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2의 '6월항쟁' 방불..."박근혜 퇴진" 6천 촛불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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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2의 '6월항쟁' 방불..."박근혜 퇴진" 6천 촛불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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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앞 촛불집회, 6월항쟁 이후 사상 최다인파 경신
고교생, 가족단위 참가 이어져...성난 민심 "하야하라"

[종합]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주말인 오늘(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 시.도에서 일제히 개최된 가운데, 제주에서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대통령 하야' 함성이 울려퍼졌다.

제주도내 103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주 시국선언을 한 제주지역 중.고교생 등 청소년과 수능시험을 마친 고 3학생, 대학생, 그리고 가족단위 참가자, 각계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모여든 가족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제주시청 어울림광장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던 지난 주말 수 많은 인파들이 도로까지 가득 메웠다는 점을 감안해 이날 집회장은 제주시청 옆 사잇길로 옮겨졌다.

집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주최측 추산 6000명(경찰 추산 2500명)의 시민이 모여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측은 집회 전 준비한 5000개의 촛불은 진작에 동이 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많은 시민들이 행렬에 동참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때의 촛불,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때를 크게 능가하는 규모로,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사상 최대 인파로 기록된 것이다. 지난 주말 집회에서 경신한 기록을 한 주만에 새로 썼다.

집회는 식전 문화공연을 시작으로, 제주행동 상임대표인 임문철 신부의 발언을 비롯해 대학생.시민.청년들의 규탄발언, 볍씨학교 학생들의 율동공연, '하야가'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집회 중간중간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가 울렸다. 참가자 중 누군가로부터 선창이 나오면 금세 모든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곤 했다.

임문철 신부는 "허망하다. 우리나라가 왜 이 모양이 됐나.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망가졌나"라고 한숨을 내쉬며 "단순히 박근혜의 범법행위를 규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는 혁명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뒤집고 엎어야 한다. 깡그리 부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신부는 "오늘 이 시간부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자. 더이상 박근혜와 그 일당이 다시는 이 사회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순실과 결탁해 이권을 챙기려고 하는 무리뿐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망가진 것은 한두사람이 아니라 눈앞의 이익을 보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박근혜와 그 일당의 무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자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라며 "이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제주도에서 모인 우리들의 함성이 민심의 귀를 막은 박근혜의 귀를 뚫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외치자"고 호소했다.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임문철 신부.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각 계의 시민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청년들은 물론 앳된 학생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제주대학교에 재학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임규진씨는 "요즘 들어 우리는 매일같이 새로 밝혀지는 흉악한 진실과 마주한다"며 "100만명쯤 모이면 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우리가 상대하는 자들은 바로 그런 자들이다. 후안무치,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고 성토했다.

임씨는 이어 "딱 그 수준이다. 아주 저급하다. 자기들 말 안들으면 올림픽 위원장이건 뭐건 다 자르고, 잡혀가니까 나 빼고 다 나쁜놈이라고 술술 부는 것 보니까 의리도 없다"고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을 비난하며 "이런 것들과 상대하고 있는데 죽어있을 수 없다"고 시민들의 동참을 종용했다.

제주여중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저는 그냥 참기만하던 여학생이었는데 김진태 의원의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라고 하는 발언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며 "청와대를 뚫을때까지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전 수능을 마치고 집회현장으로 달려왔다는 한 학생은 "이제 수능도 끝났고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기다. 전국에 있는 고3들은 이제 우리가 살아야 할 나라를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전국의 고3들은 일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조천읍 대흘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집회장에 참석한 정치인들을 지칭하며 "국민의 한명으로서 강력하게 규탄하는 말씀 드린다. 특검 제대로 해줘라. 저희의 마지막 희망이다. 특검 제대로 하라"고 당부했다.

시민 김창범씨는 "막상 와서 보니 가슴이 아프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서 꿈을 꾸고 밝게 자라나게 해줘야하는 어른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게 마음 아프다"며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이들에게도 산교육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하는데 일조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농삿일에 한창 바쁜 농민들도 힘을 모았다. 버스를 대절해 급히 참석한 대정여성농민회는 "모든 국민이 억울해하지만 말고 더이상 힘든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한 자각이 없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참석했다"며 "대통령이 하루만 굶어도 농민을 우습게 보지않았을 것이다. 농촌을 올바로 지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말했다.

집회 도중에는 제주시청 대학로 일대에서 촛불행진이 펼쳐졌다. 행진에서는 "박근혜 퇴진하라"는 시민들의 성난 외침이 주말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행진 후에는 다시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행진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물리적 충돌은 찾아볼 수 없었고, 빈 자리의 쓰레기를 치우는 손길들도 눈에 띄어 힘을 보탰다.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는 시민. ⓒ헤드라인제주
▲ 19일 저녁, 제주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하야 촉구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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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 2016-11-20 17:33:37 | 175.***.***.94
.여성농민회가 타고온 버스는 그냥 버스가 아니라
농정파탄 국정농단 박근혜퇴진
희망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