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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아픔' 외면한 광복절 특사...국민대통합 취지 맞나?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08.12 18:28:00     

사면명단 강정주민 또 '제외'...제주사회 건의도 외면
오히려 구상권 청구 '압박'...갈등문제 해결의지 의심

광복절 71주년에 즈음해 12일 단행된 특별사면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하다 사법처리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제외된 결과는 사실 예견된 상황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출범 후 3번째 이뤄진 이번 특별사면의 포커스도 '국민 화합'이란 단어가 슬쩍 들어가기는 했으나,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을 보면 '국민 대통합'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사면은 중소.영세 상공인, 서민 생계형 형사범, 수형자 등 4876명을 대상으로 단행됐다.

또 모범수 730명에 대한 가석방, 모범 소년원생 75명에 대한 임시퇴원 조치, 서민 생계형 보호관찰대상자 925명에 대한 보호관찰 임시해제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142만2493명에 대한 특별감면이 취해졌다.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화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사면대상자 명단의 어떤 부분을 갖고 '국민 화합'이란 명분이 통용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방적 국책사업 추진으로 촉발된 주민 저항과정에서 사법처리된 주민들을 특사명단에 포함시켜달라는 지역사회의 한결같은 목소리도 철저히 외면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두고 '화합'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인 바다와 땅을 빼앗기고, 마을 공동체가 산산이 부서진 아픔이 10년째 이어져 오고 서귀포시 강정마을.

2007년 1월부터 2013년까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연행된 주민은 665명에 달하고, 이중 기소된 주민은 구속 25명을 비롯해 총 53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4년 이후에도 군관사 건립문제 등을 놓고 충돌이 이어지면서 그 수는 더욱 늘었다.

그럼에도 강정마을에 대한 정부의 책임통감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장까지 나서 건의했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새누리당 제주도당까지 나서 특별사면 필요성을 건의했다면, 3번의 특사 중 단 한번은 신중하게 검토해봄직도 하나, 이번에도 결론은 철저한 '외면' 뿐이었다.

오히려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34억원의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강정주민들을 더욱 압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를 보이고 있다.

구상권 청구소송에 대해서도 그동안 제주사회는 물론,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철회'를 요구했다. 구상권 청구 철회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았기에, 이번 특별사면은 어쩌면 기대할 가치조차 없었던 일이었을런지 모른다.

국가사업 추진으로 10년 째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갈등을 치유하고 파탄한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최소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라도 있어야 했다.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마냥 귀를 틀어막았기에, 제주에서도 '불통 정부'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정주민들의 '꿋꿋함'이다.

특별사면과 관련해 강정마을회는 줄곧 지난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제주도지사와 도의회, 여당과 야당 제주도당에서의 사면 건의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표해왔다.

지극히 당연하고, 정의로운 투쟁이었기에 '사면 건의'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특사명단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후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는 특별사면을 바라지도 않았다. 우리는 마을을 지키려 한 것이지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다. 도지사나 국회의원은 사면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강정주민에 대해 사과를 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무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앞으로 재심 청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사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사회에서 특별사면과 구상권 철회를 요구한 것은 갈등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러한 것들이 선결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으로 인해 크나 큰 피해와 갈등이 초래됐음에도, 정부는 최소한의 저항권을 행사한 주민들의 아픔은 부정한 채 '공사 방해책임'만 묻고 있는 것이다. '국민대통합'이란 표현이 참으로 무색하게 다가온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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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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