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장 담화문..."대한민국 배, 침몰 위기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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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장 담화문..."대한민국 배, 침몰 위기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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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철 회장, 담화 발표..."강정이 계엄지역인가"
"강정, 세월호, 성주..남의 일 아니다...국민들이 나서달라"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조경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이 9일 대국민에게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훈련을 실시하던 무장한 군 트럭이 기관총을 마을안길을 들어서자 차를 세우고 주민들과 함께 항의를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로 지난 5일 경찰에 체포돼 이틀간 조사를 받으며 유치장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후 발표된 담화문이다.

당시 군 차량에 탑승한 장병들은 차량에 기관총을 거치한 후 총기를 들고 주위를 경계하는 대형을 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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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철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장.ⓒ헤드라인제주
조 회장은 "기껏해야 시골 촌구석 마을회장이 무슨 담화문을 발표할 주제나 되겠느냐"면서도, "다만 저의 처지가 공권력에 의해 내몰리는 것이 단순히 제 몸뚱이 하나만의 문제로 처한 것이 아니며, 또한 강정마을만의 문제로 기인한 것도 아니기에 이렇게 글로나마 시민 여러분들에게 마음에 담아둔 말이라도 꺼내놔야 되겠다 싶었다"고 담화문 발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제가 가장 분노했던 것도 찬성 측 주민과 제주도정 그리고 해군들이 다른 대다수의 다른 강정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사실이었다"며 물론 이권을 생각하지 않고 국가에 대한 사명감으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이권이든 사명감이든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그 결정은 다른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강요하는 선택이었던 것은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해군기지 건설 기간을 통틀어 해군이 보여준 자세는 오직 한 가지, 불통과 강제였다"며 "우리를 협상의 대상으로 보질 않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군인정신 또는 애국정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토로햇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대한민국 전체가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무리 비리가 연속 터져 나와도 비호하는 청와대 측근에 음주뺑소니 경력의 경찰청장 임명까지, 지금 우리는 불통과 강압으로 일관된 정부를 목도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조 회장은 "해군기지 사업은 강정의 마을공동체를 산산조각 내버린 사업으로, 나아가 준공이 되고 난 후에도 마을공동체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며 "끊임없이 편 가르기와 분열을 획책하고, 구상권을 청구해 마을회를 붕괴시키려는 이런 조직이 어떻게 국가를 위한 조직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총을 겨눈 장병들이 탑승한 군 트럭 항의소동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이어나갔다.

그는 "마을 안에 무장병력을 투입하여 주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훈련을 하는 행위는 무력으로 마을을 제압하려는 의도라고 밖에는 생각 할 수 없다"면서 "전시라고 할지라도, 기지방어를 위해 기지주변에 무장병력을 배치하는 이외에 민간인들이 사는 주변마을에 무장병력으로 총을 겨누는 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민간인 거주지역에 들어와서 총을 겨눈 예는 저는 4·3과 광주와 같은 계엄지역 이외에 들어본 적이 없다"며 "결국, 해군은 강정마을을 계엄지역과 동일한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며, 여차하면 총을 발포해서라도 제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야 사전에 훈련에 대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이에 항의했다고 하여 형사고발 조치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이는 2009년 해군과 국정원이 주도하고 제주도정과 검찰과 경찰이 참여한 유관기관회의 결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세력에 대한 총체적인 탄압을, 공권력을 동원해 사법처리를 극대화시켜 무력으로 반대의견을 묵살하려 했던 그 잔악한 시도가 여전히 현재시점에도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정녕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침몰할 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위에서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치인들 스스로 바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잘난 정치인들이 알아서 좋게 만들어 줄 것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래에서부터 변화와 변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뀐 생각을 가지고 뭉쳐야 한다. 그래서 변화한 그 시민들이 직접 정치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강정마을이고, 세월호이며, 성주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며 "곳곳이 구멍이 나고 물이 새어 들어오고 있고 탈출할 길이 없다. 그래도 이 대한민국이 침몰하도록 놔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들이 물이 새는 곳을 막아달라"며 "나아가 대한민국을 굳건한 평등과 안전한 자유가 넘치는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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