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과 베트남 전쟁, 소설 '사월꽃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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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과 베트남 전쟁, 소설 '사월꽃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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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과 ‘베트남 전쟁’ 가운데에 서 있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사월꽃비'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중심인물 한 명의 서술로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아닌, 여러 인물들의 증언으로 두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서북청년단 출신인 경사와 항쟁세력이었던 인물의 입을 통해 제주민중들이 희생된 제주4·3사건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이 났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베트남 전쟁의 모습은 파병된 한국군인의 진술과 베트남 민족해방전선 경험자들의 회고록·비망록으로 그 참담함을 드러낸다.

여러 인물들의 증언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떠한 모습으로 희생당하는지를 보다 세밀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독자는 작중화자들의 증언을 따라가다 보면 두 역사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두 사건을 비교하면서 참상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다.

서로 다른 객관적 정황 속에서 일어난 일들이 어떤 유비적 관련성을 이룬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더 나아가 이들의 관련성이 20세기 동아시아의 모습을 인식하도록 한다. 역사의 데자뷰가 어떻게 벌어지는 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적나라하게 터져 있는 길이 아니라 고단하고 수고스럽지만 한 발 한 발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좁은 길, 아마도 나는 당분간 그런 길을 계속 걸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소설은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에 희생되고 저항했는지를 보여준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회피만을 반복하는 현재에 4·3문학이 가져야 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충남 부여 출신의 조중연 작가는 2008년 계간 '제주작가'에 단편소설 '무어의 집'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장편소설 '탐라의 사생활'을 발간했으며, 현재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각, 값 1만3800원.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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