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도 꺾지 못한 분노의 '촛불'..."박근혜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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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도 꺾지 못한 분노의 '촛불'..."박근혜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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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비날씨 속 촛불집회...6천여 '촛불' 타올라
"대통령 하아" 함성...'시국선언-촛불행진' 등 이어져
▲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종합] 한층 매서워진 한파도, 차디 찬 겨울비도 '촛불 분노'는 꺾지는 못했다.

주말인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 시.도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제주에서도 강한 빗줄기 속에 수천명의 인파가 운집,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제주도내 103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이날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초겨울 추위와 비날씨 속에서도 우의를 챙겨입거나 어렵사리 우산을 들고 나온 제주지역 중.고교생 및 대학생, 가족단위 참가자, 시민, 각계 인사 등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열기를 이어나갔다.

오후 8시 기준으로 제주시청 인근 도로에는 주최측 추산 6000명(경찰 추산 1000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궂은 날씨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동원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를 딛고,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6시 3000명의 인파가 모여들더니 행진이 시작될 쯤에는 6000개의 촛불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집회는 노래와 율동공연, '이게 나라냐', '퇴진, 그 너머', 제주촛불집회 제안 등의 만민공동회, '헌법 제1조' 노래 제창, 거리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앳된 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한데 어우러졌다. 발언이 시작되자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저마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민 조창윤씨는 "대한민국의 희망인 젊은 분들이 모였는데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비가 오는 날에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데 분노만 표출해서는 절대 끝나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국민들이)정치인들에 대한 환각에 빠져있다. 선거때나 되면 '도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말은 기름 바르듯이 잘하는데 이 정치인들에 대한 환상을 똑바로 깨야한다"며 "지금까지는 고위직 스펙 가진 이들이 나라를 위한다고 작태를 벌였는데, 앞으로는 정직하고, 심지가 곧고, 사고방식이 바른 기본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해서 국민들의 여론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계업을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주사를 맞으려면 병원으로 가야하고, 범죄자는 감옥으로 가야한다"며 "우리는 단순하게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우리나라를 더 살기 좋고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홀로 휠체어를 끌고 집회장을 찾은 이민철씨는 "이동수단이 없이 오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자신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대통령은 더이상 그 자리를 보존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실히 수사에 임하시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말을 번복했다. 더이상 그 분을 믿을 수 없어졌다"며 "제 가족들이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화가 나서 비가와도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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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청소년들이 현 정권과 기존의 '구태정치'를 겨냥한 성토도 매섭게 쏟아졌다.

삼성여고에 재학중인 고채원양은 "현재 시국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가름조차 어려울 때 내 마음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생각이 들었고, 연필을 놓은 채 이 자리에 섰다"며 "감히 국민의 대표라는 가면을 쓴 그녀는 무엇을 원한 걸까 닭대가리라는 타이틀인지, 권력인지 모르겠다"고 강도 높게 규탄했다.

고양은 "오로지 저희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부모님의 노력이 박근혜, 최순실로 인해 허무하게 사라지니까 억울하고 분하고, 지금까지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 온 힘을 다한 모든 분들의 희생이 사라질까 분한 마음"이라며 "어떤 시련이 있어도 이 나라를 위해 나아갈 모두를 위해 박근혜 하야를 위해 달려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안학교인 생명나무학교에 재학중인 김은송양은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얘기할 때 '이 사건은 역사적으로 남을 일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 미래의 내 자식도 나에게 그 일을 물어보면, 내 자식이 '엄마는 그때 그일이 있을 때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창피할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김양은 "내 자식을 위해서라도 싸워야하는구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작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 하나가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분들 우리는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모여 박근혜씨 고막이 찢어질 정도로 하야를 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현고 김지덕군은 "진정한 애국심의 발현인 이 촛불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왜란때 의병으로 들었던 창칼이 촛불이었고, 3.1운동의 태극기가 촛불이었다. 열사들이 흘린 피가 지금의 촛불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지금 바람이 불면 꺼지는 촛불이 아닌 점점 더 번져서 암을 제거할때까지 불타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불살라졌을 때 촛불이 우리 나라를 보듬어 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악이 불살라질때까지 함께 싸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와 맞물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오후 5시 제주음악인 시국선언 콘서트 '설러불라'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평의회'가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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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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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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