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민영화 의혹 파문...원희룡 발언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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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민영화 의혹 파문...원희룡 발언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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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제2공항반대위, 원 지사 과거 발언 의혹 제기
"대기업 민자추진 검토 보고서, 원 지사 발언과 유사"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민간자본 투자'로 진행하는 민영화 추진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거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에어시티' 구상안을 설명하면서 넌지시 피력했던 민자유치 계획이 현 상황과 맞물린다는 의혹이다.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로 구성된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정은 현대건설 문건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제2공항 민영화 추진 의혹은 2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진행하는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민자 적격성' 부분이 검토되고 있는 점, 그리고 현대건설이 작성한 제주 제2공항 민자추진 검토보고서의 내용을 근거로 제2공항의 민영화 추진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반대위는 지난 기간 동안 원희룡 지사가 민영화 관련 언론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먼저 지난 2014년 9월 18일 원희룡 지사가 도청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했다.

반대위는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공항 자체를 민간에 줄 수 없다'고 말하면서, 민자 유치와 공항운영권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을 상기하며 민간자본이 공항 운영권을 갖는 것에 반대했다. 민간자본이 들어와도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원 지사는 '국가기간시설로 운영권 문제가 나올 수 있는데 민자가 유치되더라도 부대시설에 한 할 것으로 공항 자체를 민간에게 줄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민자유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이 만든 '제주 제2공항 민자 추진 검토' 자료 상에도 제2공항에 대한 '민영화'가 아닌 '민자 추진'으로 명시돼 있어 원 지사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이 반대위의 주장이다.

반대위는 "이번 문건의 내용은 민자에 의한 출자를 통한 지분참여와 공항운영권은 한국항공공사가 가지는 분명한 민영화 방식"이라며 "이 방식은 그 동안 민영화 관련 원 지사가 발언했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이 해명자료에서 언급한 '공항 자체를 민간에 줄 수 없다'는 해명은 해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반대위는 2015년 10월16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원 지사가 "제주공항에 투자하겠다는 민자는 줄을 서 있다"고 발언한 것, 같은해 12월20일 "실시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2년 앞당겨 제2공항을 완공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반대위는 "언론에 따르면 현대건설 외에 포스코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사업 추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부처 관계자와 접촉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번 문건에서는 김포공항 롯데몰 사례처럼 복합형 관광개발을 통해 수익을 챙기겠다는 복안이 나왔는데, 원 지사는 그동안 '공공 주도 에어시티 구상'을 말해왔다"며 원 지사의 발언과 문건의 내용이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반대위는 "원 지사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6개월로 마치고 실시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2년 앞서 제2공항을 완공하겠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번 문건에서 민자사업 추진일정 비교 부분을 보면 민자 추진 시 원희룡 지사와 같이 24개월을 앞당길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대위는 "현대건설 문건은 민자추진을 통한 민영화 방안이며, 공항 운영권은 한국공항공사가 가지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기간동안 원 지사가 발언한 내용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재, 이 문제가 한 점 의혹이 없이 풀릴 수 있도록 정밀한 국정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은 정부와 한국공항공사가 함께 투자하는 재정사업으로 계획하여 현재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KDI에서 함께 검토 중인 민자 가능성은 예비타당성조사의 세부검토 항목 중 하나인 '민자적격성 판단' 항목으로 500억원 이상 도로·철도·공항·항만 등 모든 SOC 사업에서는 예비타당성 조사시 실시되는 일상적인 조사항목"이라고 해명했다.

제주자치도도 별도의 해명자료를 내고 "제2공항의 민영화 추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공항개발은 국가가 시행하는 인프라 사업으로서 원칙적으로 국비를 투자해 개발해야 한다. 민자를 투자해 개발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그동안 발표됐던 정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 그리고 이번 현대건설의 구체적인 민자추진 검토보고서의 내용 등을 볼 때 민영화는 정부차원에서도 세부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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