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성난 농민들..."참담한 현실, 道 감귤정책 개탄"
상태바
거리로 나선 성난 농민들..."참담한 현실, 道 감귤정책 개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원읍감귤비대위, "감귤 농민 생존권 쟁취" 궐기대회
"감귤가격 폭락 책임 농민 전가 개탄...더이상 못참아"

유례 없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제주지역 감귤농가들이 30일 거리로 나서 분노를 쏟아냈다.

남원읍감귤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감귤 농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갖고 제주도 농정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IMG_1132.jpg
▲ 30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 농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는 남원읍지역 농민들을 비롯한 제주도농민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전공연과 농민가 제창, 대회사, 연대사, 현장발언, 결의문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대회 직후 제주도지사에 대한 요구사항이 전달됐다.

이번 궐기대회는 수확철 잦은 비날씨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락한 데 따라 마련됐다.

한창 수확이 이뤄져야 할 지난 11월과 12월 이상기온으로 인해 연일 비날씨가 이어졌고, 빗물에 불은 농작물은 팔지 못할 수준까지 품질이 저하됐다.

가을까지만 하더라도 작황이 좋아 높은 가격이 기대됐지만, 초겨울 접어들며 이 같은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고, 현재는 감귤, 콩, 브로콜리, 쪽파 할 것 없이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에 놓였다.

농민들은 "전 세계적인 이상기온 현상과 더불어 슈퍼 엘니뇨로 인한 비날씨는 분명 재해이며 재난이다. 한창 감귤을 수확해야 할 시기에 천재지변과 같은 이상기온 현상으로 감귤은 제 모습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갑작스런 천재지변은 감귤을 따야할 때 감귤을 따지 못하도록 만들었고, 그나마 딴 감귤은 창고에서 썩게 만들었다. 나무에 달려 있는 감귤조차 그 자리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농민들은 "아무런 힘조차 써보지 못하고 망연자실 바라보고만 있는 농민의 가슴은 이미 썩을대로 썩어 문드러졌다. 참담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감귤 가격은 회복되지 않았다. 우민한 농민들은 제주도 정책을 지지하며 열심히 따랐지만, 그 보상은 또 다른 가격 폭락 사태"라며 "도 행정과 의회는 농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들은 "감귤가격 폭락 사태의 책임을 농민에게만 전가하려는 도행정의 행태가 개탄스러울 뿐이다. 의회 또한 입에 발린 헛구호로 농민을 우롱하고만 있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진작부터 농민이 고품질 감귤을 만들어내는 데에만 집중 할 수 잇는 시스템을 개선했으면 됐을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스템만 갖춰지고 제대로 작동한다면 재해재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농민들은 "하늘만 탓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제 나서야 한다. 감귤이 왜 이렇게 망가진 것인지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남원읍 농민들이 힘을 합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 사단법인 농촌지도자협회 남원읍회 김봉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봉현 사단법인 농촌지도자협회 남원읍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농민들은 통곡한다. 일년 내내 뼈빠지게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빈 손 뿐이고, 당장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 빚더미 이자도 갚지 못할 만큼 막막하다"고 울분을 냈다.

김 회장은 "하늘보다도 더 우리 농민들을 절망하게 하는 것은 행정당국과 제주도의회, 손놓고 나가 떨어진 무능한 농협.감협"이라며 "농민들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는 당신들이 정망에 빠진 농민들에게 어떤 위로를 보냈으며 어떤 도움의 손길을 보냈나. 양복 빼입고 책상에 앉아 농민들의 통곡소리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나"라고 규탄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농민을 가족이고 도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간절한 요구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게 당신들도 살고 농민들도 사는 길"이라며 제주도 농정당국 등에 경고했다.

이날 농민들은 △감귤 재배지역의 특별 자연재해지역 선포 △감귤 최저가격 보장제 시행 △감귤 상품 처리대책 마련 △농가대출금 및 농자재 대금 상환대책 마련 등의 사안을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IMG_1153.jpg
▲ 30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 농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IMG_1142.jpg
▲ 30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 농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궐기대회'. ⓒ헤드라인제주
<박성우.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