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6년의 인연..."함께 해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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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6년의 인연..."함께 해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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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제주-공무원노조, '열 사람의 한 걸음' 가을탐방
6년째 이어진 '소중한 인연'..."이젠 마음으로 확 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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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안녕하세요. 또 만났네요. 지난번 뵈었을 때보다 얼굴이 더 좋아지신 것 같네요."

9일 오전 8시50분, 제주시 종합경기장 광장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참가자들의 반가운 인사가 이어졌다.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고재완)이 주최하고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부형종) 공동주관으로 마련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은 이날 다시 웃음꽃 속에 시작됐다.

'아름다운 동행'은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권익 옹호, 그리고 소통을 통해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매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6년째(12회) 이어져 오고 있다.

가을 현장탐방을 진행하고 있는 공무원노조 주최행사로도 이번이 6회째다.

'차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동행팀의 탐방행사는 단순한 나들이 '위안' 행사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으며 이동수단의 문제, 장애인통행권 제약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데 있다.

출발에 앞서 고재완 제주도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아름다운 동행에 참여한 지 벌써 6년째"라며 "6년째 되다 보니 익숙한 얼굴도 있고, 함께 걷다보니 이제는 소중한 인연이 더욱 두터워지는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는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시작한 첫 만남이 벌써 6년이란 시간과 함께 12회째를 맞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기행지 곳곳에) 가로막힌 벽이 너무도 많았으나 함께 하는 과정에서 그 많덕 벽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혼자서는 여전히 어렵다. (장애인들이) 혼자서도 갈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기쁘게 동행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부형종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은 "해마다 협회 회원들을 모시고 좋은 곳으로 안내해 주는 봉사자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면서 "장애인들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더욱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동행 행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제주도전세버스운전자협회 임원 2명도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강정필 전 회장과 안정환씨가 그 주인공.

강 회장과 안씨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12회에 걸쳐 행사 때마다 관광버스 2대를 무료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직접 버스 운전을 하며 관광안내 '재능기부'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어 고마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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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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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째 12회에 걸쳐 자원봉사에 나선 제주도전세버스운전자협회 강정필 전 회장과 안정환씨.ⓒ헤드라인제주
이날 가을탐방 코스는 제주도의 사설관광지인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제주레일바이크와 에코랜드테마파크로 정해졌다.

첫 기행지인 제주레일바이크는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 인근에 위치해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다.

휴일 많은 관광객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레일바이크 동선은 약 4km정도의 코스로 구성됐지만 중간부터는 자동으로 움직여 동행팀이 마음 편히 즐기기에는 넉넉했다. 참가자들은 "바람이 너무 쌀쌀해 다소 추웠지만, 레일바이크를 타고 탁 트인 목장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고 행복하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쌍둥이 자매인 강유경.혜경씨는 "일주일 쯤 전에 동행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결정됐는데, 가는 날이 기다려졌다. 가을 나들이를 오게 되어 정말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레일바이크를 탄 것이다"면서 "처음엔 조금 빨리 움직이는 거 같아 무섭기도 했지만 주위 지나가는 풍경들이 너무 멋있고 좋았다. 관광지 내에 있었던 토끼나 양에게 먹이도 직접 주웠는데, 동물들이 너무 귀여웠다. 또 엄마가 버스에서 퀴즈를 풀어서 상품권을 받았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동행에 나선 강희준씨는 "지난해 제주로 내려와 살고 있는데, 오늘 좋은 날씨 속에 나들이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피력했다.

