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족' 늘어나는데...제주엔 '청년담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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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 늘어나는데...제주엔 '청년담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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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제주를 말하다' 토크콘서트...강보배 씨 발제
"청년에 '경험' 선물해야...핫한 제주, 기회는 있다"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를 넘어,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NEET)족'으로까지 분류되며 정책의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제주 청년들이라고 상황이 다를까. "육지로 올라간다"는 말은 이젠 일상이 됐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이주민들까지 몰려오면서 제주 청년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23일 저녁 7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어도청년지킴이 창립 3주년 기념 청년토크콘서트.

'한국 청년정책의 흐름과 제주의 청년 문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강보배(27) 제주청년협동조합 운영위원장은 제주 청년문제에 "제주도가 나서지 않는 이상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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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보배 제주청년협동조합 운영위원장. ⓒ오미란 기자
◆ 청년, 산업화 일꾼에서 니트족으로

대한민국에서 청년은 어떻게 인식돼 왔을까. 그리고 청년은 어떤 존재일까.

강 씨는 1960년대 산업화의 일꾼,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선봉 등으로 강조돼 왔던 청년의 역할이 IMF 경제위기 이후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IMF 당시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다.

그러나 2001년 이후 경제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실업 등의 청년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2004년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제정됐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첫 법률이었다.

강 씨는 "'청년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청년들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법률이 제정됐다"며, "그렇게 청년문제에 대한 해답은 안 나오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터져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교 등록금 문제. 청년문제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여론이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은 지난 2009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으로 개정돼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러나 강 씨는 "개정된 법률도 청년들을 고용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수준"이라며, "청년들의 삶 전반을 다룰 수 있는 법적근거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청년문제, 무엇이 핵심인가?

강 씨는 청년문제에 있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즉,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구직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강 씨는 "지금의 청년문제에는 일자리가 없는 문제 뿐만 아니라 일을 포기하게 하는 사회적 압박감이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 주거, 부채, 교육 등과 같은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삶 자체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배고파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들에게 어떻게 '경험'을 선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청년문제 해결의 최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청년을 위한 법령.법규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및 시행령과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뿐.

이에 강 씨는 "사회가 청년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아동과 청소년, 어르신들은 계속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똑같이 위기에 처해 있는 청년들에 대한 정책이나 방향은 아직까지도 형성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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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보배 제주청년협동조합 운영위원장. ⓒ오미란 기자
◆ '핫(Hot)' 한 제주, 기회는 있다

이것이 전반적인 우리나라 사회의 청년문제라고 한다면, 제주 사회의 청년문제는 어떨까.

강 씨는 "육지에는 분명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건 많은 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없는 반면, 제주에는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기회 조차 없다"며, "제주의 청년문제는 과잉이 아닌 결핍으로 인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업 문제를 떠나 제주에는 직업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니 청년들의 움직임이 둔해질 뿐만 아니라 청년에 대한 목소리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강 씨는 "제주지역의 경우 청년 담론 보다 지역 담론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청년문제가 일자리, 주거, 부채,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제주의 경우 일자리 문제의 국한된 상황과 이주민, 중국자본, 난개발 등 다양한 문제로 청년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

이러한 상황 속 제주로 유입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기회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강 씨는 "최근 IT 업계에서의 제주는 적당한 인구 규모의 테스트베드로 꼽히고 있다"며, "이는 제주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인도네시아의 후붓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창조경제혁신센터, 사회적경제센터, 문화예술종합센터 등 이주민들도 제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주민들이 청년들에게 무언가 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강 씨는 끝으로 "이러한 기회요인과 청년들이 어우러지는 것은 제주도가 나서지 않는 이상 어렵다"며, "제주 청년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계기로서 어른들의 관심이 증폭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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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6-03-24 16:27:08 | 122.***.***.109
박수를 보냅니다. 도와드리고 싶은데...암튼 힘내세요..언론에서 이런 기사 자주 올려주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