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달라졌어요"...제주중앙고의 '신바람' 변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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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달라졌어요"...제주중앙고의 '신바람' 변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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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2) 제주중앙고의 유쾌한 도전

▲ 제주중앙고 전경.ⓒ헤드라인제주
▲ 제주중앙고 취업동아리 학생들.ⓒ헤드라인제주
제주중앙고등학교(교장 채칠성)의 분위기가 어느 순간부터 확 달라졌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한 학생수요가 많아 '보통과'에 다소 가려져 있던 '특성화과'가 크게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중앙고는 '더불어 배우며 나날이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교육목표로, 특성화과인 △문화콘텐츠과(12학급) △금융비즈니스과(12학급) △보통과(6학급) 등 총 3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현장의 변화의 분위기는 제주도교육청의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의 특성화고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 2년 전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목표점'이 달라진 것이 변화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특성화과 졸업생들의 취업은 계속적으로 있어왔다. 그러나 '목표점'이 달라졌다.

학과와 연계된 일반적 연계취업 차원이 아니라, 대학 졸업자들도 엄두내기 힘든 취업문호를 당당히 뚫고 사회에 입문하는 이른바 '고졸신화'라는 원대한 목표를 갖게 된 것이다.

선배들의 잇따른 '고졸신화' 취업 성공사례가 큰 원동력이 됐다.

최근 1~2년 사이만 하더라도 KB국민은행에 입사한 홍주원,공무원연금공단 강민혁,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준현, 제주테크노파크 김민효, 제주칼호텔 고승희,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인턴십 박예나, 그리고 호주 글로벌현장학습 대상자에 선정된 박준형 등.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궈낸 쾌거였다. 그 이면에는 숨은 노력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KB국민은행의 홍주원 양은 재학시절 금융영재반, 토론 및 스피킹 실전 과정을 거치고, 전국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 속에 면접관들의 이목을 끌면서 복수의 은행에 당당하게 합격하면서 제1금융권에 들어간 성공사례이다.

JDC에 입사한 이준현군은 재학시절 학생회장을 지냈는데, 학생회 활동에서 보여준 민주적 리더십, 그리고 각종 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할 정도로 중국어공부에 전념하면서 외국어 특화로 취업에 성공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입사한 강민혁군의 취업사례는 사연이 많다. 고3 때까지 만반의 취업준비를 했으나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자 그는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선취업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어 다시 도전해 공무원연금공단에 당당히 합격했다.

제주KAL호텔에 입사한 고승희양은 관광서비스업을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던 중 한국관광공사의 호텔전문가과정의 대상자로 선정돼 2개월 넘는 특별훈련을 이수하는 등 한 길을 향해 열정과 정성을 기울인 결과, 꿈을 실현하게 됐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인턴십에 합격한 박예나 학생은 사무관리의 기본인 ITQ한글, ITQ파워포인트, 인터넷정보관리사 및 MOS Master자격을 1,2학년때 취득했고, 3학년때에는 실무에 필요한 틴매경, ERP(인사),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자격증을 취득했고, 각종 대회에서 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준비단계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인턴십 과정에 합격해 현재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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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중앙고 취업정보란에 부착된 취업성공사례 홍보게시물.ⓒ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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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 바이러스' 확산...'꿈'을 향한 도전, 취업동아리 활기

이러한 취업성공사례의 기분좋은 긍정적 바이러스는 자연스럽게 후배들에게 널리 전파됐다.

교내 취업동아리들의 활동도 최근들어 부쩍 활발해졌다.

현재 제주중앙고에는 2학년부터 은행원(은행텔러)에서부터 요리사(셰프), 군인(부사관), 중국어 등 16개 영역의 전공 공감취업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방과후 동아리는 1학년을 위주로 운영되며, 이후 적성 등을 고려해 2학년부터 취업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수순을 밟는다.

제주중앙고가 게임그룹 '넥슨'의 자회사이자 던전앤파이터 유명 게임회사인 네오플 취업동아리를 비롯해 신화역사공원 취업을 위한 람정클래스 등의 기업과 취업연계 협약을 맺으면서 올해부터는 게임제작 동아리 등도 새롭게 운영되고 있다.

취업동아리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졌고 조기취업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셰프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요리사의 꿈을 키워온 김경환 학생(3학년).

경환 군은 제주신라호텔이 진행한 드림메이커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양식 레스토랑(루스트 플레이스)에서 주방장의 추천을 받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됐다.

은행텔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건혁 학생(2학년)은 중 3 진로선택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하여 입학'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건혁 군은 중학교 3학년때 고등학교 진학을 알아보던 중 중앙고 특성화동아리에 대해 알게돼 미리 준비하고 입학했다고 한다.