"레일바이크 타는 것은 참 좋았는데, 장애인 화장실이 잘 구비돼 있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아무래도 레일바이크 체험관광의 특성상 평소 장애인 입장객이 많지 않다보니 장애인 시설도 덜 갖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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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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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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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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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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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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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1시간여동안 레이바이크 체험을 한 동행팀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고재완 위원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동행에 참여한 소감을 먼저 피력하자, 이번에는 장애인들의 자기소개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점심식사를 한 후, 차창 너머로 가을 억새꽃 물결을 감상하며 도착한 곳은 두번째 기행지인 에코랜드테마파크.동행팀이 방문할 무렵 이곳은 주차장에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많은 관광인파가 몰려 큰 혼잡을 빚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을 처음 서보는 장애인 참가자들의 얼굴에서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기차에 탑승하는 과정이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기차가 출발하자 동행팀의 얼굴은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

교래 곶자왈 4.5km 구간을 탐방할 수 있는 이곳은 5개 정차역으로 구성돼 있다. 출발 후 두번째 역인 '에코브리지 역'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펼쳐지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동행팀이 하차한 곳은 세번째 역인 '레이크사이드 역'.

2만여평의 넓은 초지와 아름다운 호수 풍경, 그리고 억새꽃 물결의 장관이 펼쳐졌다. 이곳에서 함께 걸으며 모처럼 가족들과 사진도 찍고, 커피 한잔의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 것도 잠시, 다시 기차를 타고 종착역으로 갈 생각에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기차가 도착할 때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금새 긴 줄이 이어지면서 걱정도 앞섰다.

'늦더라도 천천히', 관광객들이 몰리는 타임은 일단 피하기로 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동행팀이 한번에 모두 탑승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금잔디가 넓게 펼쳐진 들판의 '피크닉가든 역', 그리고 각종 야생화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고, 유럽식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그린티&로즈가든 역'의 수려한 풍경을 보다보니 금새 종착역에 도착했다.

종착역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차량과 관광객들이 크게 붐비는 가운데서 쉬엄쉬엄 이동하며 버스가 세워진 주차장까지 모두들 무사히 도착했다.

김형준.강재순 부부는 "어제까지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좋아 다행이다. 평소에 이렇게 아내와 함께 밖에 나오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함께 나와 좋은 날씨 속에서 잘 다닐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인 강재순씨는 "동행에 세번째 참가인데 남편과 같이 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남편과 함께 와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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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랜드에서 기차 탑승을 기다리는 동행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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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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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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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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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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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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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 ⓒ헤드라인제주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16 아름다운 동행 가을 현장탐방.ⓒ헤드라인제주

버스에 탑승해 돌아오는 길에 평가의 시간이 이어졌다.

김순부 할머니(80)는 "팔십 평생 이렇게 행복했던 날이 있던가 싶다. 저 같이 나이가 있고, 몸도 불편하면 바깥 나들이를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오늘 함께 한 분들이 있었기에 기분좋은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며느리와 함께 오겠다. 며느리가 참 좋아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복씨(뇌병변 장애)는 "동행 행사에 첫해부터 계속 참여해왔는데 이젠 동행팀이 한 식구처럼 느껴진다"면서 "이제는 부담없이 평소에에도 안부전화나 카톡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됐다"고 피력했다.

그는 "수필을 쓰다보면, 여러 경험을 통해 글감과 영감을 얻어야 하는데, 오늘 나들이는 제 작품(수필)의 자양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몸에 베인 자원봉사의 경험을 한껏 보였던 제주도공무원노조 김용수 부위원장은 "오늘 많이 느낀 것 같다. 함께 하면서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원성심 편집이사는 "오늘 우리가 가본 두곳 관광지, 장애인분들은 이동하는데 다소 많은 불편을 느꼈을 수도 있었고 힘들었을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본 것은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이라고 생각하시면 딜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이사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혼자서는 나들이를 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그래서 실제 장애인들이 나들이를 하면서 느끼는 불편사항들 하나하나를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오늘 서로 많은 소통을 하면서 함께 한 오늘 동행은 그런 점에서 많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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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2016-10-12 21:16:51 | 27.***.***.5
전날 태풍으로 인해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이 행사를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유명 관광지를 가면 제일먼저 화장실이나 턱 같은 장애인편의시설들을 돌아보게 되는데,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느껴진다.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들도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