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대학생들 '촛불집회'..."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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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대학생들 '촛불집회'..."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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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독재미화 반대...4.3희생자 두번 죽이면 안돼"
국정화 반대 대학생연대, 거리시위-서명운동 전개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헤드라인제주>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헤드라인제주>

정부의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국정화 방안에 반대하는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지난주에 이어 24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 국정화 반대의 뜻을 밝혔다.

국제대학교 총학생회, 교육공동체 꿈틀, 인문학동아리 쿰 제주지부, 제주평화나비, 청년하다 제주지부, 비상나래 등으로 구성된 '제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학생 연대'는 24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두번째 촛불집회를 갖고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친일미화.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 '4.3희생자 두번죽이는 국정교과서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국정교과서 방침을 비판했다.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에서 대학생이 발언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에서 한 대학생이 발언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자유발언에 나선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4학년 김광철 학생은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하면서 일부 사람들은 아직 국정화 교과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설레발이냐고 하는 분도 있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들이 국정화 반대에 뜻을 같이하고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주 촛불집회 이후 제주대 정문을 비롯해 거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2300명의 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서명을 국정화 반대에 뜻을 같이하는 대학생 네트워크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씨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극우주의 교과서 처럼 1948년 8월15일을 우리나라의 '건국절'이라고 칭하고, 그 이후의 역사만 우리나라의 역사로 보려는 뜻"이라며 "일제강점기 피흘린 독립운동의 역사는 잊혀질 것이고, 외부의 힘에 의해 분단된 북한의 주민들은 어떻게 될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단군이래 5000년 우리 역사를 제대로운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면서 "정부의 국정교과서는 안된다. 시민여러분과 함께 막아낼 것"이라고 외쳤다.

제주대 건축학전공 조아해 학생도 자유발언에서 "박정희 대통령때 국정화 교과서를 쓰다 이후 검.인정 제도로 바뀌었는데, 이번 정부에서 다시 국정화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쳐다보지 않는 교과서(교학사)를 만들었는데, 단 한곳의 학교도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면서 "그러자 국정화를 통해 선택권을 빼앗고 강요하려 하고 있다. 유신독재로 돌아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는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배웠지만 정부가 만드는 국정교과서로 배우는 동생들은 폭동으로 배울 것"이라며 "제주 4.3사건도 무수한 도민들이 희생된 사건이 아닌 무장반란이라고 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에서 한 고등학생이 발언을 하고있다.<헤드라인제주>

청소년들도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국정화 교과서를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안학교인 보물섬학교에 재학중인 정희수.송채원 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여러 학교를 찾아가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데 일부 어른들이 '학생들이 뭘 안다고 그래'라고 말했다"면서 "청소년도 이 사회의 구성원인데 학업을 이유로 사회와 분리시키고 배제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복을 입지 않는 저희에게 초등학생이냐고 묻기도 하고 무모해 보인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그런 말을 들으면 창피하고 기가 죽기도 했지만, 저희가 죄를 짓는 것도 아니고 저희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이니 당당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희가 하는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은 끝이 났지만, 청소년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역사란 왜곡된 자화자찬이 아니라 그 모든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거듭해가며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유와 반성으로 얻어지는 것이다'라는 영화평론가 허지웅의 역사에 대한 소신발언을 인용하며 발언을 끄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등의 자유발언과 함께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활동사진과 영상을 시청했다.

또 '하나의 내용만 주입시키는 역사교육 반대합니다', '4.3 왜곡, 친일.독재 미화 역사교육 국정화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시민들의 거리 시위와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됐다.<헤드라인제주>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헤드라인제주>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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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J 2015-10-25 01:38:46 | 222.***.***.97
교학사 교과서가 나왔을 때 일어났던 좀 지나친 반응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역사교육에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바로 잡는 방법으로 제시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도 그 만큼 문제가 있어 보이거든요. 정권 바뀌면 또 어쩐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