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공사장 소음-먼지 '끙끙'...보름만의 답변 "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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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공사장 소음-먼지 '끙끙'...보름만의 답변 "참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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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 도로공사 공해 호소 "아무리 부탁해도 모르쇠"
민원제기해도 늑장 대답..."조금 더 참아달라" 답변에 울분

집 앞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산먼지 공해로 인해 분루를 삼켜야만 했던 서귀포시민 오모씨. 

참다참다 못해 민원으로 제주도당국의 도움을 구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조금 더 참아달라"는 답변 뿐이었다.

서귀포시 신효동에 거주하고 있는 오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의 집 앞에서 진행되기 시작한 도로공사로 인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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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민 오모씨가 민원을 제기한 도로공사 현장. <사진=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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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민 오모씨가 민원을 제기한 도로공사 현장. <사진=제보자>
밤낮 할 것 없이 울려대는 소음과 진동은 물론, 흩날리는 먼지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였다. 집 앞에 쌓인 쓰레기 더미도 속을 끓게 했다.

오씨는 "공사하는데 먼지도 너무 많고 지저분해서 물을 뿌리던지 먼지 제거에 신경써달라고 몇 번씩 얘기했다. 그런데, 물 한번 뿌리더니 그 후로 전혀 관심을 갖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특히 오씨에게 있어 지난해 말께 출산한 자녀의 건강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는 "아기가 조리원에서 나온 후 집에서 지내는데 숨소리가 너무 거칠고 힘들어 해서 병원에 가 진찰을 받던 중 집 앞에 공사얘기를 했다"며 "병원에서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다른 곳에서 지내다 올 것을 권유했지만, 형편상 다른 곳에서 지내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씨는 "현장과 집이 10m 이내 거리여서 포크레인 소리, 트럭 지나가는 소리 등에도 아이는 제대로 잠을 못 이뤘다"며 "집 앞 공사 담당자분께 특별히 부탁도 드렸다. 모든 걸 다 참고 단지 먼지만이라도 안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공사현장의 개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오씨의 주장이다.

그는 "부탁한 이래 단 한번도 물뿌리는걸 본 적이 없고 말만 '알겠다'고 하면서 어쩔때는 저에게 짜증까지 내더라"며 "아이 때문에 먼지를 내지 않도록 그렇게 부탁했는데 빨래를 널어놓으면 먼지가 대단했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이젠 집앞에 무슨 쓰레기 집하장인 듯 온갖 쓰레기 더미와 먼지가 쌓여있다"며 "저희처럼 돈도 없고 힘도 없는사람은 그냥 당하면서 지내야 하는 것이냐. 사람대우 받을 수는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오씨의 사연은 제주도청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민원에도 답변이 돌아오는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체됐으며, 그 사이에 뚜렷한 개선책조차 마련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오씨에 따르면 민원을 제기한 지 꼬박 2주가 지난 15일 서귀포시당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첫 마디는 "9월에 공사가 끝나니 그때까지 참아달라"는 답변이었다.

'미안하다', '그동안 고생했다', '업체에 강력히 제제하겠다'는 둥의 답변을 기대했던 오씨는 "처음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나라의 국민이란게 정말 부끄러웠다. 그냥 참으라는 것이 말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곧바로 "오해를 한 것"이라며 이튿날 관련 내용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답했지만, 오씨는 "민원에 대처하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고 싶다. 전화해서 첫 마디가 그럴 수 있나"라고 화를 삭히지 못했다.

한편, 오씨가 남겨놓은 민원제기 글은 16일 오후까지 별다른 답변이 남겨지지 않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시민의 소리>는 행정기관에 제기된 민원이나, 독자들의 제보를 중심으로 작성됩니다.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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