게된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민심으로부터 심판 받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고 이런 상황에서 나라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국민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제주정치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큰 숙제가 던져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사람이 동의하다시피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넓게 날아야 하는 나라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참혹한 사태로 인해 보수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며 "새누리당이 국민의 뜻에 맞게 살기 위해서는 탄핵 당한 대통령과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두가 참회 속에서 새롭게 뛰어야 하는데 그 길이 막혀있다"고 진단했다.

원 지사는 "건강한 보수로 새로 세우기 위해 새누리당 밖에서 건강한 보수 세우기 위한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흐름이 태풍의 눈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며 "남의 일로 볼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라가 가야할 정치의 방향, 제주가 가야 할 정치의 방향에서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상황도 공유하고 방향이나 실천방법 등을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관홍 의장은 "의원들이 중앙정치 상황, 중앙 새누리당의 상황 누구보다 예의주시하고 잘 알 것으로 생각이 든다"면서 "제가 의원들께 뭐라고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가 처음에 새누리당이라는 간판을 갖고 도의회 출마했고 당선된 것은 보수의 가치를 갖고 생각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의장은 "지금에 와서 보면 중앙당이 쪼개지는 상황까지 오게될 줄은 우리도 몰랐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볼 때 판단은 각각 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어떻든 도민을 위한 도민에 의해 왔기 때문에 도민을 위해 충실히 해야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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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제주 새누리당 긴급연석회의ⓒ헤드라인제주
◇ "도의원들 대체로 '당장 판단해선 안된다'는 의견 제시"

회의 직후 브리핑을 가진 강연호 원내대표는 "비공개 전환 후 원 지사가 중앙당 분당과 관련돼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 앞으로 지사가 판단하기에 예견되는 사안들에 대해 말을했고, 주요 내용은 27일 탈당이 있은 연후에 추가적인 탈당이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내용의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원내대표는 "지사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도민들이 의견을 들을 시간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어간에 도민들의 의견을 더 깊숙히 수렴하고, 지사의 입장을 더 확실하게 챙겨나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강 원내대표는 원 지사의 설명에 대해 의원들이 대체로 '신중모드'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사의 발언 이후에 몇 분의 의원들이 말씀을 주셨는데, 그 내용이 같았다"며 "중앙당에서 탈당을 했다고 해서 도의회 의원들 입장에서는 당장 동참해서는 안되겠다, 당장 판단해서도 안되겠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앞으로 상당부분 기간에 걸쳐 중앙당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부분 살피면서 지역구민과 선거구민들 그 어간에 상세하게 협의해 나가는게 바람직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며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행동을 한다든가 이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중앙당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그동안에는 지역주민간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챙겨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원 지사로부터 탈당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중앙당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사도 나름의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는 있겠지만 확실하게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 사견임을 전제하며 "지사가 지금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중앙당 의원들의 1차 집단탈당이 이뤄지는)27일날 참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사 말하는거 봐서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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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제주 새누리당 긴급연석회의ⓒ헤드라인제주
◇ 원희룡 탈당 의지 굳힌 듯...결행 시점은 '고심중'

한편, 원 지사는 전날(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새누리당 소속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새누리당 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건강한 보수를 살릴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탈당을 강하게 시사하는 글을 올렸다.

원 지사는 "여야를 통틀은 한국정치의 틀을 바꾸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주도민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의 의견을 모아 조만간 구체적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탈당 결심'이라고 못박지는 않았으나 이미 마음은 굳힌 발언으로 해석된다.

같은날 비박계 의원들의 1차 탈당 결행관련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은 원 지사도 탈당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면서 사실상 탈당 결행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 지사가 이날 탈당을 시사하면서도 확고한 입장표명을 유보한 것은 비박계 탈당결행 시점인 27일까지 '정리' 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4년 민선 6기 제주도지사 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에 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또 자신의 탈당이 지방정가에서 힘을 받기 위해서는 '동반 탈당' 내지 '탈당 지지'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새누리당 연석회의도 원 지사의 탈당을 기점으로 해 제주지역 여권진영도 사실상 재편될 수밖에 없어 사전에 유리한 포석을 선점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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