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전 입항절차' 무시한 해군 이지스함 입출항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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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전 입항절차' 무시한 해군 이지스함 입출항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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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야기] "엄연한 민군관광미항 ...정부 방침 준수해야"

지난 9월 16일 해군이 갑작스레 이지스함과 구축함 등 3척의 함대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테스트라는 이유로 접안했다. 아직 항만공사가 마무리되거나 준공검사를 마친 상황도 아니었다.

법률적으로 보자면 ‘개항전입항절차’라는 것이 있어서 건설 중인 항구라도 사전에 관할 시•도지사의 허가를 구하면 입출항이 가능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제주도에 사전허가신청은 물론이고 통보조차 없었다. 제주해군기지는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항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허나, 제주해군기지는 엄연히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는 명칭으로 결정된 사업이니 만큼 제주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협의라도 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함정의 원활한 입출항을 점검해보겠다는 취지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9월16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에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첫 입항하자,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강정마을회>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해군함정만 쓰는 항만이 아니다. 크루즈항도 병행하는 항만이다. 국가가 약속한 만큼 15만 톤 크루즈 선박이 2척 동시접안 상태를 가정하고 해군함정의 입출항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경우 제주도지사와 사전협의를 하는 것이 순서다.

해군함정만으로 입출항 테스트를 강행한 해군은 정부가 정한 방침도 준수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것을 다시 입증한 셈이다. 이에 강정마을회와 제주범대위, 전국대책회의는 이날 강한 어조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고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새벽부터 바닷가와 강정포구에서 부당한 이지스함 입항에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해군은 10월 중순까지 보유한 함정들을 이용하여 입출항 테스트를 완료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이지스함 입항 이후 단 한 차례의 소형함정들을 이용한 테스트만 진행하였을 뿐, 별다른 움직임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글/고권일>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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