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꿈 공부방 후원음악회, '꿈들' 모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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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꿈 공부방 후원음악회, '꿈들' 모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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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오는 4월 준공식
"아이.교사 함께 꿈 꾸는 공간으로...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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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아이들과 교사들이 함께 꿈을 꾸는 공간, '푸른 꿈 작은 공부방'이 새 보금자리로 이사갑니다."

대학생인 예비 교사들과 현직 교사들이 함께 만든 비영리민간단체 교육성장네트워크 '꿈들(대표 허수호)'이 모처럼 멋지게 차려 입고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꿈들 내 대학생 자치기구인 '푸른꿈 작은 공부방'이 오는 4월 새 보금자리로의 이사를 앞두고 후원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음악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발렌타인데이였던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이날 음악회는 앳된 갓난아기에서부터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현직 교사, 희끗한 백발의 후원인사에 이르기까지 200여명의 '꿈들'로 가득했다.

관객석에는 선뜻 후원과 자문에 나선 이유근 제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전 한마음병원장), 제주도의회 강경식, 김황국 의원, 제현우 전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제주지부장도 함께 자리했다.

음악회는 푸른꿈 작은 공부방 아이들과 대학생 예비교사들의 합창공연을 비롯해 재능기부에 나선 동요작곡가이자 가수인 백창우 씨, 자작나무 숲의 클래식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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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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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백창우 씨가 동요를 부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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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사회를 보고 있는 자작나무숲 숲지기 우상임 씨.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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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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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꿈들'은 지난 2006년 제주교대 총학생회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푸른꿈 작은 공부방'에서 출발했다. 방과 후 아이들에게 따뜻한 쉼터를 내어주는 동시에, 이론에 몰두해 있는 교대생들에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당시 학생들은 없는 주머니를 털어가며 제주시 건입동의 한 오래된 주택을 빌렸고, 그곳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부방 아이들은 매년 늘어만 갔고, 오래된 주택은 매년 더 낡아져만 갔다.

그렇게 이들은 공부방 10주년이었던 지난해 '건물 신축'을 결정했다. 이의 재원마련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가 바로 '꿈들'. 좋은 취지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 뿐만 아니라 공부방을 거쳐간 현직 교사들을 비롯, 청년활동가, 지역인사들이 '꿈들'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결국 모두의 노력으로 제주대 유휴토지 500여㎡가 확보돼 오는 4월 새 보금자리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9~10월이 되면 푸른꿈 작은 공부방은 마침내 이사를 가게 된다.

음악회는 이 같은 꿈들의 지난 날을 돌아보는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관객석에 있던 한 아이는 '공부방 선생님이 TV에 나왔다'고 손을 번쩍드는 한편, 나이가 지긋한 한 교사는 감회가 새로운 듯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꿈들'의 좋은 취지에 한달음에 제주에 온 동요작곡가이자 가수인 백창우 씨의 공연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동요 한 소절을 부르면 나머지 소절은 모두 관객들의 '떼창(?)'으로 메워졌다. 한 교사는 "백창우 씨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우상"이라고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자작나무숲(숲지기 우상임)의 클래식 공연도 의미를 더했다. 대표인 우상임 씨는 "매년 천원콘서트의 수익금을 피아노로 기부하고 있는데, 올해 기부처를 '꿈들'로 결정했다"며, "보다 많은 이들의 꿈이 모이는 꿈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제주대 교육대학 풍물패 '사랏골 소리사위', 제라진 어린이 합창단, 보물섬 대안학교, 성요한 신부님과 푸른꿈 작은 공부방 아이들, 꿈들 교사들의 공연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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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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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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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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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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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미래창조관에서 열린 '푸른꿈 작은 공부방 새 보금자리 기금마련 후원 음악회'. 꿈들 대표 허수호 아라초 교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미란 기자
음악회에서 상영된 영상 속에서 한 공부방 학생은 "저는 공부방 잔디에다가 그네랑 방방(트램폴린)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공부방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교사들 중에서도 강소연 씨(공부방 7.8기)는 "저를 거쳐간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찬경 씨(꿈들)는 "교사에게 지금의 학교라는 공간은 교실로 분절돼 있어 교육 보다는 행정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가는 곳이다. 힘들고, 고립되고, 외로운데 도움을 구할 곳은 딱히 없다"며, "꿈들이 이의 좋은 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을 후원.자문하고 있는 이유근 제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는 "선생님들이나 장차 선생님이 되실 분들이 봉사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역적으로 또 국가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공부방의 출발을 도왔던 제현우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제주지부장도 감회가 새로운 듯 "지역에 있는 모든 아동센터들이 푸른꿈 작은 공부방을 보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모범이 되고 길잡이가 되는 그런 반전의 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꿈들 대표를 맡고 있는 허수호 아라초 교사는 인사말을 통해 "돈 한 푼 없이 집 짓겠다고 땅도 없고, 돈도 없이 시작을 해서 무모하게 여기까지 왔는데, 하다 보니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뜻을 모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교사는 "오히려 무모했던 일이라 많은 분들께서 더 관심갖고 지켜봐 주셨던 것 같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공부방이 올해 내로 지어지게 된다면 여러분들께 그 소식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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