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 제주도 큰 피해...곳곳 폐허 방불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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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강타 제주도 큰 피해...곳곳 폐허 방불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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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m '물폭탄', 괴력의 강풍...한천 범람 '10년 악몽' 아찔
침수.범람, 정전.단수사고 속출...시설물 파손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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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제주도를 직접 관통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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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가 제주도에 상륙한 5일 오전 4시14분쯤 제주시 용담동 한천이 범람해 도로 위로 급류가 흐르고 있다. <사진=헤드라인제주 독자>
[종합] 초강력 가을 태풍 제18호 '차바(CHABA)'가 관통하고 지나간 제주도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경보가 해제된 5일 오전 '물폭탄'을 제주도 곳곳은 마치 폐허를 방불케 하는 큰 상흔이 남아 있었다.

'태풍의 눈'(중심부)이 제주도에 상륙할 당시의 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밤새 폭우와 강풍이 휘몰아쳤고, 태풍이 제주도 육상에 상륙할 시점인 오전 3시부터 5시 사이는 그 강도가 최고조에 달했다. 10년 전인 2007년 9월 태풍 '나리'의 내습 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제주도에는 최대 6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9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624.5mm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어리목 535mm, 제주시 용강 400mm, 서귀포 289mm, 제주시 175m, 구좌읍 김녕 244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풍의 정도도 매우 강했다.

순간최대풍속은 제주시 고산 초속 56.5m, 제주시 47m, 성산 30.4m, 서귀포시 22.3m를 기록했다.

해상에는 최대 8m가 넘는 집채만한 파도가 일었다.

◆ 범람 대홍수 위기 맞았던 한천 일대, "10년전 악몽이..."

이번 태풍에서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는 대홍수의 위기를 맞았다. 이곳은 2007년 태풍 '나리' 때 하천이 범람해 일대가 초토화됐던 곳이다.

밤새 내리는 폭우로 하천 물이 급격히 불어난 한천은 오전 4시14분쯤 급기야 하천이 범람, 급류가 도로 위로 넘쳐 흘렀다.

순간 일대 주민들은 10년 전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범람한 물은 20여분이 지난 4시30분부터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면서 5시쯤 되어서야 하천 수위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당시 현장상황을 지켜봤던 한 시민은 "하천 수위가 제때 진정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태풍 나리 때와 같은 대홍수가 났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홍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 일대는 큰 상흔을 남겼다.

한천 하류쪽 복개천의 외벽 구조물이 파손되고 범람한 물은 이 일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수십대를 순식간에 쓸어버렸다. 도로 곳곳은 급류에 휩쓸려 떠밀려온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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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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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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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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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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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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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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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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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제주시 용담 한천교 복개천 외곽벽이 범람한 물로 파손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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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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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물폭탄을 맞은 제주시 용담 한천교 일대. 이곳에서는 차량 십여대가 범람한 물에 휩쓸려가는 등 큰 피해가 났다. ⓒ헤드라인제주

◆ 5만여 가구 대규모 정전사태...단수 사고 속출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밤사이 제주도내 총 5만1000여가구에 정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는 서귀포시 하원동과 법환동을 시작으로 제주시 일도2동 등 전역에서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오전 9시 현재 3만2000여호에 대한 복구를 완료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한 복구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수암, 애월, 월산, 조천, 도련 등 5개 정수장이 한전선로 고장으로 인해 수돗물이 끊기는 단수사고도 잇따랐다. 제주시 일도지구 등이 오전 11시 현재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간판 날리고, 교통신호등.가로수 등 꺾이고...시설물 피해 잇따라

시설물 파손도 잇따랐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소재한 국가 풍력발전실증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가 강풍으로 인해 날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전도돼 인근 주민 6가구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교통신호기 등 시설물 피해도 대거 발생했다.

이날 오전 0시10분 제주시 오라동 KBS서쪽 교차로에서 교통신호제어기 차광막이 파손된 것을 비롯해, 제주시 노형오거리.외도 연대마을.라마다호텔3거리 등에서 교통신호기가 꺼지면서 교통에 혼란이 발생했다.

강풍으로 인해 제주도내 곳곳에서 간판이 뜯겨져 날리고, 유리창이 깨지는가 하면, 지붕 붕괴 등의 신고도 이어졌다.

주택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또 학교시설물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서귀초등학교 본관동 3층의 교실이 침수되는가 하면, 봉개초등학교에서는 유치원 보호매트가 날아가고 지하천정에 누수가 발생했다.

세화중학교에서는 본관과 체육관을 잇는 연결통로의 천장이 파손되고, 대기고등학교 비가림시설이 바람에 날아가면서 옆집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출입문, 비가림 시설, 조형물 기둥, 옥상 에어컨 실외기, 배전함 등이 파손되는 등 제주도내 25개 학교에서 수십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오전 11시 현재 제주도재난대책본부에 신고접수된 시설물 피해만 300여건에 이른다.

항.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과 레저기구 등이 무더기로 침수되거나 침몰하는 피해도 속출했다.

5일 오전 0시40분께 서귀포시 하예포구에서 5.71톤급 어선 C호가 전복된 것을 비롯해 낮 12시 기준 침수 12척, 침몰 1척, 좌주 2척 등의 피해가 났다.

또 제주시 애월항에 정박해 있던 19톤 요트가 침수되면서 돛대만 남겨놓고 바다에 가라앉는가 하면, 도두항에 정박중이던 레저보트도 침몰했다.

이밖에도 성산항에서 어선 2척이 수심이 얕은 곳에 걸쳐져 좌주되고, 제주 곳곳에서 수상 레저기구 11척이 침수됐다.

농경지 곳곳에서도 큰 피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산읍 무 경작지와 구좌읍 당근 재배지 등은 물론 비닐하우스 등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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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곳곳에서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헤드라인제주

◆ 1명 실종...항공기 수십편 '결항'...제주도 긴급복구 추진

이와함께 태풍 내습 속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5일 오전 7시4분께 제주항 2부두 외항 하얀등대 부근에서 선원 1명이 선박과 선박 사이를 건너다 바다에 추락해 실종됐다.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 수십편이 결항되면서 관광객 등 9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5일 오전 6시50분 제주에서 김포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266편을 시작으로 11시까지 출발 31편, 도착 27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여객선 역시 오전 9시 기준으로 8개 항로 전 노선이 전면 통제돼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태풍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무원 인력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5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피해복구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개막할 예정인 탐라문화제는 태풍 피해로 인해 행사를 일부 축소해 열기로 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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