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선발고사 폐지 놓고 학부모-교육감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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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선발고사 폐지 놓고 학부모-교육감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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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한라중서 첫 학부모 공개토론회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9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가 전면 폐지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교육당국과 일부 학교 학부모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24일 오후 4시 한라중학교 보건실에서는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과 한라중 학부모 간의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이석문 교육감이 취임 2주년을 맞아 마련한 '경청 투어'의 일환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소통을 바탕에 둔 제주교육 정책을 수립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의 첫 토론 대상은 한라중 학부모. 제주시 동(洞)지역에 위치한 한라중의 경우 동지역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고입경쟁이 가장 치열한 학교 중 한 곳이다. 토론 중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적진에 혈혈단신 들어왔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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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4시 한라중학교 보건실에서 열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과 한라중 학부모 간 공개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이날 토론회에서는 예상대로 고입 선발고사 폐지에 따른 학부모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먼저 학부모들은 바뀐 제도의 첫 적용대상인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미 입학한 뒤인 지난 3월 31일 '고입 선발고사 폐지' 결정이 발표된 데 따른 불만을 표출했다.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 학부모는 "고입 선발고사 폐지에 대한 찬반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가치판단이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교육감이 교육적 판단을 내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미 입학했는데, 갑자기 중학교 1학년부터 바뀐 제도를 적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에겐 선택의 기회가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 고입 선발고사 폐지 후 제주도내 모든 중학교의 내신 산출 기준이 일률화될 경우 한라중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관련 한 학부모는 "예를 들어 한 학교는 시험문제를 어렵게 냈는데, 다른 학교는 시험문제를 쉽게 내 버리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시험을 똑같이 내고, 평균도 똑같이 낸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시대의 흐름은 인정하지만 문제는 있다"고 말했다.

고입 선발고사 폐지 방침 발표 직후 제주도의회 등에서 제기됐던 학력 저하, 학생 간 경쟁심 유발,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에 따른 우려도 잇따랐다. 선출직 교육감 특성상 향후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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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고입 선발고사 폐지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없잖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제도가 바뀔 때에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며, "그러나 고입 선발고사 폐지의 경우 불이익이 최대로 잡아도 3% 이상 되지 않는다. 한라중도 그렇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어느 한 학교에서 최대 10% 이상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발생하면 정책을 펴기도 대단히 곤란하다"며, "적어도 3년 가까이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개선점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 교육감은 "고입 선발고사는 전국에서 거의 없어지는 추세고, 교육부도 고교 활성화 계획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제가 잘나서 고입 선발고사 폐지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일련의 흐름 속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5~10년 후에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학부모 공개토론회를 열면서 한라중을 가장 먼저 찾았다"며, "제가 꼭 드리고 싶었던 말은 고입 선발고사 폐지로 내신 상위 45~50% 학생들이 (고입 경쟁에서) 다 떨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그 대신에 아이들 사이에서의 과도한 경쟁을 어떻게 완화하면서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 달라"며, "그 과정에서 고교체제 개편을 조금이라도 진전시키겠다. 열심히 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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