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이슈 신문사 사설 프레임, 논조 어떻게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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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이슈 신문사 사설 프레임, 논조 어떻게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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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진 교수, 제주 일간지 '제2공항' 사설 분석
확정 前 '반드시 건설' 프레임→ 확정 後 '갈등'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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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낙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신문사의 대표 의견인 사설(社說)은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당 사안에 대해 사설이 어떠한 논조와 방향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지며, 추진과정에서의 정당성 획득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

제주사회의 최대 갈등이슈로 등장한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지역 일간지들이 사설을 통해 구사해온 논조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제주대학교 최낙진 교수(언론홍보학과)는 6일 오후 제주대 행정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학과장 박경숙 교수)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김희정 언론홍보학과 교수) 공동주최 '지역언론연구 2016'에서 제주지역 일간지의 '제2공항' 관련 사설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0년 5월2일부터 2016년 11월30일까지 제주도내 6개 일간지의 사설 중 '신공항'과 '제2공항'을 주제로 한 사설을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다.

분석표본은 제민일보 90건, 제주매일 81건, 제주신문 28건, 제주신보 82건, 제주일보 12건, 한라일보 27건 등 총 320건.

발표시점 별로 보면 제2공항 건설계획이 확정 발표된 2015년 11월10일을 기준으로 확정 이전 211건(65.9%), 확정 이후 109건(34.1%)이다.

분석결과 제2공항 건설계획이 확정발표 되기 이전 시기에서는 △제주공항 과포화 프레임 △신공항 건설시급 프레임 △제주홀대(정치권 압박)론 프레임 △도민 역량 결집 프레임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어 공항 건설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관광객 동원 프레임' △입지 선정, 상권 영향, 편입토지 보상, 재산권 침해, 소음피해 등 '갈등표출 프레임' 등의 논조가 주류를 이뤘다.

그 중에서도 대체적으로 '반드시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제2공항 건설계획이 확정된 이후에는 △부동산 투기 경계 프레임 △절차적 정의 결여 프레임 △도정 진정성-신뢰 프레임 △현 제주공항 확장론 프레임이 대두됐다. 이중 현 공항 확장론은 6개 신문 중 제주신문에서 꺼내든 대안적 제시다.

최 교수는 "신문사의 대표 의견인 사설은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해당 사안에 대해 사설이 어떠한 논조와 방향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지며, 추진과정에서의 정당성 획득 여부를 가늠하게 된다"고 사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2공항 관련 사설 역시 어떠한 의제와 담론을 담아내느냐가 독자들, 지역민들, 정책입안자들, 정책집행자들의 인식과 행동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 6일 열린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사회과학연구소 '지역언론연구 2016'. ⓒ헤드라인제주
최 교수는 사설의 논조에서 제2공항 확정 이전 시기의 논조에 주목했다.

그는 "확정 이전 시기에는 '제2공항 건설(유치) 반드시'라는 거대 담론들이 형성되었으며, 이 거대 담론들을 채우는 미시담론들은 거대담론의 '틀' 안에 갇혀 있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확정 이전 제주지역 신문사들은 제2공항의 당위적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부 담론들을 쏟아내었다"고 대체적인 논조양상을 설명했다.

또 "제2공항의 유치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설정해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여기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으며, 이에 방해가 되는 논의들을 원천적으로 배제시키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대다수 사설에서 제2공항을 신속히 건설해야 한다는 논조로 일관하고 있었고, 그 한편으로는 제2공항 지체요인들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제주홀대론과 이에 맞서는 도민역량 결집 프레임이 즐겨 사용된 점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확정 이전 시기에는 '제2공항 반드시'라는 거대담론과 이를 정당화하는 미시담론들이 양산되었다"며 "이는 제2공항 건설이라는 이면에 깔린 갈등요인들을 도외시하는 기능으로 작용했고, 제대로 된 갈등이슈들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지역언론이 국가와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사업과 정책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그 기대효과 그리고 나타날 수 있는 폐해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며 "제주언론이 정책 제안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정 이전 시기에 제주지역 신문사들은 다양하고 건전한 공론장 형성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으며, 제2공항 확정 이후 나타나는 갈등과 폐해에 대한 사전 예방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계획이 확정된 이후에야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과 관련한 프레임들이 나타났는데, 해당 지역주민들의 문제제기와 반대행동들이 구체화되면서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갈등 프레임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경계', '절차적 정의 결여', '도정의 진정성과 신뢰 회복'을 강조하는 사설들이 양상된 점을 예로 들며, "이러한 프레임들이 확정 이전 시기에서 다뤄졌더라면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갈등과 부작용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표햇다.

이러한 가운데, 신문사들 간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결여되어 있는 상태에서 제주신문에서 제기한 '현 공항 확장론'은 다양성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면서 "제주신문만 유일하게 제2공항 보다는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환경피해와 주민갈등 그리고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들은 제2공항 관련 담론이 확정 이전 시기의 '반드시 건설' 거대담론과 확정 이후 시기의 갈등과 폐해를 최소화하는 미시 대안담론들과 함께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성수 제주대 교수(관광개발학과) 사회로 진행된 이 토론에서는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 정용복 제주대 언론미디어팀장(언론학 박사)이 토론자로 나서, 제2공항 건설 언론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개진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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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ㄴ 2016-12-06 19:07:59 | 175.***.***.238
만약 제2공항하고 적자가 난다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있습니까? 당신들이 책임질 수 있기에 반드시라는 말을하는거죠?!
제주에 푸르름을 유지해주세요. 전..우리아이들에게 회색도시에 살게 하고싶지않습니다.

관광객이와서 제주도에 어떤이익이있는지요?
쓰레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