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을 통해 본 TV토론회 포맷과 샷...우리나라는?
상태바
美 대선을 통해 본 TV토론회 포맷과 샷...우리나라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호 교수, 후보자 TV토론회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 발표
IMG_0831.jpg
▲ 김경호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6일 오후 제주대 행정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학과장 박경숙 교수)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김희정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주최한 '지역언론연구 2016'에서 우리나라 대선 TV토론회와 미국 등의 TV토론회의 포맷(형식)과 샷을 중심으로 한 비교분석 결과가 발표도 주목됐다.

김경호 제주대학교 교수(언론홍보학과)는 이날 '포맷과 샷 분석을 통한 후보자 TV토론회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12년 한국의 제18대 대통령선거 TV토론회,와 미국 2016년 제46대 대통령선거 TV토론회, 2010년 영국 총리선거 TV토론회, 2013년 독일 총리선거 TV토론회의 포맷과 샷 분석을 통해 공정성, 흥미성, 유용성 측면에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난 미국 대선의 TV토론회의 특징 및 영상화면의 포맷과 샷의 분석결과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후, "토론회의 포맷은 후보자의 토론 내용만큼이나 시청자 유인과 시청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석결과 토론회 포맷(형식)에 있어 우리나라 2012년 대선 TV토론은 국내 대부분의 선거방송 TV토론회에서 차용해 온 전형적인 포맷, 즉 방송국 스튜디오 안에서 진행됐고, 후보자들이 개별적으로 독립된 테이블에 앉아서 정면을 응시한 채 토론하는 형식을 따랐다"면서, "이러한 포맷은 토론자에게 독립된 공간 영역을 확보해줌으로써 토론자가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토론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토론자 모두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 비교가 수월한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토론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연출하는데 있어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1차 스탠딩, 2차 타운홀 미팅, 3차 스탠딩 방식을 선택했다.

1차와 3차 토론에서는 토론자들이 무대 중앙에 위치한 각자의 연설대 앞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공방을 벌이는 형식이고, 2차 토론회는 후보자들이 무대를 좌우 앞뒤로 오가며 자신의 발언을 이어가며 종종 청중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맞대고 발언을 하는 타운홀 미팅 포맷이었다.

영국의 경우 3회 모두 스탠딩 방식, 독일 역시 스탠딩 방식을 사용했다.

김 교수는 "토론회의 흥미성과 역동성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2차 토론회 타운홀 미팅 포맷을 눈여겨 볼만하다"며 "후보자, 사회자, 청중이 함께 주인공이 되어 토론회를 구성하는 어떤 형식보다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반드시 타운홀 방식이 아니더라도 세 차례 토론 모두 테이블에 앉아서 원고를 읽으면서 토론하는 포맷에서 탈피해 다양한 포맷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질의응답 방식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1분 답변, 1분(혹은 1분30초) 반론, 1분(혹은 1분30초) 재반론으로 진행되는데, 1~2분 사이에 토론자가 자신의 주요공약을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분 초 단위로 함축해서 토론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 후보자의 공약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론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론자의 답변이 한창 진행 중인데 발언을 제재하거나 마이크 전원을 차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후보자가 본질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넘어가도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더 이상의 반론이나 토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질의응답 방식에 따른 시간적 제약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나 결국 '검증의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영상 프레임 및 샷 구성과 관련해, 카메라의 위치 등에 있어서도 역동성이나 긴장감, 몰입감 등을 좀더 살려볼 필요성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한국의 토론회는 포맷과 영상 테크닉 측면에서 외국의 토론회와 구별된다"면서 "안정적인 토론회 운영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테이블 착설 포맷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으나 토론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흥미가 횟수를 더해 갈 수록 낮아지고 잇어서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토론회의 흥미성과 역동성만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타운홀 미팅 포맷이 단연 최상의 선택"이라며 "그러나 후보자의 토론 능력과 제한된 예산안에서의 스튜디오 영상 테크닉 연출력 등을 감안한다면 쉽게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선거방송토론회가 주관하는 세 차례 토론회 모두 테이블에 앉아서 원고를 읽으면서 정견발표 하는 식의 포맷으로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스텐딩 포맷은 시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야 시각적 역동성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 역할과 권한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시간만 체크하고 후보자가 토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안내만 하는 사회자 역할로는 토론회에 흥미를 더하지 못한다"면서 "미국 2차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후보자들이 가장 민감해하고 공론화되는 것을 꺼려하는 이슈 내지는 의혹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고, 집요하게 후보자의 대답을 이글어내는 이른바 개입형 사회자의 역할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영철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가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 토론회에서는 김광우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대외협력이사, 김진호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원이 토론에 나서 TV토론회의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