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취업 후 진학' 프로젝트 2년, 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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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취업 후 진학' 프로젝트 2년, 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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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1) "고졸신화, 최고의 선택"
잇따른 취업성공 사례, 학교현장 '활기'...그러나 산적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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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지난해 개최한 특성화고 학생들과의 대화. ⓒ헤드라인제주
아이들의 꿈과 끼 개인의 소질과 특성에 맞는 학교 및 진로선택의 다양성을 통해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의 특성화고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지 2년.

여전히 '취업률'과 '진학률' 프레임 속에 일부 반신반의 하는 시각도 있지만, 일련의 흐름은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학교현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지역사회 내에서 특성화고 취업연계 시책 및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과 연관돼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특성화고 취업프로그램은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금융기관으로, 그리고 민간기업으로까지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고졸 신화'를 일군 실제 취업 성공사례들은 학교현장의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기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 특성화고생 공채에 합격하고 '2015년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최유정씨(제주여상 졸업),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취업한 김명승.현승헌씨(서귀포산업과학고 졸업), KB국민은행에 입사한 홍주원씨(제주중앙고 졸업),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주현씨(제주여상 졸업).

그리고 올해 1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예금보험공사 공채시험에 최종 합격한 정유원 학생과 공무원연공단에 합격한 김미연 학생(이상 제주여상) 등.

실제적 '결실'이 계속 이어지면서, 학교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목표점이 높아지고, 기회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종전 특성화고 출신학생들의 취업문호가 단순한 관련업종으로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공무원시험이나 지방공기업 공채 등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동안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다가온 부분이 있었던 '고졸 신화'는 이제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성화고 육성정책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른 면이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었고, 여전히 숱한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학교 단계에서 진로선택에 있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선택 분위기가 크게 형성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실제 지난해 진행됐던 고교체제 개편 연구용역에서 중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9.8%가 평준화지역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학 고교를 선택할 때 성적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도 평준화지역 일반고를 희망하는 비율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신의 꿈,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선택 보다는, '성적' 위주로 진학 고교를 결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성화고가 아직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주지역 특유의 학력 선호경향, 고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지역의 고입 진로선택 경향과도 대조적인 부분이다.

제주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타 지역에서는 특성화고에 대한 선호도가 일반고 보다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래서 교육부에서는 거꾸로 '일반고 역량강화사업'을 하고 있는데, 육지부에서는 왜 일반고 보다 우선해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중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특성화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내지 편견, 그리고 일반고에 대한 선호경향은 유독 제주도에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풍토가 특성화고 입학생의 목표의식 및 동기유발을 저하시키고,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데 있다.

특성화고의 낮은 취업률 현실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제주지역 특성화고 6개교와 특성화과가 있는 일반고 4개교의 취업률은 대략 25% 내외.

일부 학교의 취업률은 38~35%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대다수는 20%대, 일부는 10%대 수준의 학교도 있다.

취업률 저조의 가장 큰 원인은 '스스로 선택하여' 입학한 학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헤드라인제주>가 지난해'고졸취업 성공사례'에 대한 취재 결과, 스스로 선택하여 입학하고 '선 취업'이란 목표의식을 갖고 꾸준한 준비를 해 온 학생들을 중심으로 취업 성공으로 이어진 점이 확인됐다.

또 비록 중학교 과정에서는 성적이 낮아서 차선책으로 특성화고에 입학했다고 하더라도 입학 후 3년간 내신관리 및 졸업후 설계를 하며 착실한 준비를 한 결과 취업의 꿈을 이룬 경우도 있었다.

반면 특성화고 청년드림 잡페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부형주 제주YWCA 사무총장은 "취업박람회를 진행하다 보면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았으나,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적극성이 떨어졌고, 또 학부모들의 영향으로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취업이 거의 성사된 시점에서도, 학부모의 만류로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진학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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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개최된 2016 특성화고 청소년드림 잡페어.ⓒ헤드라인제주
결국 낮은 취업률의 문제는 제주에서 '고졸' 학력으로 취업할 수 있는 수요가 많지 않은 부분에서도 기인하고 있으나, 중학교 진로선택 단계에서부터 '성적이 낮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차선으로 입학한 경우가 늘면서 입학과 동시에 취업보다는 대학 진학쪽으로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선 취업 후 진학' 특성화고 프로젝트가 추진된지 2년을 맞으면서 점차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 해소 및 사회적 인식의 전환, 중학교 단계에서의 진학지도법 개선, 그리고 특성화고 취업률 제고대책 등이 당면한 큰 과제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고교체제 개편이 추진되는 시점에서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는 더없이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또 단순한 취업률 제고 차원을 넘어, 양질의 취업 문호 확대를 위한 지역사회의 지원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차선이 아니라 내 꿈을 위한 이루기 위한 최고의 선택으로 입학하는 특성화고, 경쟁력 있는 특성화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은 물론, 공공기관과 기업체,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시점이다. <헤드라인제주>

* <헤드라인제주>는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를 추동하고, 특성화고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특성화고 청소년드림 프로젝트 "고졸신화, 최고의 선택"> 기획보도를 시작합니다.

<원성심.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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