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병폐 타파' 뭉친 면세점, 제 목에 방울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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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병폐 타파' 뭉친 면세점, 제 목에 방울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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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측, 실질대책 없는 '자정노력' 한 목소리...여행업계와 '온도차'
제주면세점협의회 출범, 첫 면세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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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제주면세점협의회가 출범한 가운데, 이를 기념하는 제1회 제주면세포럼이 열렸다.
과도한 송객수수료, 매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제주면세점협의회(이하 협의회)가 5일 기념비적인 닻을 올린 가운데,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첫 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끈다.

그러나 포럼 종합토론에 참석한 면세점 관계자들이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자정노력'만을 강조하면서 이것이 자칫 공허한 목소리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내 면세점 4곳이 모인 협의체가 과연 제 목에 방울을 달 수 있겠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5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발족하고, 이를 기념하는 제1회 제주면세포럼을 개최했다.

이번에 닻을 올린 협의회를 그동안 면세업체들이 중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 여행사에 과도한 송객수수료와 인두세를 지급하는 등 초저가 제주여행상품의 단초를 제공해 제주관광의 품격을 떨어뜨려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이를 개선하는 취지로 출범했다.

그러나 기념비적인 이번 첫 행사와 함께 진행된 제주면세포럼에서는 협의회의 출범 취지와 관련해 물음표를 떠올리게 하는 면세점 업계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면세포럼은 제주관광의 개선을 위한 전문가 주제발표와 면세업계 관계자, 제주관광공사 및 관광협회 관계자, 대학교수, 제주도의회 의원 등이 참석하는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우려가 쏟아진 종합토론은 문성종 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문성환 제주관광공사 면세사업단장, 김주남 롯데면세점 점장, 고낙천 신라면세점 점장, 김남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부본부장, 홍주표 한국면세점협회사무국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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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으로 구성된 제주지역 면세점협의회가 발족했다.

◆면세점 관계자들, '자성 노력' 초점...규제 법제화 우려 한 목소리

김주남 롯데면세점 상무는 이 자리에서 "(송객)수수료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며, "수수료를 없애면, 해외관광객 한국행을 주저하게 될 것이고 여행업의 생존에도 문제가 생기며 국산품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적정 수수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시장의 변화를 고려하여 업계 스스로 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면세점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는 질적관광에 있어서의 비전을 바꿀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쇼핑과 더불어 연관 산업이 시너지를 얻어야 하므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공동 개최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면세기업과 제주지역과 어떻게 상생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미온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홍주표 한국면세점협회 사무국장은 "올해 송객수수료 규모가 4790억원이 집행됐다"며, "송객수수료 지급으로 국부 유출현상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 "송객수수료에 관한 관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이가 통과되면 일시적 효과는 있을 것이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해당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송객수수료 직접 규제에 대한 문제점으로 "첫째, 매출 규모가 영세한 업체의 어려움 가중을 들 수 있다. 영세한 여행사 폐업이 우려된다. 둘째, 여행사 송객수수료의 양성화 노력이 오히려 음성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셋째, 일률적인 수수료 책정은 양적 규모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법으로 강제하기 보다 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을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송객수수료 규제 법화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업계 스스로의 자성에 맡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낙천 신라면세점장은 "기업들의 자정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쇼핑을 위한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으며, 최근 한국과 (외국)현지의 가격 차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수수료, 관광인프라, FIT성 고객, GT성 고객 관리 등과 함께 개선책을 모색 중에 있다. 그러나 관광인프라와 관련해서는 제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및 학계.정계 관계자, 자성 노력과 규제 법제화 병행해야

한편,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을 비롯한 제주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대학교수 등의 의견을 달랐다.

김태석 의원은 "시장은 경제논리로 움직이므로 도덕적으로 자정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자정시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송객수수료는 필요악적인 존재다. 수수료가 데드라인을 넘었을 때 규제를 가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규모에 따라 면세점의 총량을 어느 정도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며, "제주도 내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신라, 롯데 등은 지역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며, "영업이익은 상승되고 있지만 비정규직, 낮은 임금 등의 고용문제는 해결되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진 제주관광협회 부본부장은 "제주는 저가관광이 아닌 마이너스 투어"라며 포문을 열고, "씨트립에서 제주관광이 5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송객수수료 13%, 크루즈는 23%로 대부분이다. 태국은 제로 투어피를 단속하겠다고 한다. 질적관광은 도민 환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의 한계점에 도달했으므로 법률로 제한할 것을 제안한다"며, "행법상으로 명시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법 상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KATA에서 최저가를 1일 50불로 정한 적이 있다. 이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관세법의 수수료 상한가 제한을 두는 것을 입법 발의가 된 상태이며. 최종심의에서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문성환 제주관광공사 면세사업자 단장은 "면세업자는 자정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이고, 다른 분들은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지만, 본인은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송객수수료의 횡포가 지나치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문 단장은 특히, "저가상품은 저품질관광상품이라고 단정지어도 좋은 정도로 대부분의 저가상품의 질이 낮은 상황"이라며, "35% 수수료라는 것은 수익을 포기하는 수치이다. 저가상품을 만드는 여행사가 가격을 낮게 손해보면서 모객하고 있다. (이로 인해)인바운드 관광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정노력은 자정 노력대로 해나가고, 정책은 정책대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좌장인 문성종 한라대학교 교수는 "자정노력도 중요하지만, 법제화의 병행이 중요하다. 고용창출에 대한 면세점의 역할이 중요하다. 면세점이 쇼핑을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융복합관광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면세점에 대한 제주도민의 기대가 크다.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면세점과 함께 논의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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