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빠진 청소년, 적극적 예방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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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박 빠진 청소년, 적극적 예방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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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기봉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겸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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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봉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겸 사회복지사.
'청소년 도박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수 성인들은 '아이들이 도박을 하나요?'라고 되묻는다. 어른들은 도박이라고 하면 일명 하우스에서 큰 돈을 거는 화투나 카드, 카지노나 경마 같은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청소년 도박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가치 있는 것을 거는 모든 행위(청소년의 경우는 '내기'의 의미)를 뜻한다.

제주지역 청소년 도박문제 심각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는 사행산업 또는 불법 사행산업으로 인한 중독 및 도박문제의 예방과 치유를 위해 11곳의 지역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지역은 높은 유병률에도 지역 센터의 설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선정해 운영 중인 민간상담전문기관의 경우도 제주에는 심리상담센터의 상담인력은 1명으로 인력에 따른 상담 건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 전국 17개 기관 중 5번째로 과중하다. 특히 학생들의 사이버 도박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사이버도박을 경험한 중고등학교 학생 수가 870명으로 2.56%를 차지하는 등 매우 심각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 역시 '약 70~80%가 불법 인터넷 도박을 경험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을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온라인 게임으로 처음 사행 활동을 접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60%가 '10대에 도박을 처음 접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10대 청소년들이 탐닉하는 인터넷 도박은 주로 불법 스포츠토토와 사다리게임 등이다. 이들 도박 사이트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무한히 노출되어 있다. 그런데도 별도의 성인 인증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가입 절차도 통장만 있으면 간단하다. 특히 SNS 상에는 인기 게시물에 인터넷 도박을 광고하는 댓글이 많이 달려 링크만 클릭하면 바로 도박 사이트로 접속된다

이제 불법 인터넷 도박은 돈도 잃게 되고 형사처벌도 받게 되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처음 아무리 장난삼아 소액으로 한다 해도 결국은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되어, 일확천금이나 본전 생각 등 돈의 노예가 되어 일상이 망가지게 되고 결국 삶을 허비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도박은 일종의 정신 질환이다. 청소년들이 빨리 도박에 물들수록 그 후유증은 깊고 오래간다. 청소년들의 도박을 막기 위한 조기 교육 등 사회적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이는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은 마약처럼 나쁜 것이라는 경계심을 갖도록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당국은 우선 청소년 도박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철저한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또 도박 사이트의 인증절차를 강화해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청소년 도박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전담 기구 설치도 필요하다. <고기봉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겸 사회복지사>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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