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자료 1년전 '판박이'?...구설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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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자료 1년전 '판박이'?...구설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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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주요업무보고 자료 '재탕' 의구심 제기
道 "내용은 새롭게 한 것"...의회 "강도 높게 심사할 것"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오는 16일부터 민선6기 제주도정으로부터 새해 주요업무를 보고 받을 예정인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사전에 제출된 주요 부서의 업무보고 자료가 1년전 목록과 똑같은 것으로 나타나 '판박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목록만 비슷할 뿐 내용은 새롭게 작성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도의회는 '재탕 편집' 의구심을 강하게 표출하며 강도높은 심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12일 제주자치도가 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실국별로 사업 현황과 비전, 목표, 업무계획, 도정질문 추진상황,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처리결과 등의 순으로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자료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꼬박 한 해 전의 업무보고 자료와 거의 흡사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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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 소관 주요업무보고자료. 왼쪽은 2016년, 오른쪽은 2015년 자료다.ⓒ헤드라인제주
기획조정실은 올해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도정 핵심정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관리 강화 △미래대응을 위한 '일과 성과 중심'의 조직관리 △제주미래비전의 가시적 실현을 위한 후속계획 수립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한 도민 참여.협력 행정서비스 확산 △성과관리 내실화 및 공약사업의 이행도 제고 △제주의 가치를 창출하는 고품질 통계 생산 및 제공 등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해 사업 목록을 살펴보면 △도정을 선도하는 정책개발 및 현안과제 관리 강화 △도민 행복을 위한 협치와 일 중심의 조직관리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한도민중심의 민관협치 선도 △도민과 함께 더 큰 제주 실현 위한 제주미래비전 수립 △성과관리 시스템 최적화로 도정성과 극대화 견인 △정책 품질을 높이는 통계생산 및 제공 등의 사업이 명시돼 있다.

말미에 4.3평화공원 조성 계획이나 4.3희생자 추념식 봉행도 햇수만 달라졌을 뿐 내용은 판박이다.

사실상 단어 선택의 차이만 있을뿐 지난해 사업과 올해 사업의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이다.

항목뿐만이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애써 표지를 다시 살펴보지 않으면 올해 자료인지, 지난해 자료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행정의 연속성 때문이라는 해명이 있을 수 있으나, 추진 계획이나 이에 따른 기대효과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복사+붙여놓기'한 문장들도 있어 한 해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미진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국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별자치행정국의 올해 업무계획 목록에는 △협치.공감의 소통 강화로 감동의 자치행정 △도.행정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주민불편 해소 △명예도민 네트워크화로 친제주 홍보 강화 △읍면동 및 마을단위 자치 공동체 구현 △사회협약 활성화 및 사회적자본 확충 △나눔과 배려의 생활화로 자원봉사 모범도시 구현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120콜센터 효율적 운영 등이 명시돼 있다.

같은 국의 지난해 업무계획 목록에는 △도민의 삶을 바꾸는 현장 중심의 소통 협력 강화 △행정시 기능 재정립을 통한 도민불편 해소 △명예도민 네트워크 강화로 싱크탱크화 △읍면동 및 마을단위 동네자치 역량 강화 △도민참여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 자본 가치 극대화 △나눔문화가 일상화 된 자원봉사 모범도시 구현 △제주안내 120콜센터 운영 고도화 추진 등이 포함됐다.

단어나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지만 '소통 강화', '행정시', '명예도민', '읍면동 역량', '사회적자본', '120콜센터' 등의 핵심 키워드와 세부 내용도 거의 비슷했다. 순서만 바꿔놓는 수준이었다.

각 행정시의 경우도 지난해와 거의 일치하는 내용의 업무보고서를 냈다. 현안 사업부서인 경우도 일부 사업이 추가됐을 뿐 기본적인 틀은 고스란히 따온 자료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 한 의원은 "지금까지 집행부에서 해 오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다. 업무보고를 도민들에게 알린다는 취지가 아닌, '떼우기식 면피용'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라며 "의례적으로 통과하는 업무보고가 아닌 문제점이 있으면 정확히 짚어내는 강도 높은 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업무보고 자료에 적시된 목록은 비슷한 점이 없지 않으나 내용은 2016년 새해 업무계획으로 새롭게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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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소관 주요업무보고자료. 왼쪽은 2015년, 오른쪽은 2016년 자료다.ⓒ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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