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 어버이' 상 받은 다섯 남매의 78세 아버지,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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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어버이' 상 받은 다섯 남매의 78세 아버지,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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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장한 어버이' 양상원 할아버지의 꿈과 소망
"어릴 적 꿈은 선생님...자식들이 잘 큰걸로 만족하고 행복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홀로 키우신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교사의 꿈을 내려놓고 고향에서 농사를 지은 지 어느덧 40여년.

어느새 세월이 흘러 두 분은 돌아가시고, 세 아들과 두 딸은 장성해 일가를 이뤘다.

"선생님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생각도 나지만, 지금은 아들 딸들이 잘 커서 부모를 잘 공경하는 마음은 갖고 있어 만족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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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어버이의 날을 맞아 2016년 장한 어버이에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된 양상원(78. 서귀포시 대정읍) 할아버지.

2세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양 할아버지는 홀어머니와 할아버지 손에 키워졌고,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3살 위의 문명옥(82) 할머니와 결혼해 자녀를 낳고 키워왔다.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도움, 문 할머니의 내조로 대학을 마친 양 할아버지는 군 복무를마치고 사회로 진출하려는 시기에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다.

바로 제주시로 나가 교사가 되느냐, 고향에 남아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느냐.

고민 끝에 양 할아버지는 고향에 남아 농사를 짓는 것을 선택했다. 아버지 없이 홀로 자신을 키우신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

고향에 남은 양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실때 까지 하루하루 지극히 모셨다.

양 할아버지의 곁에는 늘 문 할머니가 있었다. 결혼 직후 할아버지가 대학을 다닐때 문 할머니는 서울에 있는 고모 밑에서 일하며 할아버지의 학비를 보태기도 했다.

문 할머니는 "내가 시집왔을 때 시할아버지가 81세 셨는데, 14년 뒤인 95세때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93세때 돌아가셨다"면서 "두 분이 돌아가실때 까지 하루도 따로 살아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효자라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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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남기는 했지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마늘로 유명한 대정읍이지만, 당시에는 보리와 조, 고구마 등의 작물을 경작했다.

할아버지는 고향에서 하루 종일 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다섯 자녀와 부인을 먹여살렸고, 자녀들을 모두 고등학교까지 보냈다.

그러나 농사만으로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낼 수는없었고, 결국 세 아들만 대학에 보내고 두 딸은 고등학교를 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다섯 자녀를 모두 고등학교까지라도 공부를 시킨 것은 힘든 농사일을 시키고 싶지 않아서 였다.

그렇게 키운 다섯 자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소망대로 농사 일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 할머니는 "우리는 (밭에서) 고생했지만, 아들들은 다 밥벌이를 하고 있다"면서 "밭농사가 정말 힘들다. 자식들은 밭농사를 하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공부를 시켰다"고 말했다.

양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때 까지, 어머니가 돌아가실때 까지만 고향에 남아 있으려 했다.

하지만 고향에 남아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농사를 짓다 보니 어느새 마을 청년회장도 하고, 영농회장을 비롯해 이장과 노인회장 등도 역임하며 지역의 어른이 돼 있었다.

결국 자신의 꿈은 내려 놓아야 했지만, 지금은 더 큰 것을 얻었다고 한다.

양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지. 고향에 돌아왔을때도 기다렸다가 (제주시로)나가보려 했지만 그게 되지 않았다"면서 "아쉬운 생각도 나지만, 지금은 조상 모시고 있는 그것으로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 고마운 일"이라며 "비록 큰 재산은 없지만, 형제간에 서로 사이가 좋은 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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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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