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렌터카 약 3만대 중 장애인 맞춤형은 달랑 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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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렌터카 약 3만대 중 장애인 맞춤형은 달랑 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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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차별금지법 8주년 토론회
김의근 교수 "장애인의 쾌적한 관광 위한 고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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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8주년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지 8년이 넘었지만 2만7000여대에 달하는 제주도 렌터카와 2000여대의 관광버스 가운데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은 0.1%가량에 불과하고, 장애인들이 제주관광 정보를 얻는 방법도 극히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고현수)은 26일 오후 2시 제주시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8주년 기념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윤삼호 정책위원은 '접근가능한 관광-국제동향과 한국의 제도개선 방안' 발제와, 김동욱 제주도의회 의원을 좌장으로 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또 제주도의회 고태순(더불어민주당).유진의(새누리당) 의원 등 주요인사와 제주도내 장애인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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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8주년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이날 강문봉 제주도 관광정책과 관광정책담당과 김의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송창헌 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제주자치도의 장애인관광지원정책'에 대해 발표에 나선 장문봉 담당은 "제주자치도는 '관광약자의 접근가능한 관광환경조례'를 제정하는 등 장애인관광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그밖에도 복지관광자문위원회 구성 및 관광약자 접근성 안내센터 운영, 공영관광지 관광약자 편의시설 보강, 관광약자 편의증진 사업, 전세버스 장애인 리프트 설치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근 교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지 8주년이 됐고, 장애인 뿐만 아니라 교통약자 등 모든 관광객을 위한 '보편적 디자인(유니버셜 디자인)' 및 '장애물 없는 환경(배리어 프리)'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제주관광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도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관광활동을 즐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적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도에 3만대에 가까운 렌터카가 있지만, 장애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차량은 9대 뿐"이라며 "관광버스 역시 2000여대 가운데 단 2대만이 장애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렌터카의 경우 장애인 사애에 맞춤형으로 제작된 차량도 렌터카라는 이유로 장애인 스티커가 발부되지 않으면서, 장애인이 렌트해 장애인 주차구역에 세워놓더라도 단속되는 등 규제가 심하다"면서 "또 제주관광을 위해 항공기를 예매할 경우 저가 항공사는 장애인에 대한 할인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형 항공사도 A사는 장애인 항공권을 50% 할인해 주지만, B사는 30% 할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접근가능한 여행 실현을 위해서는 접근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장애인을 위해 특수 개조된 렌터카에 대해서는 스티커를 발급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공항 주차장 등에서 주차 할인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들 접객에 대한 관광종사원 교육과 함께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포함해 모든 관광객들에게 편리하고 접근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접근가능한 관광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송창헌 팀장은 "한국관광공사의 '2014 장애물 없는 관광환경조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자료에 따르면, 관광정보를 획득하는데 있어 주요 정보원은 인터넷 및 메일광고가 1순위로 나타났다"면서 "그런데 장애인 등에게는 인터넷이 정보를 얻는데 큰 고비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팀장은 "실제 2013년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제주지역 관광지.숙박지의 웹 접근성 조사내용에 따르면 조사대상 134개 사이트 가운데 93개 사이트가 접근 불가로 조사됐다"며 "이는 장애인이 여행을 시작하는 과정인 계획단계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장애물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하는 동안 발생하는 험난한 장애물도 많지만, 여행을 시작하는 도중에도 수많은 장애물이 있다"면서 "여행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당당한 권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장애물들을 없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팀장은 △법에 근거한 정보접근성 보장을 위한 행정의 지도.감시 기능 강화 △법에 근거한 편의시설 설치의무 준수 권장 △이동수단 확보를 위한 특수차량 및 저상버스 제도적 의무보유 및 관련업계 지원체계 마련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체계 마련 △장애유형별 맞춤 관광서비스 제공을 위한 컨텐츠 개발 및 서비스 지원인력 확보 등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힐링'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여행이 누군가에게 스스로를 치유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이 될 수 있다"면서 "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런 숱한 장애물로 인해 '킬링'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제주자치도는 제주관광 2000만 시대 준비전략에 '장애물 없는 관광환경 조성'을 핵심가치로 포함시키고 있다"면서 "그런 만큼 토론회를 통해 나온 방안을 제주지역사회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 적극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는 "장애인에게 관광의 가치는 여가를 즐기는 차원을 넘어 인가다운 삶을 누리는 것"이라며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관광환경 및 인프라 구성이 제대로 돼있지 않아 가장 불편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관광 역시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인권의 한 부분임을 지역사회에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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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8주년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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