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군사기지 아닌 생명평화마을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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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군사기지 아닌 생명평화마을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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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야기]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의 미래는?
<사진=오두희>

해군기지 준공을 앞두고 해군은 지난 10월 말 언론을 통해 제주해군기지에서 해상작전을 지휘•지원하는 제주기지전대가 오는 12월 1일 창설된다고 밝혔다. 또한 1월 준공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기지 공정률에 대한 해석은 분분한 상황이다.

해군의 이 같은 행보에 강정마을회와 범도민대책위, 전국대책위는 각각 11월 6일 전체대책회의와 9일 전체대책회의 워크숍을 갖고 앞으로의 대책과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큰 줄기는 '생명평화마을'과 '문화마을'등 마을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럼비 워크숍에서는 해군전대 창설에 맞추어 도민토론회를 개최하고, 창설일 해군기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강정마을은 2007년 11월 생명평화마을임을 선포한 바가 있으나 해군기지가 완공되어가는 현시점에서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생명평화마을'을 선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폭력적이고 획일적인 군사문화'를 '생명살림과 보편적 사랑을 실천하는 평화의 문화'로 막는다는 의미를 더하여 준공식 전후로 '생명평화 문화마을' 선포식을 거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군기지 마을에 우려되는 유흥업소 등 위락시설의 유입을 막고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을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진=오두희>

또한 군사기지 확장 저지 및 해군기지로 인한 민원발생 사항 대응에 대한 논의도 가졌다. 다른 군사기지 마을들의 선례에서 적잖은 문제와 우려가 있기에 초심으로 돌아가 마을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강정마을회는 추후 마을총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조건으로 1.구럼비 바위를 되찾을 때까지 제주해군기지 반대를 천명한다. 2.제주도의 군사화에 반대를 천명한다.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결의했다.

군사기지 마을, 무엇이 문제인가

강정이야기는 아래의 자료와 보고서를 토대로 군사기지가 마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무엇이 문제인지, 실제 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 지 정리해보았다.

참고자료 제공: 오두희(군산 미공군지기 상황에 대한 발제문/11월3일 평화센터), 강정마을회(국내 해군기지 지역 조사 결과 보고서-2007년 자료. 평택, 동해, 부산, 진해 관련 자료는 2007년 당시 시점으로 작성된 것을 알려드립니다.)

군사기지의 확장과 마을의 붕괴
경제적 효과 미미하거나 군사기지에 마을의 경제가 종속되어 버리거나

군산미군기지는 일제시대에 지어진 기지가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로 변하면서 국내외 정세에 따라 기지가 확장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2000년부터는 주민들의 반발과 저항, 지가 상승으로 인해 땅 매입이 어려워지자 편법을 이용해 기지와 기지부대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군산미군기지에서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을 적용해 탄약고 주변에 있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2차례에 걸쳐 913세대를 강제 이주시켜 미군기지를 확장했다(그림1).

<사진=오두희>

군사기지로 인해 마을은 각종 규제와 재산권 침해를 받게 된다(그림2).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을 적용해 마을 내에서도 제한구역이 생기기 때문이다. 투기자본이 들어오고, 위락시설과 아메리카 타운이 조성되고, 마을 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돌아다니고 군사문화가 마을에 유입된다. 각종 환경오염과 범죄도 뒤따른다.

이렇게 마을 공동체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위 사례는 강정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군관사 세대수를 놓고도 추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고, 앞으로 기지확장과 마을 내 곳곳에 제한구역이 생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평택 해군 2함대는 1999년 인천에서 평택으로 이전해 온 기지이다. 당시 70여 세대가 부지에 거주하고 있었고 알몸 시위와 똥물 투척 등 반발이 거셌다. 당시 보상액으로는 지가 상승으로 대체토지 구하기가 어려워 가난한 사람들은 근처 전원도시로 이주해 살고 있다. 반면 부자들은 서울 등 타도시로 떠났다.

이 지역의 지가 상승 요인은 기지 이전과 관계없이 이전부터 계획되어 있던 신도시 개발과 포승공단 이주로 인한 것으로 실제 군인가족 부인들 중에도 포승공단에 취직한 사람들이 많다. 고용창출 효과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동해 해군 1함대는 1986년에 창설되었고 사령부는 천곡동에, 군항은 송정동에 소재하고 있다. 군항 지역인 송정동은 인구 공동화 현상이 매우 심각했다. 군인 가족의 인구 증가만큼 지역 주민은 감소하고 있었고 젊은 세대들은 천곡동으로 이주하고 있었다. 송정동의 경우 지역 경제가 절대적으로 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해군에게 음주단속 하지 말 것을 상인들이 경찰서에 요구할 정도로 지역경제가 해군의 소비에 의존하게 되었다. 인근 주민에 의하면 송정 해수욕장이 있었을 때는 한철 벌어서 일년 생활이 가능했다고 한다. 현재 지가는 10년간 계속 하락세이고, 해군은 천곡동으로 가서 외식과 쇼핑을 하고 있어 송정동 상가는 매우 침체된 분위기다. 실제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이른 저녁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해수에서 썩은 내 나도 군 통제구역으로 환경평가 못해
진해 소모도 매립으로 물길 막혀 어민 피해 극심 법정에서 해군과 공방

부산 해군 3함대는 2006년에 용호동으로 이전했다. 총 30여 만 평 중 12만 평은 매립해 부지를 마련했다. 해군기지 건설 전 프리미엄이 5천만 원 이상 호가하던 아파트는 현재 프리미엄은 물론 계약금 3~4천만 원을 포기하면서도 팔려는 사람이 많다. 용호동 상가는 침체된 분위기로 문 닫고 내놓은 점포가 많았다. 미 항모가 2회 입항한 바 있으나 미군들이 버스로 단체 이동하여 타 지역에서 쇼핑한다고 했다.

