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물폭탄' 한천 또 범람...'부서지고, 차량 휩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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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물폭탄' 한천 또 범람...'부서지고, 차량 휩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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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분간 하천범람, 10년전 대홍수 악몽 '아찔'
차량들 급류 휩쓸려 '아수라장'...복개지 외벽 맥없이 부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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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제주도에 상륙할 시점인 5일 새벽 4시14분께 제주시 용담 한천이 범람해 도로 위로 급류가 흐르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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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종합] 초강력 태풍 제18호 '차바(CHABA)'가 제주도를 관통하고 지나가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한때 하천 범람으로 대홍수의 위기를 맞았던 제주시 용담동 한천 일대는 또다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태풍의 눈'(중심부)이 제주도에 상륙할 당시인 5일 새벽 3~5시 사이, 제주도에는 초속 50m가 넘는 강풍과 함께 최고 6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새벽 한천교 일대는 대홍수의 위기를 맞았다. 이곳은 2007년 태풍 '나리' 때 하천이 범람해 일대가 초토화됐던 곳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한천교의 하천 물은 급격히 불어났고, 급기야 오전 4시14분쯤 하천이 범람했다.

급류가 도로 위로 넘쳐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일대 주민들은 10년 전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범람한 물은 20여분이 지난 4시30분부터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면서 5시쯤 되어서야 하천 수위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당시 현장상황을 지켜봤던 한 시민은 "하천 수위가 제때 진정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태풍 나리 때와 같은 대홍수가 났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홍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 일대는 큰 상흔을 남겼다.

범람한 물은 한천 하류쪽 복개천의 외벽 구조물이 파손되고 범람한 물은 이 일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십대를 순식간에 쓸어버렸다. 도로 곳곳은 급류에 휩쓸려 떠밀려온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휩쓸려 내려온 차량이 또다른 차량 위에 얹혀져 있는가 하면, 주차장 외곽 시설물에 부딪혀 파손된 채 나뒹굴고 있었다.

바닥에는 흡사 지진이 난 듯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어디서 쓸려왔는지 알 수 없는 흙더미가 쌓였고, 판넬 조각들도 수없이 도로 한복판에 나뒹굴었다.

폐허로 변해버린 이곳 일대 도로는 아침부터 오전까지 극심한 차량정체 등 대혼잡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2007년 9월 내습했던 태풍 '나리'의 공포를 다시금 떠올렸다. 이 일대는 당시 13명의 생명을 앗아간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새벽 시간대 '쾅'하는 소리가 나 창문을 열어보니 물이 차올라있더라. 순간적으로 거의 가슴팍까지 차 오른 수준이어서 태풍 나리때가 생각나 확 겁이 났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새벽 4시쯤 강풍으로 유리창이 흔들리고, 옆 건물에서 떨어진 간판이 바람에 날려 오면서 밖에 나왔는데, 한천이 범람하고 있었다"면서 "범람이 시작해 20분 정도만에 물이 빠졌길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10년전 처럼 큰 화를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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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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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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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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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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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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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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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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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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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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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헤드라인제주
한편 2007년 태풍 '나리' 때 복구작업을 통해 다시 시설된 한천 복개지 시설물 외곽벽이 이번 범람으로 인해 다시 부서진 것과 관련해, 부실공사 문제도 제기됐다.

한 시민은 "하천 위를 덮은 주차장 아스팔트 위에 콘크리트 외벽을 공사하면서 철근 등을 넣고 좀더 단단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 이번 태풍에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다른 주민은 "이번 태풍이 '나리'만큼 큰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이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다면 무서워서 살 수 있겠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 주민은 "나리가 지나간 이후 복개천의 기둥을 제거하고, 저류지를 만들면서 하천 범람을 막는다고 했지만 봐라. 아무런 소용이 없질 않았나"라며 "이제는 살기는 커녕 찾아오기도 힘든 지역이 될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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