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수만명 인파 '대혼잡'...탑승수속 '전쟁터'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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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수만명 인파 '대혼잡'...탑승수속 '전쟁터'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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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항공기 운항 시작...발묶인 9만명 일시에 몰려
발권카운터 마다 항의소동..."발 디딜 틈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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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32년만에 찾아온 최강한파로 전면 통제됐던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사흘만인 25일 오후 3시부터 재개됐으나 이번에는 일시에 몰려든 인파로 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을 결정하자, 발이 묶였던 체류승객 수만명이 일시에 3층 항공사 발권카운터로 몰렸다.

순식간에 각 항공사 마다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한 승객들의 긴 줄이 이어졌고, 3층 출발대합실은 발 디딜틈 없이 인사인해를 이뤘다.

탑승수속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일부 항공사에서는 오후 3시 재개되는 항공편의 발권 순을 23일 결항됐던 예비승객부터 순차적으로 탑승하겠다고 밝히자, 오늘(25일) 예약된 승객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또다른 항공사 발권카운터에서는 줄을 선 순으로 발권을 하는 방침을 밝혔고, 당일 대기항공권 예약을 받자 않자 항공사 직원과 승객들간에 고성이 난무하는 등 소동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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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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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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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오미란 기자
제주에서 여행을 즐겼던 이모 씨(41. 서울) 가족은 25일 예정됐던 항공편은 결항처리하고 기존 23일 결항편 승객부터 발권을 한다는 말에 "오늘자 탑승객은 무조건 결항이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냐"고 항공사 측에 항의했다.

이 씨는 "오늘 오후 4시 5분 비행긴데, 무조건 결항이라고 하고, 순번도, 대기도 없이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답답할 노릇"이라며, "비행기가 정상적인 스케줄에 뜬다고 했고, 우리는 그 정해져 있는 스케줄 대로 타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 오라가라는 이야기도 없었다"면서, "비행기가 날지 못할 경우에는 이해를 하겠지만,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유를 확실하게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김모 씨(54. 부산)도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우리도 이 항공권에 적힌 시간대로 정상적으로 탑승해야 되는 것 아니냐. 체류객들은 특별기를 통해서 가면 되는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다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이제 내일 갈 지, 모레 갈 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오늘 저녁 10시 전후로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한다. 그런 법이 어딨느냐. 이제 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업무차 제주를 방문했던 김모 씨(47.대전광역시)는 당초 오늘 오후 8시까지 운항이 전면 통제된다고 발표했다가 갑작스럽게 12시로 변경되면서 뒤늦게 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 항공사, 언론 모두 손발이 안 맞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어제는 미리 와서 대기표까지 받아놨었다. 어젯밤에는 오늘 오후 8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다시 통제된다고 해서 아침에 와서 기다리려고 방도 예약하고 쉬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언론에 '12시 운항재개' 소식이 떴고, 그걸 보고 세수만 하고 곧장 공항으로 달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와 보니 공항에서는 다시 3시부터 운항이 재개된다고 하더라. 이제는 예약이 안된다면서 내일 아침에 오라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제주공항에서 이틀을 꼬박 새고 수속장 안으로 들어가는 박모씨(45. 마산) 가족은 "23일 5시 30분 비행기로 집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폭설과 강풍 때문에 사정의 여의치 않게 됐다"며, "이틀 동안 공항에서 아이들과 함께 밤을 지새며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웃지못할 추억도 가져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큰 불편 없이, 부상 없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제주도에게도, 제주도민들에게도 참 고맙다. 꼭 다시 제주에 올 것"이라고 전했다.

옆에 있던 박 씨의 작은 딸도 "아빠 이제 진짜 우리 가는 거지?"라고 두 발을 구르며 가족들과 함께 수속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42시간만인 오후 3시를 기해 항공기 이착륙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 23일 296편, 24일 517편이 무더기 결항된데 이어 25일 오후까지 결항사태가 계속되면서 현재 체류승객은 약 8만8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날부터 대규모 수송작전이 펼쳐지더라도 26일까지 집중적으로 운항돼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체류승객 수송을 위해 이날 밤 12시까지 정기편 143편에, 임시편 47편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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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결항으로 표출되던 제주국제공항의 출발대합실 전광판에 탑승수속을 알리는 메시지들이 송출되기 시작했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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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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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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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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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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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제주국제공항은 발묶인 체류승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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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과 강풍으로 사흘간 항공기 운항이 전면 폐쇄됐던 제주국제공항이 2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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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과 강풍으로 사흘간 항공기 운항이 전면 폐쇄됐던 제주국제공항이 2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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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과 강풍으로 사흘간 항공기 운항이 전면 폐쇄됐던 제주국제공항이 25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정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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