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수출 1조원' 구호...이전기업 '잭팟'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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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수출 1조원' 구호...이전기업 '잭팟'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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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수출실적 10억8천만달러 집계, 웃지 못하는 이유?
1차산품-공산품 수출액 내리막...온라인게임 '체면치레'

제주지역 수출시장의 위축세가 심상찮다. 제주도정이 주창하던 '수출 1조원 시대'가 열렸지만, 근본이 돼야 할 1차산업과 공산품 등 수출의 부진으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기업들의 수출실적은 총 10억859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8억3930만달러를 기록했던 전년도에 비해 29.3% 증가한 성과다.

수출 실적은 한국무역협회, 각 수출기업, 한국여행업협회, 카지노협회, 신용카드사 등의 자료를 토대로 수출 실적을 파악하고, 수출실적검증소위원회를 거쳐 최종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통계에 '외국인면세점 판매수익금'을 포함시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올해는 논란거리마저도 지워냈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외국인면세점 수익금은 수출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이번 통계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민선5기 제주도정에서부터 핵심 정책목표로 제시했던 '수출 1조원' 목표가 진정한 의미에서 달성된 셈이다.

그러나, 수출 현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근본산업이 돼야 할 1차산품과 공산품 등의 수출 실적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이전기업으로 인한 전자무체물 분야의 성과로 겨우 체면치레를 한 수준이었다.

◇ 1차산품-공산품 수출 '악화일로'...3분의 1토막

1차산품의 경우 농산물은 216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5.6%, 수산물은 3930만달러로 8.2% 감소했고, 축산물은 110만달러로 22.2% 증가했다.

감귤, 녹차, 무, 심비디움, 소주, 초콜릿, 소라, 냉장넙치, 붕장어, 우유 등의 수출은 증가했고 감귤농축액, 백합, 양배추, 활넙치, 찐톳 등은 감소했다. 특히 수산물 주력 수출품목인 활넙치 등이 고전했다. 제주자치도는 1차산품의 수출액이 감소한 이유로 엔화약세와 한일관계가 경색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까지만해도 농산물의 수출액이 3230만달러, 수산물 5610만달러, 축산물 150만달러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토막난 결과다.

공산품의 경우 2014년 5억3440만달러를 수출하던 것이 지난해 3억2570만달러로 줄었다. '모뉴엘 사태'에 따른 후폭풍으로 LED TV 수출량이 감소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실적도 전년대비 7.9% 감소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국적인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수출시장 확대를 도정 방침으로 설정해 오던 제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 이전기업 온라인게임 수출실적 돋보여...성과 걷어내면?

올해 제주의 수출시장 성과는 한 기업에 의해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4년까지만 해도 한 해 수출액이 70만불에 불과했던 전자무체물, 즉 소프트웨어의 수출액이 4억6950만달러로 크게 반등했다.

이는 제주이전 기업인 (주)네오플이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와 '싸이퍼스' 등의 해외시장 진출이 순항을 이어감에 따른 결과다.

전자무체물 분야의 수출액은 0.1%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 제주로 이전한 네오플이 올린 실적이었다. 제주 입장에서는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그런데, 이 전자무체물 분야의 실적을 걷어내면 제주 수출시장의 위기가 확연해진다.

올해 총 10억8580만달러로 집계된 전체 수출액은 전자무체불 분야를 제하면 6억1640만달러로 훅 가라앉는다. 전년대비 2억4660만달러가 증가했다는 수출액은 도리어 2억2290만원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 제주도, 수출시장 회복 낙관..."일본쪽 수출 증가 기대"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는 엔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한일관계가 회복됨에 따라 수출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올해는 위안부 문제도 타결하고, 정부간 교역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회복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저현상으로 2013년부터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인데,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일본의 소비 심리도 회복되고 있다. 올해는 일본쪽 수출이 증가하지 않을까 관측된다"고 말했다.

제주치도는 한류영향으로 청정 제주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한중 FTA를 활용해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할랄(Halal)시장, 동남아시장 등에 대한 시장접근 확대로 수출시장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과의 수출도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지난해의 경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문제가 발생했다"며 "올해는 정부 경제부처도 저조한 수출실적으로 인해 비상이 걸린만큼 적극적인 행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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