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의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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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의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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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다인 / 제주대학교 생물산업학부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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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다인 / 제주대학교 생물산업학부.ⓒ헤드라인제주
쌀쌀한 겨울바람이 매섭게 내려치던 오후, 좋은 소식이 반갑게 날아왔다. ‘제주해녀문화(Culture of Jeju Haenyeo)’가 7년간의 노력 끝에 2016년 11월 3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는 ‘물질, 잠수굿, 해녀노래’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과 다양성을 인정한 사례로 인정받았다. 또한, 독특한 잠수 기술 및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적 응집력의 역할로써 높게 평가 됐다.

생존을 위해 작은 섬나라 여성들이 선택한 물질문화가 세계적인 보존 가치 있는 독특한 문화로 선정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번 일로 해녀들과 제주도민들은 지역적 자부심과 자긍심을 얻게 됐지만, 그 달콤함에 취하기엔 해쳐나가야 할 숙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첫째, 해녀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우리는 등재가 확정된 이후 그녀들이 느낀 자긍심의 이유를 면밀히 되새겨봐야 한다. 해녀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노동의 강도보다 더 오랫동안 지독하게 그녀들을 괴롭혀 왔을 것이다. 이제 그 관점을 편향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가계를 책임지는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삶의 모습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해녀가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엄마의 모습 중 하나일 뿐이란 사실로 인식을 바꿔야만 한다.

둘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졌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령화로 제주도 해녀의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이 추세로는 해녀 문화는 끊길 위기에 처해있다. 다행히 사라져가는 제주 해녀문화를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준비된 학교가 있지만, 이는 ‘한수풀해녀학교’가 유일하다. 이 학교는 10: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 하는 등 신세대들의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졸업률은 매우 미미하다. 우리는 전승방안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 해녀학교를 참조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지, 아니면 발전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더구나, 현재 조업에 투입되는 해녀는 2015년 기준 85.7%의 60대 이상의 여성들로 구성되어있다. 해녀들은 숙련된 잠수솜씨로 특별한 장비 없이 바다 속을 자유로이 유영하지만, 육지에선 잠수병 및 만성질환을 동반한 직업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물질은 고된 일이다. 하지만, 조업을 끝낸 이후 쏟아지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치료센터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늘 부족하다. 이들을 위해 화려한 홍보보단 그녀들이 겪는 문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밖에 조업 환경 개선 및 적극적 참여도 수반되어야 하며, 등재 이후 단발성으로 그치는 금전적인 보상 및 후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녀문화를 아끼고 장기적으로 계승시킬 수 있는 관심이 필요하다. 이는, 제주 도민들과 도의회가 합쳐 꾸준히 논의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정다인 / 제주대학교 생물산업학부 1학년>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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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12-06 06:41:47 | 49.***.***.61
이거는 뭥미... 기고는 아무나 다할 수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