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취업문 뚫은 '똑순이'...이 여고생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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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취업문 뚫은 '똑순이'...이 여고생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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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고졸신화 길을 찾다] (8) KB국민은행 홍주원 학생
고교 특성화과 '3년 준비' 당당한 돌파..."이젠 어엿한 은행원!"

[기획] 특성화고 청소년 드림 프로젝트, "고졸신화 길을 찾다"
(8) 취업 성공스토리, 꿈을 이루다 - KB국민은행 홍주원 학생

"Luck is what happens when preparation meets opportunity."
"행운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 온다고 생각합니다."

어김없이 찾아 온 면접 마지막 단계의 순간. 그 흔하다던 금융자격증 하나 없이 은행 신입공채 최종 면접장에 선 여고생은 당당한 목소리로 마지막 한 마디를 외쳤다.

고등학교 특성화과 생활 3년 동안 내신 성적과 임원 활동, 봉사 활동 등을 차곡차곡 준비해 왔고, 눈 앞에 다가온 기회를 행운으로 쟁취하겠다던 당찬 포부였다. 이 여고생의 패기 넘치는 승부수는 결국 통했다.

주인공은 현재 KB국민은행 연북로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주중앙고등학교 3학년 홍주원(19. 여) 학생.

주원 양은 올해 초 전국적으로 60명을 선발하는 KB국민은행 특성화고 신입행원 공채시험과 같은 시기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현장채용에 동시 합격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취준(취업준비)' 모드에 돌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맞은 겹경사. 이 고졸행원의 취업 비결은 뭘까.

홍주원 학생.<헤드라인제주>

"어릴 때부터 취업에 대한 걱정이 컸어요. 그래서 특성화과가 있는 학교에 진학했죠. 취업의 길이 뚫려 있으니까요."

중학교 3학년 때만 하더라도 주원 양은 인문계고와 특성화고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원 양은 제주중앙고 특성화과인 금융비즈니스과를 선택했다.

단연 '선취업'이 목표였다. 주원 양은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걸 일찍이 알았다"고 했다. 매번 하던 고민도 '뭐 먹고 살지?', '커서 뭐 하지?'. 서비스업종에 관심이 많았던 주원 양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할 수 있고, 더불어 빨리 취업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마음을 굳히니 공부도 더 잘 됐다. 주원 양은 입학 후 첫 시험에서 스스로도 놀랄 만한 성적을 거뒀다고 했다. 노력한 결과가 숫자로 나오고, 선생님들의 칭찬까지 이어지니 '하면 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그렇게 성적도 점점 더 올라갔고, 언제부턴가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시키면서 다양한 활동을 병행했다.

"은행원이 돼야 겠다"는 생각에 방과후 취업반 활동도 당장 1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취업반에서는 보통 은행텔러, 자산관리사, 증권투자권유대행인, 펀트투자은행대행인 등 금융자격증 시험공부가 이뤄진다.

그러나 주원 양은 내신 공부에 더 주력했다. "자격증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게 조금 버거웠다"고 했다. 사실 자산관리사와 같은 금융자격증은 현직 금융인들도 힘들어 하는 시험. 주원 양은 엑셀,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만 취득한 채로 2학년 때부터는 내신 다지기에 주력했다.

특히 주원 양은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왔다. 고교생활 3년 내내 학급 임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기회가 닿는 대로 제주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상업경진대회, 취업박람회 등 학교에서 제공하는 체험활동에도 빠짐 없이 참여했다. 학교에서도 소문난 똑순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두고서는 본격적인 취업준비로 분주했다. 거울보며 미소짓기부터 1분 자기 PR, 서비스매너, 실전 면접연습까지. 취업반에도 다시 들어가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하며 취업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홍주원 학생.<헤드라인제주>

기회는 일찍 찾아 왔고, 그동안의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주원 양은 올해 초 1차 서류심사, 2차 인적성검사와 면접 등을 거쳐 전국적으로 60명을 선발하는 KB국민은행 특성화고 신입행원(L0) 공채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제주에서는 주원 양을 비롯해 3명의 학생이 1차 전형을 통과했지만, 최종 합격의 영예는 주원 양에게 돌아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주원 양은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현장채용에서도 1000여명의 응시생을 뒤로하고 최종 합격자 4인에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누렸다.

소위 '취준(취업준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정도. 금융자격증 하나 없이 금융권 취업에 연이어 성공했던 주원 양은 "말씀드릴 게 너무 없어 민망하다"고 했다.

그러나 주원 양의 취업비결은 인성과 실무능력에 있었다. 평소 학업이나 품성, 급우 관계, 학급 임원 활동 등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었던 주원 양은 두 번의 취업과정에서 모두 전국에서 손꼽히는 인재로 인정받았다. 어쩌면 주원 양의 취업준비에는 고교 3년, 혹은 그 이상을 넘어서는 시간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주원 양도 "금융계열도 서비스업종에 속하는 만큼 긍정적인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면서, "취업이라는 단어에 매몰되지 않고, 제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건물을 지을 때도 1층부터 기반을 잘 다져야 건물이 올라갈 수 있잖아요. 특성화고에 입학했다면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는 동시에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취업이 아닌 자신의 꿈이 녹아든 인생을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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