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서울전자음악단.로다운30 등 인디 총출동
한 장의 '불금' 티켓이 제주에 새로운 '밤 문화' 바람을 일으켜 주목된다.
금요일이었던 10일 저녁. 제주시청 일대 5개 클럽에서는 총 20여 아티스트의 공연이 동시에 펼쳐졌다. 겟컴퍼니(대표 박은석)가 주최한 '시티 비트(City Beat)'가 열렸기 때문.
'시티 비트'는 한마디로 제주판 '라이브 클럽데이'다. 티켓 한 장만 사면 서울 홍익대 인근 주요 라이브 클럽의 공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방식의 '라이브 클럽데이'가 제주에서도 열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번 '시티 비트'는 제주시청 인근에 소재한 겟 스페이스, 클럽 인디, 팩토리, 올드 레코드, 제인스 그루브에서 진행됐다. 모두 도보 3분 거리로 밀집해 있어 관객들이 '선택관람'을 하기에 매우 용이했다.
라인업 또한 탄탄했다. 수도권에 비해 공연 관람기회가 제한돼 있는 제주 관객들의 욕구를 반영하듯 록에서부터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총망라됐다.
대한민국 인디 음악계의 상징적 존재인 크라잉넛을 필두로 서울전자음악단, 로다운30, 타카피, 파블로프, 크랜필드, 페이션츠, 회기동단편선, 김일두, 히든 플라스틱 등이 한 자리에 모였고, 제주 로컬 뮤지션인 묘한, 채동원, 투엔, DJ 도깨비, DJ 이블사운드, 해외 뮤지션인 루스 미니킨, 돌피쉬, 제시 고메즈, DJ 조지 제이콥스 등까지 다채로웠다.
이들 뮤지션의 라이브를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단 한 장의 티켓으로 즐기는 데 필요한 가격은 단돈 3만원.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청춘들에게는 소위 '꿀'이었다.
그렇다고 젊은남녀들만 있던 것도 아니었다. 아빠 목마를 탄 어린 아이들부터, 펜스를 잡고 온 몸을 흔들던 고등학생들에 외국인, 중장년들까지 다양했다. 괜한 민망함에 움츠러드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직장인 이 모씨(26)는 "서울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공연을 제주에서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이색적이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시티 비트'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지은 씨(23)도 "제주에서는 정말 실험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렇게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클럽에 모여 공연을 즐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이번 '시티 비트'를 계기로 제주의 공연문화가 보다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시티비트'를 기획한 박은석 대표는 "이번 시티비트를 통해 제주지역의 공연문화 활성화와 그것을 통한 로컬 음악씬의 성장이 촉진되길 바란다"며, "제주의 새로운 '밤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시티 비트'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