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가을 장마, 감귤도 콩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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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가을 장마, 감귤도 콩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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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1월 강우량 평년대비 3배 껑충...애타는 농심
감귤가격 연일 하락, 수확철 놓친 콩 '재난지역' 요청

연일 계속되는 비 날씨로 인해 제주지역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수확철과 맞물린 감귤, 콩 생산 농가는 직접적인 피해로 애를 끓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들어 제주에 장마철을 방불케 하는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27일까지 비소식이 예고되고 있다.

평년의 경우 11월 제주의 평균 강우량은 50mm 안팎인데 비해 올해는 벌써 172.5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관측됐다. 20여일 중 근 보름간 비날씨가 계속되면서 농산물의 직간접적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의 생명산업으로까지 일컬어지는 감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해 한창 수확기를 맞은 노지감귤의 상품성은 크게 하락했다. 당도도 떨어지고 부패과도 속출하고 있다. 열매에 물이 스며들어 껍질과 속이 떠버리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껍질이 뜬 감귤은 부패가1 더욱 가속화된다.

그렇다고 대응방안도 뾰족한 수가 없다. 손을 대려고 할 즈음이면 번번히 내리는 비로 인해 일손을 접기 일쑤다. 제주시 동부지역서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강숙희씨는 "기껏 사람을 불러 작업을 하려해도 다음날이면 또 비가오는 통에 소용이 없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기간 중 감귤출하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10kg당 평균 1만2000원대를 웃돌던 감귤가는 26일 평균 8800원까지 급감했다. 지난 19일자로 '마지노선'이나 다름없던 1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내 3400여농가에서 6400ha의 콩을 생산하며 한 해 약 8000톤 가량을 생산해 온 콩 농가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0월말부터 11월말까지 한 달여간 수확과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 콩의 경우 계속되는 비로 인해 수확시기를 이미 놓쳤다.

열매가 매달려있는 채로 싹이 돋아 상품으로도, 종자로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확시기 중간쯤부터 이어진 비로 인해 수입은 평소의 반의 반 토막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농가의 하소연이다.

급기야 안덕면농민회는 27일 오전 약 2000평 가량의 콩밭을 엎으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콩 농가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재난'이나 다름 없다는 것.

이 밖에도 물에 젖어 병해충에 노출되기 쉬워진 양배추 농가도 속을 끓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나 당근등의 뿌리채소는 도리어 크기가 너무 커져 상품성이 하락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감귤 농가의 피해는 익히 알려졌지만, 여타 작물에 대한 피해상황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피해상황을 기초로 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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