벌써 전산회계운영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번 학기에는 컴퓨터활용능력 등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 본격적인 취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그는 "아버지께서는 '확신이 있으면 (특성화고로)가라'고 하셨지만, 어머니는 처음에는 반대하셨다"면서 "간신히 설득해 원서접수 전날 허락을 받았다. 지금은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꿈이 있다면 인문계보다는 특성화고가 나은 것이 나은 것 같아요. 학생때나 졸업한 이후에라도 자기 분야에 전념하면 인문계보다 취업에도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셰프동아리에서 활동중인 고영규 학생(2학년).

입학 당시만 하더라도 요리사의 꿈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지만,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며 자신의 미래를 확신하고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영규 군은 "어렸을때부터 셰프에 관심이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는데, 중앙고에 들어와서 쉐프동아리에 들고 공부를 하다보니 셰프의 꿈에 확신이 생겼다"면서 "비록 정규 수업과정에는 없지만, 동아리에서 요리사자격증 필기부터 실기까지 모두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는 호텔 주방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학교에서 진행된 람정의 신화역사공원 관련 취업설명회를 통해 그곳의 호텔에 취업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최근 동아리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한식 자격증 시험을 치렀고, 일식과 중식 자격증도 취득해 취업할 생각이에요."

게임제작을 배우고 싶었지만 제주지역 고등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해 주는 곳이 없어 막막했던 유예리 양(2학년).

예리 양은 중앙고에 게임동아리가 생기면서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고등학교에서 게임제작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죠. 그런데 올해 게임제작 동아리가 생기고, 학교에서 전문 강사를 초청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어 좋아요."

예리양은 "학교에서 네오플과 협약을 맺어 관련 교육을 하고 있는데 제주에서는 큰 기회"라며 "1차적으로 네오플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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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고등학교 취업동아리 학생들이 오는 23일 진행되는 람정클래스에 면접에 대비해 모의 면접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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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중앙고 취업동아리 학생들이 탐구 활동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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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중앙고 취업동아리 학생들이 탐구 활동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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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교내에서 열린 '2016학년 공감취업 박람회'.ⓒ헤드라인제주

◆ '공감취업 박람회' 등 개최...질높은 일자리 도전 적극적 지원

제주중앙고 특성화부장을 맡고 있는 박태우 교사는 "취업성공사례가 재학생들에게 큰 용기가 되는 것 같다"면서 "학교 차원에서도 학생들의 취업준비 역량을 강화하고 질 높은 일자리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우선 16개 영역의 공감취업동아리 활동을 통해 직업의 세계를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며 진로 선택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아울러 교내취업박람회를 열어 보다 검증되고 질 높은 일자리에 도전할 기획을 제공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각종 취업관련 박람회에 참여시키며 취업마인드를 높이고 안목을 넓히는 한편 도전의 기회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교내에서 열린 '2016학년 공감취업 박람회'도 이러한 맥락에서 마련된 행사다.

8월18일부터 19일가지 특성화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박람회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마인드를 높이고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취업의 길을 열어가는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첫날에는 한라대학교 인력개발원장의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며, 다음날에는 ‘면접스킬, 선취업후진학제도, 이미지메이킹 및 취업의 이해’에 대한 특강이 이어졌다.

16개 기업이 참여해 취업상담 및 면접이 진행됐다. 또 행사에서는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업자인 람정제주개발(주)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2017년부터 채용을 진행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학교로 만들어갈 것"

매일 아침 등교시간 마다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를 해주고 있는 채칠성 교장은 '미래 역량과 사회 공헌력이 있는 정의로운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정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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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중앙고 채칠성 교장.ⓒ헤드라인제주
채 교장은 "배려와 공감, 협력과 신뢰 속에 학생들이 성장의 날개를 달고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치는 배움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존을 회복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스스로의 별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의 중점을 '성장'에 두겠다면서, "위로 올라서는 교육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교육이 되도록 하겠고, 끝도 없는 경쟁교육 보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고 성장이 있는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채 교장은 "개개인의 꿈과 권리가 소중하듯이 공동체의 평화와 질서, 타인의 꿈과 권리를 존중하며 배려와 공감, 협력으로 더불어 배우고 성장하는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소중한 꿈을 찾아 자신을 바로 세우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배움공동체, 제주중앙고를 그런 학교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1953년 제주상업고등학교로 문을 연 제주중앙고는 1988년 학교법인 천마학원에 인수된 후 여러차례 학과 개편을 단행하며 학교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어 지난 2007년 지금의 이름으로 교명을 변경하는 한편, '일반계 보통과'를 신설하면서 보통과와 특성화과를 통합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후 2011년에는 보통과를 제외한 관광정보과, 사이버정보과를 '문화콘텐츠과'와 '금융비즈니스과'로 각각 전면 개편했다.

문화콘텐츠과는 문화유산.관광.애니메이션.캐릭터 등의 문화 콘텐츠에 관한 기획.제작.홍보.마케팅 등의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문화관광 △웹제작실체 △모바일콘텐츠 △창업일반 △애니메이션 제작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비즈니스과는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의 역량 있는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증권금융시장 △기업자원관리 △원가.전산회계 △금융비즈니스일반 등의 교과목을 편성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원성심.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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