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교복입은 시민으로 보는게 학생인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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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교복입은 시민으로 보는게 학생인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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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제주 학생인권 초청강연
"학생인권조례 확대하고 교권과 조화롭게 발전해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7일 제주교육박물관에서 '학생인권' 강연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어른들은 학생을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고, 인권 이야기도 학교내에서는 예외로 생각하면서 학생인권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해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도록 주도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7일 제주를 찾아 학생들에게 '학생인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지부장 김영민)가 '제86회 학생의 날'을 기념해 마련한 이날 강연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중.고등학교 교사오 학생 등 1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 2009년 5월 경기도교육감에 취임한 직후 학생인권조례 제정계획을 수립하고 1년여의 작업을 거쳐 조례의 초안을 만들었다. 이 조례는 다음해인 2010년 9월 경기도의회에서 의결됐고, 그해 10월5일 공포됐다.

뒤이어 2011년 11월 광주광역시 역시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고, 다음해에는 서울시가, 2013년에는 전라북도가 조례를 공포하는 등 학생인권조례가 확산됐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7일 제주교육박물관에서 '학생인권' 강연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그동안 학생들은 통제의 대상...학교내 인권문제는 외면"

김 전 교육감은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고, 1997년 교육기본법에 학생인권 존중 조항을 명시했다"며 "2007년에는 초중등교육법에 학생인권 보장의무 조항을 신설, 학교의 설립자와 경영자, 학교장은 학생의 인권을 보장토록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통제와 함께 미성년 아동의 보호라는 미명아래 체벌 등 폭력적인 통제가 있어왔다"며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에서 유래를 볼 수 없을만큼 급속성장했지만, 사회문화는 따라가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실에서 물리.언어적 폭력과 사이버 폭력 등 폭력수단이 다양화되면서 인권침해가 늘어났다"며 "국가적인 사회문제가 되고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교육감은 "어른들은 학생을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고, 인권 이야기도 학교내에서는 예외로 생각하면서 학생인권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해왔다"고 진단했다.

◆"학생은 교복입은 시민...이게 학생인권의 시작"

김 전 교육감은 "학생도 교복을 입은 시민"이라며 "이를 전제하지 않으면 학생인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의 교권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학생들의 학습권도 함께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미 법령에서는 학생인권이 존중되고, 학생참여와 발달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실천하는 것은 국회나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며 "이것을 지금당장 실천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내용을 실천하는 정부를 탄생시키는 것도 국민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교육감은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핵심정책으로 △혁신학교와 혁신 교육지구 △무상급식과 보편적 교육복지 △학생인권과 학교 민주주의를 꼽았다.

이어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과 시민권을 지역주민들에게 환기시키고, 인권을 교문 안으로 이끌었다"며 "학교에서의 인권침해를 개선하고, 학교 및 교육행정기관의 역할을 명시했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7일 열린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초청강연.<헤드라인제주>

◆"혁신(진보)교육감이 늘어난 것은 교육혁신을 바라는 국민적 바람"

김 전 교육감은 "2009년 당시 제가 교육감에 당선된 것은 새로운 교육정책을 바란 학부모들의 믿음 덕분"이라며 "우리 학부모들과 국민들은 '새로운 교육'을 바랬고, 그게 진보교육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6.4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13개 광역시도에서 혁신교육감이 당선됐다"며 "이는 국민들의 교육혁신에 대한 염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교육감들의 핵심공약을 살펴보면 △혁신학교와 혁신교육 △학생인권과 학교 민주주의 △대입제도 개선을 담고있다"면서 "앞으로 학생인권 존중을 위한 조례가 확대 제정되고, 학생인권과 교권이 조화롭게 발전해 학교공동체의 인권 상호존중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어울릴 수 있어...인권에 대해 배워야"

김 전 교육감은 "교육감에 당선된 직후 경기교육을 새로 만들고자 시작했다"며 "이를 위한 것 중 중요한 하나를 학생인권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이 상충된다고 주장했지만, 선진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학생인권과 교권은 함께 어울려 갈 수 있는 사안이다. 선진국에는 이를 위한 노하우와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교육감은 학생인권에 대해 "인권을 사람답게 사는 것으로만 보면 안된다"면서 "학생들은 인권에 대해 배우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에서 출발되고 완성된다"면서 "학생들은 인권에 대해 학습하고, 교사와 다른 학생을 존중하며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교육감은 "학생인권과 교권, 가족인권, 사회인권의 동시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청소년이 행복해지고 국민이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학생인권' 강연에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7일 열린 '학생인권' 강연에서 김영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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