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청소년 '특급연주'에 감동물결..."저 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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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청소년 '특급연주'에 감동물결..."저 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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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송년재능발표회 열려
장애 공감.화합의 장..."내년 5주년, 언제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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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주말이었던 13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모두들 가벼운 옷차림 만큼이나 들뜬 표정이었다. 더욱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자리여선지 모두들 '사랑으로'를 노래하며 서로를 다독이기에 바빴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지부장 김부찬 제주대 교수)는 이날 아라로타리클럽(회장 오종암)과 함께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를 가졌다.

내년 2월 창립 5주년을 앞두고 열린 이날 발표회는 100여명의 자폐성 장애인 가족과 자원봉사자, 행사 관계자들이 몰려 북적였다. 이제는 익숙한 얼굴인지 곳곳에서 눈인사가 이어졌다.

간단한 환영인사가 끝나고,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주지역 자폐성 장애 청소년들의 무대가 곧 이어졌다. 저마다 악기는 달랐지만, 음악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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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에서 윤성필 씨가 기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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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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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에서 고은강 양이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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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첫 무대의 주인공은 자폐증 장애인 최초로 지난해 제주한라대 음악과에 입학했던 윤성필 씨. 지난해에는 선생님과 함께 듀엣공연을 선보였던 그였지만, 올해는 당당히 홀로서기에 나섰다.

클래식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른 성필 씨는 미리 준비해 온 플루트 반주에 맞춰 '소나티나(Sonatina)'를 연주했고, 아버지는 물론,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서는 고은강(제주서중 2) 양의 무대였다. 은강 양은 영화 '여인의 향기' O.S.T.로 유명한 탱고 명곡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했다.

프로 못지 않은 연주실력으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 은강 양은 가뿐하게 연주를 마친 뒤 관객들의 환호에 엷은 미소로 화답했다.

배주현(제주사대부고 2) 군의 무대에는 모두가 함께했다. 관객들은 주현 군의 '아름다운 세상', '루돌프 사슴코' 기타연주를 반주 삼아 노래를 불렀고, 주현 군도 기분 좋게 공연을 이어갔다.

이어 청아한 클라리넷 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지자 다시 분위기는 무대로 집중됐다.

박정준(제주일고 2) 군은 이날 클라리넷으로 '세레나데'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연주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에 몇몇은 연주 동안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는 고동현(제주고 2) 군의 색소폰 공연이었다. 동현 군은 '사랑으로'를 선곡했고, 이에 관객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이날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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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에서 배주현 군이 기타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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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에서 박정준 군이 클라리넷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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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에서 고동현 군이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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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장인 김부찬 교수는 인사말에서 "내년 2월이면 협회가 창립된 지도 이제 5년이 꽉 차게 된다. 어려운 가운데 협회가 이정도로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함게 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가족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자리로, 가족간의 사랑과 우정을 다시 한 번 다지면서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더욱 협회 활동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자문위원인 제주도의회 김경학 의원도 "지난 5년 동안 협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김부찬 교수의 헌신적 노력과 회원들의 꾸준한 관심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아이들과 부모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곁에서 늘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협회 회원인 자폐증 장애인 가족들의 마음도 같았다.

멋진 기타연주를 선보였던 배주현 군의 어머니 송순자(53.여) 씨는 "행여나 실수를 하더라도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화합의 장"이라고, 올해 처음 행사에 참여했다던 김충일(37) 씨는 "한 해 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치유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아라로타리클럽 오종암 회장이 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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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장인 김부찬 제주대 교수.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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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김경학 의원.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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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로타리클럽 오종암 회장이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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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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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글로벌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주지부 '발달장애인 송년재능발표회'.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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