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맨날 졸병이 먼저 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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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맨날 졸병이 먼저 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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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영일 서귀포시 마을만들기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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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영일 서귀포시 마을만들기추진팀장 ⓒ헤드라인제주
우리는 매일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접촉하면서 하루를 살아간다. 개중에는 평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때론 새로운 만남을 갖기도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거리에서, 각종 장소에서 스치고 접촉하는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의 일상일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자. 우리는 서로 인사를 잘 하는가? 누가 먼저 인사를 하는가? 낯선 이와의 인사는? 상대방이 인사를 했을 때 기분 좋게 응대는 하고 있는가?

아는 사람이긴 한데 인사하기가 쑥스러워 못 본 척 고개를 숙이고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가? 또한 '내가 상관인데 왜 저놈이 먼저 인사를 안하지?'하면서 괘씸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지? 혹 모르는 이가 그냥 가볍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오는 경우 잘 모르는 사람인데 왜 인사하지? 생각하면서 '나 알아 점수과?'라고 퉁명스럽게 되묻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정리해보자! 도대체 '인사'가 무엇인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인사(人事) = ①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할 예의로 간주되는 것 또한 그러한 예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 ② 만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갖추는 일 또는 그러한 말이나 행동 ③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주고받으며 자기를 소개하는 일 등으로 정리돼 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졸병(아랫사람)이 먼저 해야 된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하면 어디가 덧나는가? 본인이 상관이고 윗사람일지언정 먼저 “안녕?” “어디가?” 가볍게 인사를 던지면 아랫사람에게서 아무 메아리가 없을까? 아마도 인사를 먼저 안한 상대방은 당황해서 황급하게 답례를 할 것이고, 다음에 또 만나면 분명히 먼저 인사를 해 올 것이다.

나는 군대시절 미군부대(KATUSA)에서 근무를 했다. 그 부대에는 대부분이 미군이고, 미군의 조력자로서 소수의 한국인 카투사들이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훈련을 하며 함께 생활한다.

미군은 사병끼리는 서로 거수경례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장교와 장교 및 장교와 사병의 관계에서만 거수경례를 한다. 사병끼리는 서로 인사말만 나눈다. 그럼 누가 먼저 인사를 할까? 졸병? 아니다. 먼저 본 사람이 계급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먼저 경례를 하고 상대방이 볼 때까지 거수경례 상태를 유지한다. 이러한 예절은 장교와 사병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해서 먼저 인사한 상관이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 사대주의(事大主義)니 뭐니 따지지 말고 좋은 것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복도에서 오다가다 스치는 동료에게 가벼운 인사는 먼저 본 사람이 먼저 하자.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어색함에 핸드폰에 머리 박지 마시고, 처음 보는 사람일지언정 가볍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 어색함이 조금은 덜 할 것이다.

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아닌가? 민망함과 뻘쭘함을 이겨내고 상호 인사를 주고받는 습관을 가꾸어 보자. 내가 먼저, 기대해 봅니다. <양영일 서귀포시 마을만들기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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