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가장 좋은 치료제는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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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가장 좋은 치료제는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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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지윤 /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의료급여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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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윤 /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의료급여관리사. ⓒ헤드라인제주
의료급여 관리사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적정의료이용을 목적으로 건강상담 및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나의 직업이 의료급여 관리사이며 9년동안 같은 일을 하다보니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대상자들을 만나곤 한다.

그런데 내가 새삼 느끼는 것이 가족이 있어 자주 왕래가 있는 분은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되었으며 우울증등의 정신과 질환도 적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몸이 아픈 대상자라 할지라도 자식 얘기며 손자 얘기를 할때에는 1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얘기를 많이 하시고 표정도 밝아진다.

비록 생활이 어려워지고 자식들도 생계를 위해 부모를 못 모시지만 자주 연락드리고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상자들은 힘을 얻을수 있다.

최근 76세 할아버지를 방문 상담한 적 있었다. 고향은 전라도이고 제주에 내려온지 40년이 되었으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생활하고 계신다. 이제 제주도 사람이 다 되었다며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고 하셨다.

할아버지 집에 걸려 있는 달력에는 현재 8월인데도 9월달 달력이 펼쳐져 있다. 달력을 쳐다보는 나에게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에 갈 날짜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자식들도 모두 고향에 있어 자식 얼굴 볼 생각이며 손자들 생각에 이미 마음은 고향에 가신듯하다.

교통편이 좋아 이제는 몇시간이면 갈수 있지만 예전에는 홀로 제주도에서 명절을 지냈다며 세상 좋아졌다며 허허 웃으셨다.

할아버지의 올해 고향 방문은 또다른 이유도 있었다. 자식들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며 고향에서 남은 일생을 살기 위해 준비를 하러 가시는 것이라고 했다.

본인이 가까운 곳에 있어 피해를 주지 않을지 오랜 고민을 했지만 나이가 많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라 남은 인생은 가족들을 자주 만나며 보내기 위해 결심을 했다고 하셨다.

최근 할아버지는 우울증 초기진단을 받아 약물을 복용중이시다. 복용 약물은 늘리기는 쉬우나 줄이기는 많이 힘들다. 고령의 대상자일때는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나는 가족의 힘을 믿는다. 분명 할아버지는 가족들을 자주 만나며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도 치유가 될 것이다.

무더었던 여름도 지나고 있다. 이제 다가오는 추석에는 내가 만났던 할아버지 뿐만이 아닌 가족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꽉찬 보름달을 보며 가족의 의미를 한번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좋은 약만이 치료제가 아니다. 가장 좋은 치료제는 가족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현지윤 /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의료급여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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