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신화' 꿈을 이룬 18세 소녀...그녀가 꼽은 최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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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신화' 꿈을 이룬 18세 소녀...그녀가 꼽은 최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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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5) 공무원연금공단 김미연 양
"지금까지 선택했던 일 중 가장 잘한 것이 바로 특성화고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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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연금공단에 입사한 김미연 양. ⓒ헤드라인제주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은 인문계고가 아닌 특성화고를 선택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올해 제주지역 특성화고의 대표적 '고졸취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공무원연금공단 신입사원 김미연 양(18.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지난 주말, 취재진을 만난 미연 양은 여느 고3생처럼 수줍어하고 앳된 모습이었지만, 마음가짐은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있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정식 입사해 현재 3개월차 수습과정을 밟고 있다는 미연 양은 질문이 이어지자 차분하면서도 야무지고 의젓하게 말을 풀어나갔다.

먼저 공무원연금공단에 합격해 정식 사원이 된 소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취업성공을 하기까지에는 저만 노력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해요. 이 인터뷰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이제 1년 후에라도 저희 제주여상 후배들이 선배님들보다 더 좋은 기업에 취업이 돼서 고졸취업 성공사례에 많이 꼽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서 중학교 3학년 단계에서 제주여상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1남2녀 중 차녀인 미연 양 역시 일반고와 특성화고 사이에서 진학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한 살 위의 언니가 1년 앞서 제주여상에 입학했고, 자신도 특성화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터에 언니의 조언이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일단은 특성화고에 진학하기로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많은 특성화고 중 어디로 진학할지 고민이 많았었다"면서 "그때 많은 조언을 해준 사람이 바로 저의 1살 위 언니였다. 언니는 제가 고민할 때 ‘선(先) 취업 후(後) 진학제도’에 대해 알려줬고, 제주여상에서 다양한 동아리활동과 취업프로그램 에 참여한 자신이 밟았던 길에 대해 현실성있게 조언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미연 양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상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면서 "언니가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서 취업프로그램에 지원해주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여상에 진학하게 된다면 언니처럼 잘 될수 있을까?’라는 도전의식이 생겼다"라고도 했다.

"언니 역시 나와 비교당하지 않게 두배로 노력하는 듯 했어요. 그렇게 서로 경쟁심도 심어주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의지하면서 학교생활을 하니 언니는 한국전력공사에, 저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취업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성화고를 선택할 때 부모님의 만류는 없었는지를 묻자, 아버지 얘기를 했다.

"어머니께서는 저의 생각을 지지해 주셨지만, 아버지께서는 언니가 특성화고에 들어간 만큼 두번째인 저는 인문계고에 진학하기를 원하셨어요. 특성화고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도 있으셨던 거죠. 그래서 일단 선취업 후진학 제도나 취업프로그램 같은 특성화고의 장점에 대해 먼저 설명드렸어요. 그런 후 앞으로 학교 공부는 어떻게 할 것이며 취업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노력하겠는지 명확하게 목표를 제시하자 결국 아버지께서도 고집을 꺾으셨죠."

제주도교육청의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두 딸의 자랑스러운 합격소식은 아버지의 생각도 180도 바꿔 놓았다. 이제는 아버지가 남동생에게 먼저 특성화고 진학을 권유할 정도였다고 한다.

미연 양의 취업 성공은 중3 단계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선택하여 입학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제주여상에 입학한 후에도 자신의 목표를 향한 대비와 준비가 철저했다.

미연 양은 "우선 1학년때에는 주변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제가 모든 일에 열심히 참여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후에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내신관리나 기본적인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힘썼다"고 피력했다.

2학년때에는 그동안 미뤄왔던 자격증을 취득해 나가고 다양한 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면접 노하우를 쌓았다.

마지막 3학년때,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경험이 부족해서 늘 빈약했기에 경험쌓기 위주로 활동을 했다. 봉사활동으로는 점자책 타이핑 봉사를 하고, 부모님 허락 하에 6개월간 호텔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객을 상대하는 내공을 키웠다고 한다.

미연 양은 "(고등학교 입학 후) 2년6개월 정도를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는데, 그 뒤에는 늘 학교가 있었다. 학교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격증시험을 보겠다고 할 때 학교에서 교재와 강의, 접수비를 지원해 준 일, 대회에 참여할 때는 방과후나 방학때 따로 강의를 해 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준 일 등을 회고했다.

미연 양은 "아무튼 학교생활 내내 자격증 취득과 내신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학교 시험이 있을 경우 적어도 3주 전부터 교과서를 4번 정도 정독했고, 자격증 시험이 다가오면 이론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공무원연금공단에 취업하기 위한 준비도 꾸준히 해왔다고 했다.

재학기간 미연 양이 취득한 자격증만 하더라도 ITQ(정보기술자격)마스터와 전산회계2급, 펀드투자상담사, 정보처리기능사 등 11개에 이른다.

"학교에서 전산반 수업과 함께 공기업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취업을 준비했어요. 전산반에서는 선배들이 멘토링 형식으로 자격증 취득과 UCC제작 등을 도와주며 관련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가 공무원연금공단이 지난해부터 국가표준직무능력을 위주로 선발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맞춰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면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랜기간 준비과정을 거쳐, 수많은 관문을 뚫고 당당히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성취감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너무 기뻤고,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이 이렇게 빛을 발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울컥하기도 했어요. "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난 후 선생님, 친구, 주변 분들로부터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합격 축하한다’, ‘네가 될 줄 알았다’ 등 친구, 선생님 등 많은 축하인사를 받았어요. 축하를 건네는 말들이 저에게 모두 좋은 말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말은 ‘독하게 살더니 결국 좋은데 갔네’라는 말이었어요."

'선 취업'으로 대학진학을 뒤로 미루게 됐는데, 대학진학은 언제쯤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취업을 위해 쌓은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해 사랑받는 신입사원이 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일단 제가 업무에 적응을 한 후 수시전형이나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진학할 생각"이라고 했다.

미연 양은 다시 고교 재학시절을 떠올리며,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왔던 선택 중 가장 잘한 선택은 인문계고가 아닌 특성화고 여상을 선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입 진로선택을 앞둔 중학생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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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연 양. ⓒ헤드라인제주
"저 역시 인문계와 특성화고 중 어느 곳에 진학할지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중학생 후배들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어요. 만약 특성화고에 진학을 희망한다면 노력없이 좋은 성과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말을 꼭 해드리고 싶어요."

미연 양은 "특성화고가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친구들이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취업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그만큼 노력한다면 뒤에서 학교가 든든히 지원해 줄 것이고, 좋은 취업처가 들어올 때 노력하고 성실한 학생에게 먼저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것은 확실히 말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제가 만약 취업하고 싶다는 말만 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제 주위에 취업처가 들어오면‘어차피 내가 해봤자 안될 것 같다’고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실패를 이겨내고 또 다른 도전을 한다면 그 실패가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무조건 도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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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2016-12-06 17:07:23 | 118.***.***.70
기사를 보고 느껴지는 것이 많네요.. 대학졸업한지 2년차가 되었는데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데,,
"제가 만약 취업하고 싶다는 말만 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말 한마디가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네요.앞으로도 힘내세요@@~ 좋은결과가 이어질 것입니다.
말한마디 복사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