<사진=구럼비야 사랑해 다음카페 >

기지 건설에 이전에는 신선대, 오륙도, 부산만을 잇는 유람선이 있었지만 현재는 기지로 막혀 관광객도 많이 줄었다. 특히 현지 주민에 의하면 해군기지 외곽 방파제 일대는 기지 건설 이전과 조류가 달라 바다가 오염되었고 가끔씩 기름때가 형성되는 것이 보인다고 한다. 해군에서는 최신 방파제 공법으로 조류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나 실제로는 조류가 바뀌어 쓰레기가 쌓이고 썩은 냄새도 난다고 한다. 그러나 해군기지 일대는 통제구역으로 인해 지역 환경운동가들은 환경평가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진해 해군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진해시는 진해만이 1906년부터 군항으로 지정되어 대표적인 군항도시로 성장해 2000년 해군기지 사령부가 창설되었다. 진해시는 해군기지가 들어선 후 배후도시로 형성된 지역으로 진해시 전체 면적의 42%를 부대면적이 차지하고 있는 특수한 사례이다. 해군기지가 위치한 지역의 배후도시로 형성되었으므로 해군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해군 없는 진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있다.

한편 해군 특수기지 시설물로 인한 소모도 매립으로 마산만 지역의 수질오염이 심각해져 계속 문제가 되어왔다. 지역 어민들은 이에 따른 어업피해 발생으로 인한 120억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했다. 법원은 민사소송 소멸시효(5년)가 지난 소모도 연륙교 건설 및 수로차단, 소모도 매립공사, 방파제 건설공사 등 3건을 제외한 현동지구 매립공사 피해부분을 인정해 어민들에게 37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연륙교 건설 및 수로 차단은 마산만으로 유입되는 해수의 유통차단, 마산만 내외 해수의 교환율 감소, 해수의 체류시간 증가를 야기해 마산만 내 수질을 악화시켰고, 이와 같이 악화된 수질의 해수가 마산만에서 진해만으로 배출되어 결국 진해만과 마산만 모두 수질이 악화됐다."며 "소모도 매립, 방파제 건설 및 현동지구 매립은 공사과정에서 해수면에 토사를 유출시켜 부유사를 증가시키고 공사 후에는 지형 및 수심변화로 인해 해류의 유속과 유동을 바뀌게 하여 해양 생태계 변화를 초래했다."고 판결했다. 해군과 어민 양측 다 항소했고 2심이 진행 중이다.

또 다른 군사기지마을로 남을 것인가
생명평화문화 마을로 만들어 갈 것인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군사기지가 들어선 마을에선 마을의 자치권도 크게 훼손되고 주민들에게 많은 제한이 따른다. 경제적 효과는 없거나 종속되어 버리고, 환경은 오염되어 특히 강정의 경우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것이 예상된다.

이미 조류 변화로 인한 연산호 군락의 죽음과 분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은 기지 건설 공사단계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그 해결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곧 마을 안에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초등학교 앞을 군용차량이 지나가고 군용기가 마을 상공을 비행할 것이다.

또 하나의 군사기지 마을의 예로 남을 것인지 생명평화 문화마을로 나아갈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강정마을을 새로운 평화의 기운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강방수>

전국의 작가들이 진행한 책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마을에는 평화책방과 통물도서관이 생겼다. 이곳들은 전국에서 기증받은 책들로 채워졌고 각종 어린이 프로그램과 문화 행사, 모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주민들이 중심으로 비정기적으로 운영해 온 평화학교도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평화학교에서는 4.3과 해군기지 문제를 다루는 한편 영상 만들기, 카약체험, 비폭력 행동 워크숍, 마을 청소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평화활동들을 전개했다.

강정마을회와 범도민대책위, 전국대책위와 양용찬열사추모회가 함께 주관하는 강정생명평화한마당 운동회는 2012년부터 4년째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도 마음 모은 경품들을 나누고 먹을 것을 나누고 함께 뛰며 마음을 다시 모았다.

10년 만에 강정에서 벼농사가 다시 시작되기도 했다. 강정에 귀촌한 청년 몇 명이 다수의 도움으로 '멀구슬논'이라 이름 붙은 땅에서 강정 쌀을 생산했다.

올해 완공된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는 지속적인 평화교육과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소소하지만 하나하나 의미 있는 활동들이 모여 마을을 지키고 가꾸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더해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국내외 연대와 관심이 활발하게 계속 이어질 때 강정마을은 해군기지에 종속되지도 지배되지도 않은 일강정 옛 마을 그 모습을 오롯하게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 <정리/ 영인>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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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강정 2015-11-18 17:58:20 | 210.***.***.66
그동안 반대하시는 분들이 이야기 했던 것들을 종합했네요...근거 없는 자료들만이 열거되어 있고, 달라진 군 문화라든지, 지역발전에 긍정적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점은 애써 피해가고 있구요...매일 미사를 드린다는 이유로 공사를 방해하고 생명평화를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폭력적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없네요....그리고... 마을 주민들을 부추겨 시위에 참가하게 하고 그래서 범법자가 되게 하고 정작 본인들은 살그머니 현장을 빠져나간 수많은 운동가들의 뒷이야기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